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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비 개인 아침
해거름에 2004-03-24 09:19:38 | 조회: 9075
밤새 비가 왔었나 봅니다.
피곤에 절어 꿈도 없이 자고 일어나보니
아파트 화단이 젖어있습니다.

식구들 아침 챙겨먹여
회사로 학교로 보내고 나니
어질러진 집안엔 일거리가 하나 가득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서는데
아파트 화단에 몇그루 심겨진 산수유며 매화가지들
가녀린 꽃잎 아슬아슬하게 매달고 나를 부릅니다.

다가가 한참을 눈맞추며 서 있노라니
마음이 짠합니다.
흐린 하늘 아래 앙상하게 매달린 그것들도 아슬아슬하고
그것에나마 위안을 받는 나 또한 안타깝습니다.

자농식구들 근황 들여다보고
탁발순례단 소식 들여다보며
마음이 자꾸 시려옵니다.

봄들판의 흙내음이며
매운 꽃샘바람이며
섬진강의 흰 모래 고운 물결 속으로
마음은 달려가고 마는데,
서둘러 집안 일을 끝내놓고
아이들 간식을 마련해 놓고선
또 출근을 해야겠지요.
자정이 넘어 돌아오는 귀가길은
여전히 쓸쓸하고 지치겠지요.

그래도 마음에 품은 그리운 곳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걷고 또 걷는 순례단과
봄갈이에 일손 바쁜 자농식구들
모두 보고싶습니다.
2004-03-24 09: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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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마아가렛 2004-03-24 16:09:31

    ㅈㅣ금 남쪽에는 벚꽃소식이 한창입니다.
    저도 악양에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도 보고 싶고 푸른 보리도 보고 싶고
    엄마의 산에서 오르고 싶고~~
     

    • 해거름에 2004-03-24 14:35:51

      저도 환장토록 악양의 봄밤이 그립답니다.^^ 4월20일이면 직장 일을 잠시 접을 겁니다. 하루 이틀, 제주도 순례단을 따라나서도 보고, 아이들 끌고 내려가 한 일주일 악양 자농에서 뭉게볼(?) 작정입니다. 그때 지겹다고 내치지나 말아주십시요.^^  

      • 들꽃향기 2004-03-24 11:58:41

        해거름에님 안녕하세요.
        아침에 그래도 여유가 있으시네요...ㅎㅎㅎ
        여기 섬진강 악양에는 벚꽃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통통하게 붉게 빛을 내더니 드디어 꽃잎들이 하나하나 피기 시작합니다.
        이번 주말에서 다음주 초가 아주 절정을 이룰것 같아요.
        잘 지내시구요.
        언제 다시 한번 악양의 밤하늘을 올려다 보며 이야기 할 기회가 또 있겠죠?
         

        • 지리산숨결 2004-03-24 09:38:53

          우~~~~
          해거름에님 글에서 정말 봄이 느껴지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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