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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119조 지원’ 의미와 과제
연락병 2003-12-04 00:22:11 | 조회: 11228
농업과 농촌에 대한 119조원 장기 투융자 지원 계획이 발표됐다. 10년 동안 집행될 이 자금은 우선 2008년까지 51조원을 정부예산과 기금으로 조달해 농업구조조정 및 체질강화에 36.5%, 직접지불 등 농가소득 및 경영안정에 25.6%, 농업생산기반 정비에 15.8%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 후 2013년까지 사용될 나머지 68조원에 대한 자금조성과 투융자계획은 추후 확정한다는 내용이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농업생산구조가 대규모화·전문화돼 농업의 국제경쟁력이 향상되고, 농업 총생산 가운데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33%에서 25%까지 낮아져 단일품목에 의존하는 취약한 농업생산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직접지불 예산이 대폭 확대됨은 물론 농외소득 비중이 67%로 늘어나 농가의 소득구조가 선진국형으로 개선되고, 농가 1인당 소득도 도시수준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교육·연금·의료 등 농촌복지 증진과 사회안전망이 확대돼 농촌은 쾌적하고 살기 좋은 지역공동체로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정부안은 세부계획까지 제시된 것은 아니지만, 산업으로서 농업의 경쟁력 향상뿐 아니라 농업과 농촌의 문제를 국토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데서 옳은 방향으로 평가된다. 또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으로 농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이 예상되고 있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비준과 쌀 재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환영할 만하다.


그럼에도 다른 한편으로 우려 또한 갖게 되는 이유는 우루과이라운드(UR) 이후 60조원 이상의 국가 재정이 투입됐음에도 도·농간의 소득격차는 더욱 확대됐고 농가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현실 때문이다. 지난날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반성하고 따질 것은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먼저 농업과 농촌의 선진화를 위한 명확한 목표와 비전은 제시됐는지와 지원자금은 충분한가이다. 일각에서는 119조원의 외형적 규모에 대해 놀라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투융자 규모는 계획기간 중 연평균 7.8% 증가한 것으로 국가 전체재정 증가율 3%를 상회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액수는 노무현 대통령이 공약한 농업예산의 10% 확보에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2009년 이후의 자금조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 정부의 재정자금만으로는 우리의 농업·농촌을 선진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국가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큰 틀 속에서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위한 투자라면 시장원리에 의한 민간자본의 유입을 허용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합리적인 자원 배분과 투자의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공정하고 엄밀한 심사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나아가 철저한 사후관리와 이를 위한 체계적인 평가시스템도 갖춰져야 한다. 주기적으로 사업실적을 평가하고 목표에 미달할 경우 중도에 탈락시킬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 또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총괄 조정할 전담기구를 설치, 지자체와 연계된 체계적인 집행 및 평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지속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실천계획과 방향, 그리고 자금조달 방법 등을 명문화·제도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경쟁력 있는 농업과 살기 좋은 농촌이 있을 때 비로소 선진국 진입이 가능해진다. 농업과 농촌의 문제는 농업인에게 국한된 게 아니라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대통령이 선진 농업·농촌을 위해 국민과 약속한 사항이 성공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 용 기 〈영남대 자연자원대학 교수〉


농민신문 yklee@yu.ac.kr
2003-12-04 00: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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