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학교까지 빼먹으며 나서는 길. 분명 교실에서 보단 더 나은 무언가를 경험하고, 느끼겠지. 참 이기적이지요. 우선은 이리 주산 튕기 듯 재며 출발했습니다. 가자고 말 나온 뒤....주말마다 비와 눈이 지리산 길을 막더군요. 그래서 전설처럼 들려오는 설탕 딸기맛은 못 보고 마는구나 싶었는데..... 소세마리님.....수박일 미뤄가며 청해주신 딸기 종무식초대. 감사드려요. 좋은 경험이였습니다.
받아 든 빨간 대야 옆에 끼고 따닥...하나는 입으로 따닥...하나는 바구니로... 딸기 따는 소리가 그리 예쁘고 경쾌한 줄 첨 알았습니다.
정말로 저희가 딴 딸기.....저희가 다 들고 온 격이 되어 버리게 세바구니나 실어 주시는 딸기. 먹다 남은 딸기는 냉동했다....여름 내 갈아먹고...샤벳해 먹고....싶었지만. 꼭 이웃과 나눠 먹으라는 산내음님 말씀에 혼자 먹느니 이웃에 홍보도 할 겸 한 소쿠리만 남기고 시댁에, 경비 아저씨께, 그리고 이웃 네집과 함께 맛 봤습니다. 근데 정말 아까웠어요...혼자 다~먹고픈 맘이 굴뚝 같았어요.ㅡ.ㅡ
그리고 너무 맛있다는 인사..... 소세마리님 대신 그 인사 제가 받았습니다. ^^ 자연 농법으로 재배하면 벌레 먹고, 못난이 과일 일꺼란 편견을 이제 버려야겠어요. 이리 참하고 ,맛난 과실이 열릴 수있다는 걸....소세마리님 하우스에서 직접 봤으니까요.
그날 생명 평화의 밤 모임에서 쓸 딸기와 집으로 가져 갈 딸기를 싣고 학교로 돌아오니 차둘 곳이 없을 만큼 손님들이 많이 오셨더군요. 이리 관심과 성원이 대단하니 도법, 수경스님과 이원규 시인님 가시는 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지실 듯 싶어 저희 역시 마음이 좋더군요.
어찌 하다보니 저희 일행이 수랏간(?)을 접수하게 되어 지리산 생명 평화의 밤 행사엔 참석을 못했지요. 사실은 자유님과 빨간펜님, 그리고 몇 분들이 상추 담고..고추 담고..두부 썰고...나르고... 너무 바쁘신 것 같아 강당으로 저희만 쏙 들어 가기가 민망했답니다. 좋은 말씀과 아름다운 시와 노래를 함께 하지 못해 아쉽긴 했지만 수랏간에서의 정담 역시 너무 재밌고, 정겨워서......깊어 가는 밤이 짧기만 했습니다.
손님들 대충 돌아가시고 모닥불가에 앉아 고구마 구워 먹으며 올려다 본 하늘은 별이 쏟아질 듯 하고, 밤 깊은 줄 모르고 긴 작대기 하나씩 구해 들고, 간간히 걸린 등불 사이로 학교를 탐험하 듯 돌아 다니는 아이들. 그리고 노래와 오가는 정겨운 인사말들......진정 아름다운~~밤이였어요.^^
외람 되지만 정말 오랜만에 몸 쓰는 일을 한지라 허리 토닥이며 든 잠자리. 안주인의 배려가 느껴지는 정갈한 이부자리에서 정말 숙면 하였구요. 반가운 이장님 아침 방송 듣고 향기로운 쑥국, 산나물과 오랫만에 땅에 묻은 김치로 맛난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침식사 후 먼길 나서시는 탁발 순례단 여러분을 배웅하고..... 함께 걷고도 싶었으나 도시 촌것들이 체력 분배를 제대로 못하고, 전날 하우스와 수랏간에서 오바 한지라 다들 몸이 삐그덕 거리는 후유증과 다시 올라 갈 길이 막막하여....란 핑계로 함께하지 못해 많이 죄송스러웠습니다.
전날 제대로 씻지 못한 터라 슬쩍 샤워라도 해야겠기에 향기님의 조언대로 화개온천에 몸을 담그니 으~~ 좋다란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곳 저곳을 둘러 보니 섬진강 따라 늘어 선 막 꽃을 피울 듯이 물 오른 벚나무와 간간히 보이는 이미 만개한 매화꽃들, 푸른 대나무 숲, 그리고 들판에 파릇이 싹 트기 시작한 보리들.
김용택 시인님 말씀대로 산천이 아름다운혁명 중인가 봅니다. 아름다운 곳으로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지금부터 개인적인 인사 나갑니다.^^
소세마리님과 여물주는이님....... 두분 인상이 너무 좋으셔서 딸기도 자식처럼 주인 닮나? 했습니다. 도와 드린다고 하긴 했지만 폐만 끼친 건 아닌지.....
신선님. 많이 도와 드리지도 못하고 진짜 딸기만 따가지고 왔네요. 냉해 입었다고 하는 딸기도 체리 같이 동글하니 맛있었어요.
자유님과 빨간펜님. 함께 해서 즐거웠어요. 참 맑게 사시는 거 같아 좋아보였습니다. 특히 자유님의 부지런함과 가벼운 몸 놀림에 감탄...감탄...^^ 빨간펜님~ 담엔 체력을 더 길러서 날밤팀에 합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산중님부부도 만나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트럭에 아이들 한차 싣고 시끄러우셨지요 ^^
제가 용량이 딸려서 닉을 기억 못하는 트라제 운전해주신 총각님과 보조석에 앉으셨던 님. 음악도 좋고, 운전 솜씨도 짱이셨고, 사고날 뻔한 어르신께 험한 소리 안하구 걱정의 말부터 건네시는 두분 보구 감동먹었어요.
박남준 시인님. 수랏간에서 하신 고추학 강의....정말 인상적이였습니다.^^ 그리고 모닥불가에서 하신 주옥과 같은 유머도요,
금진 이장님의 고추와 쌈마을님의 상추....환상이였어요. 저희가 고추..고추...를 외치는 바람에 이장님 얼굴 빨개져서 도망가시고.....이 역시 즐거운 추억이 되겠지요.
참다래님. 나중에 참다래님 나이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꼭~~가르쳐주세요...꼬기요~~
산내음님. 딸기 챙겨 주시고, 껌 씹는다...혼내 주시고....아이들 트럭에서 내려 오라 호통쳐 주시고.... 여러 가지로 감사드려요~~카리스마 짱이셨어요.^^ 소세마리님 수박농사 늦어져 큰일 났다고 내일 처럼 걱정하시는 맘...... 보기 좋았구 저희 때문인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하구 그랬어요. 빨리 좋은 소식(^^) 들리길 바래요.
먼발치에서만 뵌 평화은어님. 개량한복 입으신 모습...참 고우셨어요. 변변히 인사 나누진 못했지만 다음에 기회가 있겠지요.
함께 간 우리팀은 생략합니다만..... 너무나도 사이가 돈독해 보여 부에노스와 아이레스라는 닉이 너무도 잘 어울리셨던 두분.^^ 늦게라도 잘 오셨어요. 덕분에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향기님과 숨결님. 큰행사 치뤄 내시느라 애쓰셨어요. 서울에서 그리고 청주에서 내려간 문화적(...이고픈)백수들이 맘에 드셨는지요? 아직은 도움이 되고파도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알수도...능력도 안되지만. 어려운 이길로 들어선 농부님들의 맘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언젠간 그분들이 이끄시는 그길로 가다보면 평화롭고, 건강한 자연을 만나게 되겠지요.
이외에도 만나뵜 던 많은 분들 다 반갑고,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기억나는 분만 적은 결례를 용서 해 주시와요. 생명 평화의 밤 행사 후 가져간 책에 김용택 시인님이 이런 싸인을 해주셨습니다.
앵두님!!!!
정말 뭐라 고마움을 전해야할지 ....
소화기를 쳐다 볼때마다 기억하겠습니다.
오시면 또 오시면 또또또 오시면 대우가 바뀝니다.
기대하셔도 좋으시구요...
ㅎㅎㅎ
집토끼님 만나서 기쁘고 반갑고 좋았습니다.
또 이렇게 장문의 글을 시키지 아니하였는데도 불구 하고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마도 앵두님의 압력이 들어 간듯 하나 뭬가 문제겠습니까!
고맙습니다.
이곳에서 자주 뵙고 두터운 정을 쌓아 보시지 아니 하시겠는지요,
오~~ 호호호 이렇게 신이 날수가 우하하하~~~
집토끼2004-03-15 17:24:58
향기님...앵두님의 압력은 아니였구요.
이곳에 글 올리는 것도 참 좋은 일이라고...
그런 것도 필요하시단 향기님 말씀이 압력이 된거지요.
힘 없는 백수 토끼.
자농에 가입은 했지만 별로 도울 만한 일이 없어 보였는데
글쓰기도 좋은일, 필요한 일이란 말에 혹해서리....
후기란 걸 쓰긴 했는데 쓰고 보니 구구절절 길기만 해서
과연 이게 향기님이 말한
좋은 일인지?
필요한 일을 한 건지??....심히 의심스럽구요.
압력은 제가 앵두 언냐한테 넣고 있는 중입니다.
재미난 버젼으로 후기 올려서 수습 좀 해보라고......^^
산내음2004-03-15 19:55:26
집토끼님 잘독착하셌군요. 그먼서울에서 철리길얼다않고와주신 앵두파님들
제대로 대접도 잘해드리지 못하고 다른일때문에 모딱불에 둘려앉아 정겨운 이야기도 하지못하고 아무튼 이번에는 너무나 죄송스럽습니다.
그라고 앵두파님들에게 좋은 추억거리를 만드어주신 소세마리님
여물주는이님 지가요 항상 존경한다요 집토기님 우리네 자연농업을 알리시려고 그맜있는 딸기를 이웃들과 나누어드셌다니 다음기회에는 집토끼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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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향기2004-03-15 22:07:23
집토끼님!
그러셨군요. 딱입니다.
앵두님게 압력을 주신일도 아주아주 잘 하신 이로 사료됩니다.
이런 일이 자주일어 나도록 서로 압력을 주시는 습관을 기르시죠!
우~~와 살판이 납니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