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우리나라와 칠레간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앞서 ‘선대책 마련 후비준’ 원칙에 따라 농업분야 지원대책을 수립했다. 지원대책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자유무역협정 특별법 제정과 함께 1조2,000억원 규모의 특별기금을 설치했다. 정부는 칠레와 합의한 양허안을 기준으로 대책을 마련하되 관세의 단계적 감축으로 시설포도·참다래(키위)·복숭아 등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받게 되는 과수분야를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과 종합적인 농업분야 지원대책을 알아본다.

*포도·참다래·복숭아대책

정부는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향후 10년간 과수분야 예상 피해액은 개방이 되지 않는 사과와 배를 제외한 신선과실 3,662억원, 가공제품 2,198억원 등 모두 5,86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포도·참다래·복숭아는 직접피해권에 들어있는 품목이다. 이중 노지포도가 생산되지 않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관세를 10년 동안 점진적으로 감축(계절관세)하는 포도의 경우 칠레산과 유통시기가 경합되는 시설포도의 10년간 피해액이 2,28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년 내 관세 철폐 품목인 참다래와 복숭아는 10년간 피해액이 각각 347억원, 273억원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이들 직접 피해 품목의 경쟁가능 농가에 대해서는 다른 과수 품목과 마찬가지로 규모화, 고품질 차별화 등 경쟁력 강화에 최우선 지원하되 경쟁력이 낮아 폐업을 희망하는 농가에 폐업보상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이들 품목에 대해서는 칠레산 과일 수입이 급증해 국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개방화 적응 소득보전직불제를 도입, 경영을 안정시켜 나갈 방침이다.

폐원보상금 지원은 오는 2008년까지 5년간 실시하며 지원방식은 더 이상 과수농사를 하지 않고 다른 작목으로 전환하는 폐원과 전업농에게 과수원을 파는 매매 등 2가지이다. 폐원할 때는 3년간 순소득을, 매매때는 1년간 순소득을 보상금으로 지급받게 된다.

소득보전직불제 도입으로 이들 3개 품목의 칠레산 수입이 급증해 국산 가격이 평년가격의 80% 이하로 떨어질 경우 가격차의 80%까지 소득보전직불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농가당 지원상한은 3,000만원.

*과수분야 지원책

정부는 올해부터 7년간 1조2,000억원의 특별기금과 지방비 3,608억원 등 모두 1조5,608억원을 과수산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지원은 ▲개별 경영체의 경쟁력강화 ▲생산자조직의 개방대응력 제고 ▲개방피해 최소화를 위한 경영안정 및 폐업지원 등 3가지 분야로 이뤄진다.

▲경쟁력강화=포도 비가림시설, 복숭아·자두·단감 관수시설, 참다래 방풍시설, 키낮은 사과원, 배 지주시설, 감귤하우스 등 전업농가를 대상으로 고품질 생산시설 현대화 지원사업을 실시하며 총사업비는 7,625억원.

사과·배 등 모든 과수품목을 대상으로 과원규모 확대를 원하는 농가에 대해 농지 매매, 임대차를 통한 규모화 사업을 추진한다. 매매사업의 경우 평당 4만원을 기준으로 융자지원되며 지원상한 면적은 5㏊까지이다. 매매 지원조건은 연리 3%에 연령에 따라 10~30년 상환이다.

임대차는 무이자이며 5~10년 원금 균분상환방식이다. 지원단가는 매매가 1㏊당 1억500만원, 임대차는 1㏊당 2,000만원이다.

2008년까지 30㏊ 이상 집단화된 과수 전문 생산 및 수출단지를 중심으로 용수공급, 배수로 및 경작로 확충 등 과수생산기반 정비사업을 추진한다.

시·군, 주산지 농협, 영농조합법인 등을 대상으로 대형 고가인 과수용 농기계 임대사업을 실시, 농가들의 농기계 구입부담을 덜어주고 생산비를 절감시켜나갈 계획이다.

임대사업 대상은 잔가지 파쇄기·제초기·과수인공교배기·트랙터·퇴비살포기·스피드 스프레이어 등 구입가격이 300만원 이상인 농기계이다.

▲생산자 조직 대응력 제고=고품질의 대량으로 공급하는 거점 산지유통시설을 대폭 확충하되 전산처리시설, 비파괴 당도선별기, 형상선별기, 예랭시설 등 수확후 고품질 일괄처리시설 설치를 집중 지원한다. 품질 보증묘가 생산·유통될 수 있도록 품질 보증 묘목을 생산하는 전문조합 및 영농법인에 묘목 생산·검증·공급 체계 구축에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국산 과실을 이용해 주류·음료 등 가공품을 생산하는 농업인 및 일반업체의 현대화시설 설치자금을 지원하되, 개소당 지원단가는 5억원. 농림부가 지정한 우수 과채류를 학교급식으로 제공할 경우 구입비 일부를 지원하고 국산 과실 소비촉진, 수출확대를 위한 조사 연구 홍보사업을 추진한다.

▲경영안정 및 폐업지원=2008년까지 시설포도·참다래·복숭아와 같은 직접 피해품목은 물론 간접 피해 과수품목에 대해 재배농가가 경쟁력이 낮아 폐업을 원할 경우 폐업보상금을 지급한다.

과수 대신 다른 작목 등으로 전환하는 폐원이나 전업농에 과수원을 파는 매매를 희망할 경우 보상금이 지급되며 폐원은 3년간 순소득, 매매는 1년간 순소득 기준이다. 생산자 조직이 수입산 과실에 공동 대응하고 유통환경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품목별 전국 대표조직에 자조금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사과·배·포도·복숭아·단감·감귤의 농작물 재해보험 대상 지역으로 전국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모든 재해를 보험금 지급대상에 포함한다. 품목전문조직의 유통활성화를 위한 저리자금을 지원한다.

〈김태룡〉

trkim@nongmin.com

*칠레 어떤 나라인가

지구상에서 우리나라의 정반대에 위치한 나라,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을 따라 남북간 거리가 4,200㎞로 세계에서 가장 긴 대륙의 나라 칠레. 칠레는 고온 건조한 지중해성 기후가 넓은 지역에 분포돼 있어 과실농사의 천혜적인 기후적·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과수 재배면적은 1990년 17만㏊에서 2001년 22만㏊, 2003년 30만㏊로 크게 늘고 있으며 생산량은 단위당 수확량 증대로 90년 223만t에서 2001년 356만t, 2003년 419만7,000t으로 급증했다. 과일별 재배면적은 포도(2003년 16만8,000㏊)가 가장 많고 사과·배·자두·복숭아 순이지만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모든 과수품목이 재배되고 있다. 농업구조는 수천㏊에 달하는 대규모 직영농장을 보유한 다국적기업과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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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04-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