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편지 27> 오래된 미래마을, 왜관읍 나들이 |
|
정풀홀씨
2004-05-31 15:44:03
|
조회: 7973
|
|
|
<마을편지 27> 오래된 미래마을, 왜관읍 나들이 왜관읍 나들이를 했습니다. 서울행 기차를 타러 왜관역 가는 길에 몇번 속보로 지나치고는 한가롭게는 처음입니다. 오랫동안 방치해 이제 눈을 찔러대는 머리카락을 조치하러 나가는 길이었습니다. 매실농장에서 눈으로는 낙동강 건너편이지만 발로는 그리 간단하지 않은 길입니다. 낙동강 전선 최후의 보루, 낙동강 구철교를 건너면 바로 읍내장터입니다. 물건도 별로 없고, 흥청거리지 않아 무미건조합니다. 큰길을 피해 시장 뒷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왜관성당을 지나니 70년대 서울 변두리 동네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린날 빛바랜 사진을 꺼내보는 착각입니다. 순간 걸음과 숨은 잠시 멈춰지고, 눈과 가슴은 아련해집니다. 이발소, 미장원, 구멍가게, 문방구, 분식점, 포장마차가 적당한 간격으로 마중 나옵니다. 낮고 낡은 시멘트 블럭담 사이로 좁고 짧은 골목길이 무질서하게, 또는 자유롭게 들락날락 거립니다. 깔끔하지 않은 토종강아지들과 방목 양육되는 미취학 어린이들이 주로 지배하는 구역입니다. 기웃거리는 골목마다 그런 냄새와 소리가 가득합니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읍사무소, 소방서, 마을금고는 위압적이지 않습니다. 마땅히 시골스럽습니다. 호국의 고장이라는 간판이 걸린 군민회관은 국민학교 사회책의 공회당 건물 디자인입니다. 그 풍경에 공무원들이 억지로 끼워넣은 초현대식 구상문학관은 안타깝고 아깝습니다. 그 동네 집을 다 합쳐도 그 집 하나 값만큼은 안될 듯합니다. 문학성보다는, 시인의, esprit의 진정성보다는 그 옛날 朴가성 가진 독재자와의 인연으로 그리 대접받고 있는줄 얘기 안해도 다 알고 있습니다. 존재하는 명분도 초라하고, 사람도 흔쾌히 찾지 않는 죽은 집입니다. 이 집을 맞딱뜨리기 직전까지의 좋은 기분을 해치고 서둘러 강을 건넜습니다. 다리 위에는 보행자라곤 갈때나 올때나 혼자입니다. 대문을 놔두고 새로 심어놓은 강둑의 차조기(* 사진)밭으로 슬그머니 귀가했습니다. 올해는 기왕의 매실 말고도, 차조기(紫蘇)를 4천평 정도 심어 그 잎을 찌고 우러낸 차를 국내외에 많이 내다 팔 사업계획입니다. Off-Line 오래된 미래마을, 왜관읍은 이렇게 그냥, 그저 그렇습니다. |
2004-05-31 15:44:03
|
글쎄요..아마도 오래된 미래마을(http://cafe.daum.net/Econet)에서? 반갑습니다. 홀씨님!!
어서 많이 뵌 닉네임인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