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마아가렛 2004-06-04 15:56:57 | 조회: 7204

우리가 아팠던 만큼 성숙해졌을 겁니다, 틀림없이.


지운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기억이 다 하도록 쓰고 지우고.



그래도 떠오르는 바닷길 따라 흘러가는 돛단배야.


동백꽃 붉은 부끄러움으로 쓰고 지우는 나의 생각이야.


떨리는 손끝으로 아픔을 쓸어 내리는 백지 위에 그려지는 내 마음의 언어들이야.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손살이 다 벗겨지도록 쓰고 지우고.



그래도 또 떠오르는 개미지옥의 발버둥이야.


모닥불 같은 작은 분노로 쓰고 지우는 나의 아우성이야.


손톱을 물어 잡아뜯는 무의식 속에 초조함이 그려내는 내 마음의 언어들이야.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생명이 다 하도록 쓰고 지우고.



그러면 나의 지루한 일상은 쓸 수도 지울 수도 없을 거야.


낯선 이들이 고집하는 세상의 종말이 혹시 와도 쓰고 지우는 나의 가치야.


눈가에 하나, 둘 늘어가는 삶의 고락을 조용한 미소로 대답하는 내 마음의 언어들이야.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는 일이 없을 때까지.



아가야, 너는 아니.


어른들이 왜 그렇게 쓰고 지우는 인생을 되풀이하는지


그것은 아가야.
네 마음에 나무 한 그루가 있어 너와 함께 자라고 있기 때문이란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어린아이가 거목으로 성장토록 쓰고 지우고.




또 쓰고... 또 지우고.





Black Shadow / 쓰고 지우고.





『 " 쓰고 지우기만을 고집 하다보면 찢어지는 종이처럼 상처만 커질 뿐입니다."』

2004-06-04 15:56:57
답변 수정 삭제
목록 글쓰기
게시물 댓글과 답글 2
  • 노래하는별 2004-06-04 22:12:25

    마아가렛님 안뇽!  

    • 一禪 2004-06-04 16:44:22

      ㅎㅎㅎ, 마지막 달아놓은 한마디가 훨씬 마음에 드네요 ^^
      찢어지는 종이처럼 상처만 커질 뿐... 정말,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공지 후원자 전용 카카오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습니다. - 2024-08-23 125577
      공지 8월 20일 후원자님들 자닮농장 방문, 뜻깊은 자리였습니다.(사진있음) (54) 2024-05-27 587253
      공지 후원자 분들과 매월 말 줌(ZOOM)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 2024-05-23 491340
      공지 자닮농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실시간 공개되고 있습니다. (13) 2023-05-19 1828783
      1269 아름다운 시와 노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을 자농여러분께 선물합니다 (5) - 2004-07-14 6603
      1268 섬마을 우체국장의 자식사랑 (3) - 2004-07-14 6138
      1267 차 한잔 앞에두고... (10) - 2004-07-14 6054
      1266 하늘 벼락이 꽝~ (14) - 2004-07-14 6488
      1265 동동주는 이렇게 마셔야 제맛!!! (9) - 2004-07-14 6058
      1264 파전에는 질렸땅~~ 그래도 품위있게.. (8) - 2004-07-14 6069
      1263 동동주는 이렇게 마셔야 제맛!!! (21) - 2004-07-14 6810
      1262 그놈의 성질머리때문에.... (16) - 2004-07-14 6194
      1261 여그만 오문요 (8) - 2004-07-14 5675
      1260 숨결님 감사 (4) 2004-07-14 5673
      1259 비가 내리네요~ (8) - 2004-07-14 5545
      1258 애주가님들을 위해 올립니다.. (14) - 2004-07-13 6645
      1257 앵두니~임 (15) - 2004-07-13 6101
      1256 무농약밭에는 새들이 더 잘 모인다-왔다 그냥 못갑니다. ^.^ (6) - 2004-07-13 5890
      1255 왔다간거 다 알고 있습니다 (27) - 2004-07-13 7011
      1254 마음에 드실지... (10) - 2004-07-12 6198
      1253 헤헤~ (14) - 2004-07-12 6241
      1252 가입인사 올립니다 (15) - 2004-07-12 6522
      1251 주말농장 (5) - 2004-07-12 5964
      1250 2004년 감자캐기행사-배양농원 (3) - 2004-07-12 6179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