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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한밤중에 주절주절
해거름에 2004-05-21 00:22:17 | 조회: 7761
오늘은 왜 이렇게 자주 주절거리게 되는 지 모르겠다.
눈도 뻑뻑하고 머리도 아파와서
배추만 건져놓고 자자 했는데 또 자농에 들어와 있으니,
아무래도 심각한 중독증인가 보다.
이런 증상은 무얼로 치료를 해야되는 건가.

지금 악양에서는 기습번개를 하고있다던데
여기는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요란하다.
아직 귀가하지 못한 남편 발걸음이 질척이겠구나.
이럴 때 다른 집 아내는 우산 들고 나갈려나?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왕초보 딱지 떼고
씽씽거리며 운전을 해야겠다.
그래도 차가 무서운 건 어쩔 수가 없다. 병이다.

아들래미가 시위 중이다.
절대로 시골에 가서 살지 않겠다고,
불편하고 돈도 못벌고 지저분하고 ..
온갖가지 이유를 중얼거리며
식탁에 앉아 눈물을 빼더니 하루종일 히스테리다.
그 옆에서 천방지축 딸래미는 꿈에 부풀어 콧노래를 부른다.
자기는 시골 가서 살면 아궁이에 군불 지피고
마당에서 강아지,병아리,토끼 키우고
가을에는 밤따고 여름에는 계곡에서 수영하고
나무에도 올라가 하루종일 재미있게 놀거라나.

무농약 배추를 보았을 때의 반응.

아들: 으악, 벌레! 지저분해. 애벌레 유충이 많아서 병 걸리겠다.

딸 : 어유,귀여워라. 엄마, 얘는 이름이 뭘까 민달팽이 새낀가 농약을 안했으니까 당연히 벌레가 많지. 오빤 그것도 몰라?

(딸아이는 비 오는 날이면 아파트 화단에 기어나온 달팽이,지렁이 등을 손바닥에 싸안고 온다. 귀여워서 데려왔다나 어쩐대나 @@)

지지고 볶던 아이들은 잠들고
눈은 뻑뻑하고 목덜미는 뻐근한데도 쉬 누워지질 않는다.
이 생각, 저 생각.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번 집을 지었다 부쉈다 해대고
행동하지 못하는
스스로가 마땅치않아 또 속이 상하고.

남편이 협조를 해줘야 걸음을 내딛기라도 해볼텐데
너 먼저 가서 자리잡아라 남의 얘기 하듯 하니,
뒤집어 생각하면 너나 가서 지지리 고생이나 실컷 해봐라 하는 말이지 그게.
....
보다 근본적으로 따지고 든다면
그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의 문제임을 왜 모르겠는가.
내가 확고한 중심이 없는 것을.

하기사 살던 자리, 뿌리를 옮긴다는 것이 어찌 가벼운 일일 것인가.

이래저래 생각은 가닥을 못잡겠고, 비는 오고
오늘 같은 날 누구 술 마시자고 부르는 사람도 없나?
2004-05-21 00: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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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3
  • 해거름에 2004-05-21 11:47:53

    별아, 요즘 새로운 가족형태도 있다던데 그럼 우리끼리 가족해서 살아볼꺼나?흐흐.

    숨결님, 동이라 함은 同,憧,動 이 모든 것을 이름이겠지요?
    그리고 아마 그 세가지는 필요조건이 되겠지요.
    함께, 감동하여, 움직이는. 어느 것 하나도 버릴 수 없는 것에 제 고민이 있을 겁니다. 기다려야 한다면 더 기다릴 수밖에 없을 노릇이긴하나, 또한 조급해지는 마음도 어쩔 수가 없군요.
     

    • 지리산숨결 2004-05-21 09:25:34

      때가되면
      스스로 동하는 때가 올 것입니다.
      그때는 지리산의 기운이 님들과 함께 하는 것이니 잽싸게 내려오시길..
       

      • 노래하는별 2004-05-21 08:57:35

        저를 부르시지요
        저두 귀농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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