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검은콩·검은깨 우유 등 유제품에서 시작된 ‘검은색 열풍’에 이어 올해는 녹차·클로렐라·시금치·알로에·솔잎 등 녹색을 띠는 원료를 이용한 우유·라면·빙과류 등 ‘녹색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 원료는 대부분 식물성으로 최근 ‘잘 먹고 잘 살자’는 이른바 ‘웰빙 열풍’과 맞물려 각광받고 있으며, 이를 첨가한 가공식품들도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녹색 바람’은 유업체들이 지난해 ‘검은콩 우유’와 ‘과즙 우유’ 등 가공우유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던 점을 감안해 올해는 녹차를 넣은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불기 시작했다. 롯데햄우유와 남양유업은 각각 녹차를 이용한 우유제품인 〈녹차가 들어 있는 우유〉와 〈티오레〉를 내놨으며, 최근 한국야쿠르트는 두유에 녹차분말을 넣은 〈녹차두유〉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식물성 플랑크톤인 클로렐라를 넣은 비락의 〈녹색우유 클로렐라〉와 해태유업의 솔싹추출물을 이용한 발효유 〈솔요구르트〉, 알로에를 첨가한 매일유업의 〈알로에 바이오거트〉도 눈길을 끌고 있다.
가공식품업체들도 건강지향적인 소재를 이용, 제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라면·죽·밀가루·빙과류 등에 녹차·클로렐라·시금치 등의 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CJ는 녹차를 넣은 〈오차즈케죽〉과 함께 시금치·녹차 등을 넣어 녹색을 띠는 밀가루와 국수도 선보이고 있다. 또 클로렐라를 사용한 한국야쿠르트의 〈순면 클로렐라〉를 비롯해 해태제과의 〈산녹차아이스크림〉, 시금치를 넣은 서울우유의 〈푸르네 치즈〉, 키위를 이용한 대상의 〈키즈 마요네즈〉 등 다양한 ‘녹색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위은숙 CJ 햇반브랜드매니저는 “소비자들이 건강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점을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업체마다 여러 가지 원료나 첨가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특히 기존에 많이 사용됐던 녹차·클로렐라 등이 좋은 건강 소재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호 한국식품개발연구원 식품첨가물연구팀 박사는 “녹차·시금치·솔잎 등의 식물성 소재는 몸에 유용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데다 가공방법도 쉬워 식품원료로 많이 쓰인다”며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어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