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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봄바람.
집토끼 2004-03-15 16:06:23 | 조회: 10538
아이의 학교까지 빼먹으며 나서는 길.
분명 교실에서 보단 더 나은 무언가를 경험하고, 느끼겠지.
참 이기적이지요.
우선은 이리 주산 튕기 듯 재며 출발했습니다.
가자고 말 나온 뒤....주말마다 비와 눈이 지리산 길을 막더군요.
그래서 전설처럼 들려오는 설탕 딸기맛은 못 보고 마는구나 싶었는데.....
소세마리님.....수박일 미뤄가며 청해주신 딸기 종무식초대.
감사드려요. 좋은 경험이였습니다.

받아 든 빨간 대야 옆에 끼고
따닥...하나는 입으로
따닥...하나는 바구니로...
딸기 따는 소리가 그리 예쁘고 경쾌한 줄 첨 알았습니다.

정말로 저희가 딴 딸기.....저희가 다 들고 온 격이 되어 버리게
세바구니나 실어 주시는 딸기.
먹다 남은 딸기는 냉동했다....여름 내 갈아먹고...샤벳해 먹고....싶었지만.
꼭 이웃과 나눠 먹으라는 산내음님 말씀에
혼자 먹느니 이웃에 홍보도 할 겸 한 소쿠리만 남기고
시댁에, 경비 아저씨께, 그리고 이웃 네집과 함께 맛 봤습니다.
근데 정말 아까웠어요...혼자 다~먹고픈 맘이 굴뚝 같았어요.ㅡ.ㅡ

그리고 너무 맛있다는 인사.....
소세마리님 대신 그 인사 제가 받았습니다. ^^
자연 농법으로 재배하면
벌레 먹고, 못난이 과일 일꺼란 편견을 이제 버려야겠어요.
이리 참하고 ,맛난 과실이 열릴 수있다는 걸....소세마리님 하우스에서 직접 봤으니까요.

그날 생명 평화의 밤 모임에서 쓸 딸기와 집으로 가져 갈 딸기를 싣고
학교로 돌아오니
차둘 곳이 없을 만큼 손님들이 많이 오셨더군요.
이리 관심과 성원이 대단하니
도법, 수경스님과 이원규 시인님 가시는 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지실 듯 싶어
저희 역시 마음이 좋더군요.

어찌 하다보니
저희 일행이 수랏간(?)을 접수하게 되어
지리산 생명 평화의 밤 행사엔 참석을 못했지요.
사실은 자유님과 빨간펜님, 그리고 몇 분들이 상추 담고..고추 담고..두부 썰고...나르고...
너무 바쁘신 것 같아 강당으로 저희만 쏙 들어 가기가 민망했답니다.
좋은 말씀과 아름다운 시와 노래를 함께 하지 못해 아쉽긴 했지만
수랏간에서의 정담 역시 너무 재밌고, 정겨워서......깊어 가는 밤이 짧기만 했습니다.

손님들 대충 돌아가시고
모닥불가에 앉아 고구마 구워 먹으며 올려다 본 하늘은 별이 쏟아질 듯 하고,
밤 깊은 줄 모르고 긴 작대기 하나씩 구해 들고,
간간히 걸린 등불 사이로 학교를 탐험하 듯 돌아 다니는 아이들.
그리고 노래와 오가는 정겨운 인사말들......진정 아름다운~~밤이였어요.^^

외람 되지만 정말 오랜만에 몸 쓰는 일을 한지라
허리 토닥이며 든 잠자리.
안주인의 배려가 느껴지는 정갈한 이부자리에서 정말 숙면 하였구요.
반가운 이장님 아침 방송 듣고
향기로운 쑥국, 산나물과 오랫만에 땅에 묻은 김치로 맛난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침식사 후 먼길 나서시는 탁발 순례단 여러분을 배웅하고.....
함께 걷고도 싶었으나
도시 촌것들이 체력 분배를 제대로 못하고, 전날 하우스와 수랏간에서 오바 한지라
다들 몸이 삐그덕 거리는 후유증과 다시 올라 갈 길이 막막하여....란 핑계로
함께하지 못해 많이 죄송스러웠습니다.

전날 제대로 씻지 못한 터라 슬쩍 샤워라도 해야겠기에
향기님의 조언대로 화개온천에 몸을 담그니 으~~ 좋다란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곳 저곳을 둘러 보니
섬진강 따라 늘어 선 막 꽃을 피울 듯이 물 오른 벚나무와
간간히 보이는 이미 만개한 매화꽃들,
푸른 대나무 숲,
그리고 들판에 파릇이 싹 트기 시작한 보리들.

김용택 시인님 말씀대로
산천이 아름다운혁명 중인가 봅니다.
아름다운 곳으로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지금부터 개인적인 인사 나갑니다.^^

소세마리님과 여물주는이님.......
두분 인상이 너무 좋으셔서 딸기도 자식처럼 주인 닮나? 했습니다.
도와 드린다고 하긴 했지만 폐만 끼친 건 아닌지.....

신선님.
많이 도와 드리지도 못하고 진짜 딸기만 따가지고 왔네요.
냉해 입었다고 하는 딸기도 체리 같이 동글하니 맛있었어요.

자유님과 빨간펜님.
함께 해서 즐거웠어요. 참 맑게 사시는 거 같아 좋아보였습니다.
특히 자유님의 부지런함과 가벼운 몸 놀림에 감탄...감탄...^^
빨간펜님~ 담엔 체력을 더 길러서 날밤팀에 합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산중님부부도 만나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트럭에 아이들 한차 싣고 시끄러우셨지요 ^^

제가 용량이 딸려서 닉을 기억 못하는 트라제 운전해주신 총각님과 보조석에 앉으셨던 님.
음악도 좋고, 운전 솜씨도 짱이셨고,
사고날 뻔한 어르신께 험한 소리 안하구 걱정의 말부터 건네시는 두분 보구 감동먹었어요.

박남준 시인님.
수랏간에서 하신 고추학 강의....정말 인상적이였습니다.^^
그리고 모닥불가에서 하신 주옥과 같은 유머도요,

금진 이장님의 고추와 쌈마을님의 상추....환상이였어요.
저희가 고추..고추...를 외치는 바람에
이장님 얼굴 빨개져서 도망가시고.....이 역시 즐거운 추억이 되겠지요.

참다래님.
나중에 참다래님 나이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꼭~~가르쳐주세요...꼬기요~~

산내음님.
딸기 챙겨 주시고, 껌 씹는다...혼내 주시고....아이들 트럭에서 내려 오라 호통쳐 주시고....
여러 가지로 감사드려요~~카리스마 짱이셨어요.^^
소세마리님 수박농사 늦어져 큰일 났다고 내일 처럼 걱정하시는 맘......
보기 좋았구 저희 때문인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하구 그랬어요.
빨리 좋은 소식(^^) 들리길 바래요.

먼발치에서만 뵌 평화은어님.
개량한복 입으신 모습...참 고우셨어요.
변변히 인사 나누진 못했지만 다음에 기회가 있겠지요.

함께 간 우리팀은 생략합니다만.....
너무나도 사이가 돈독해 보여
부에노스와 아이레스라는 닉이 너무도 잘 어울리셨던 두분.^^
늦게라도 잘 오셨어요.
덕분에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향기님과 숨결님.
큰행사 치뤄 내시느라 애쓰셨어요.
서울에서 그리고 청주에서 내려간 문화적(...이고픈)백수들이 맘에 드셨는지요?
아직은 도움이 되고파도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알수도...능력도 안되지만.
어려운 이길로 들어선 농부님들의 맘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언젠간 그분들이 이끄시는 그길로 가다보면 평화롭고, 건강한 자연을 만나게 되겠지요.

이외에도 만나뵜 던 많은 분들 다 반갑고,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기억나는 분만 적은 결례를 용서 해 주시와요.
생명 평화의 밤 행사 후 가져간 책에 김용택 시인님이 이런 싸인을 해주셨습니다.

매화 꽃 환한
그늘 아래
바람처럼
놀고 싶어라.

아무래도 쉬 잦아질 바람 같지가 않군요.^^
2004-03-15 1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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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7
  • 소세마리 2004-03-17 21:52:03

    집토끼님 다음번에도 꼭 참석을해....  

    • 참다래 2004-03-16 22:04:28

      집토끼님 아침에 잘가시라는 인사도 못드리고 ....
      서울분 모두에게 죄송요.
      요즘 일이 좀 밀려서요.
      하지만 다음 하동 오실때는 고성으로 함 초청하겠습니다.
      쌈마을님 축하 합니다.
       

      • 집토끼 2004-03-16 12:09:31

        우와~~제주오렌지님
        이런 선물을 주신다고 덥썩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행운상...고맙게 받겠습니다.

        산내음님
        복사해서 저장해뒀습니다.
        선택권 0순위.....앗싸~!!

        쌈마을님
        그날 정말 쌈 맛있게 먹었어요.....맨입에 아작..아작...진짜 토끼처럼요.
        집안 경사도 축하드려요.
         

        • 들꽃향기 2004-03-16 08:51:05

          쌈마을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넘 부럽당~~
          orangejeju님 저도 봐서 탁발 순례단에 합류 할까 생각합니다.
          특히 제주로 가실때는 필수로요...
          숨결님이 보내주실까나~~
           

          • 평화은어 2004-03-16 01:10:26

            집토끼님,
            혹시 난사모의 앵두파님들은 실은 문장파!!!
            이제 평화은어 뒷선으로 물러나도 자농홈이 화끈하겠구나!
            감탐감탄했습니다.
            집토끼님,
            아마도 얌전하고 예쁘장하고 자그만하시고 그런 분 아니신가요?
            오신분 다들 눈에 넣으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한 체력저하로
            변변치 못하게 굴어 죄송합니다.

            오렌지제주님,
            청견,
            아~~~ 듣기만 해도 가슴설레이는 과일입니다.
            그 상큼한 향!
            평화은어
            오렌지 제주님댁으로 가는 날은 제주에 날아가 있겠습니다.

            쌈마을님,
            정말 축하드려요.
            쌈농사, 자식농사,
            두루두루 풍성하 거두시길...

            소세마리님, 여물주는이,
            으잉~~~잉
            담에 내가 꼭 안아줄께여~~~
            가지못한 아쉬움에 눈물찔끔 ㅠㅠ
             

            • 행복배 2004-03-16 00:53:24

              쌈마을님!
              축하드립니다.
              다음엔 김포에서 행사를.....
              집토끼님!
              글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자주 좋은글 올려 주세요.
               

              • 쌈마을 2004-03-15 23:21:12

                여물주는이님 딸기밭 종무식에 참석못해 죄송 합니다.
                1주일을 연기까지 하였는데.....

                이번 행사는참석을 못했지만 대신에 집안에 경사가......
                세종 문화 회관이 떠들썩(반 친구들)
                전국 음악 콩쿠르에서 대상을 먹었습니다.
                기분 만땅 이었습니다. 앞으로 피아니스트가 꿈이랍니다.

                여물주는이님 다음 종무식엔 꼭 참가 하겠습니다.
                 

                • 여물주는이 2004-03-15 23:11:37

                  쌈마을님 따님 콩쿨대회에서 대상 먹어는지 궁굼하네요????
                  다음 딸기 종무식에서는뵈서면합니다
                   

                  • 쌈마을 2004-03-15 23:03:18

                    와~~~아
                    집토끼님 문장력이 대단 하십니다. 감~타안
                    하루 종일 읽어야 되겠네요.
                    다읽을려니 숨이 차네요.

                    이번 행사에 못뵈서 아쉬움이 많네요.
                    다음 기회가 기대 됩니다.
                     

                    • orangejeju 2004-03-15 22:51:57

                      시간 초과,
                      숨결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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