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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환 칼럼-국산포도주 성장잠재력 크다
지리산숨결 2004-01-10 16:21:11 | 조회: 10592
필자는 1998년 한국은행 총재 취임 후 서울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자연스러운 자리에서 골프나 포도주 이야기가 나오면 대화에 끼지 못한 것이다.


골프가 좋은 운동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여건상 아직까지 접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이는 이런 필자를 ‘기인(奇人)’이라고 혹평했지만 그때마다 필자는 껄껄 웃으며 기호 차이라고 답하곤 했다.


그러나 술에 관한 한 자랑일 수는 없으나 필자도 즐기는 편이다. 젊었을 때는 소주 3~4병은 거뜬히 마셨다. 뜻이 통하는 친구와 전통주를 곁들이면서 밤을 새운 적도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포도주는 접할 기회가 없었으니 포도품종이나 산지, 제조연도, 양조자에 따른 맛의 차이를 알 리가 없었다. 과실주라면 매실에 소주를 부은 매실주가 전부였다.


우리나라의 포도주 생산역사는 길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조선왕조 말 개항과 함께 서양문물이 유입되면서 포도주가 들어왔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포도주가 우리나라에서 대중성을 갖기에는 양조역사가 너무도 짧다.


그러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교역이 확대되면서 술 수입도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경기가 나빴던 지난해만 맥주·위스키·포도주 등의 수입이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1991~2003년 연평균 술 수입 증가율을 보면 맥주는 금액 기준 38.1%(양 기준 39.4%), 위스키는 15.0%(10%) 그리고 포도주는 17.9%(20.5%)나 된다. 지난해의 경우 포도주만도 금액으로는 3,000만달러, 양으로는 770만ℓ가 수입됐다. 더구나 1998년 이후에는 연평균 포도주 수입증가율이 20%를 넘고 있다.


반면 우루과이라운드(UR)와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 개방파고에 휩쓸려 우리농업은 생명과학과 첨단영농기술에 따른 생산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지금은 주곡인 쌀조차도 생존을 걱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포도는 포도주용으로 잘만 활용하면 성장가능성이 높은 작목이다. 서양 포도주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품종이나 재배기술, 양조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생산비만 낮춘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의 포도 재배방법과 양조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린영농조합의 〈그랑꼬또 로제와인〉, 와인코리아의 〈샤토마니〉에 이어 〈보졸레누보〉에 대응하는 〈샤토마니누보〉, 금화양조의 〈산머루와인〉, 지리산두레마을의 〈지리산 머루와인〉, 가막산의 〈오데온〉 등 국산 포도주가 속속 시판되고 있다. 물론 아직은 고급 서양 포도주에는 미치지 못하나 곧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입 포도주 시장규모만도 400억원에 육박하고 전체 과실주 시장규모는 1,000억원대에 이른다니 국산 포도주의 성장 여건은 매우 밝다. 따라서 많은 포도농가가 전업농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양 포도주에 길들여진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품질개발은 물론 시음행사 등 탁월한 홍보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 가능성 있는 작목에 관심을 가지고 가공기술·마케팅 등의 분야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자. 포도농가와 양조업자들의 분투에 농산물 가공산업의 희망을 걸어본다.





충남대 명예교수 〈전 한국은행 총재〉chchon2003@yahoo.co.kr
2004-01-10 16: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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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
  • 산중(방호정) 2004-01-13 12:28:13

    스스로 개발함이란 정말 좋은것입니다.
    그리고 경쟁력을 가추면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의 경쟁력은 스스로 길러야 한다고 봅니다.
    포도를 하시는분은 포도주를 개발하시구요.
    또다른 농사를 하시는 분들은 그쪽에서 최고의 개발품을 만드시면 됩니다.
    그게 바로 경쟁력이 아닐까요.
    우리스스로 개발하여 경쟁력을 키워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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