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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건강하고 즐겁게.....
앵두 2004-06-24 13:21:47 | 조회: 6713
며칠전 세계 진보신학의 명문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에서
165년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 종신교수로 임명된 (그것도 여성이)
현경선생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나와 같은 同性에다가 나와 비슷한 동시대에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노력 안 한것은 전혀 생각치않고)
왜 저사람은 그다지도 똑똑하고
멋있고, 잘났는지.......
질투와 부러움에 몸부림치며 꼭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저에게 그런 기회가 온것입니다.

무슨 연예인보는것처럼 설레이더군요.
역시나 익히 들어온대로 흔히들 우리가 생각했던
교수의 차림새가 아니었습니다.
짧게 자른 머리에 길게 늘어지는 귀걸이.
정성스레 한 화장,
하이라이트는 하얀 마소재의 거의 발목까지 오는 원피스위에
중국 군복같은 차이나컬러의 역시 같은 소재의 흰긴팔 셔츠를 입었는데
( 필시 안의 원피스는 민소매였을 입니다 )
앞이 얼마나 깊게 파졌는지...
저런 스따일의 옷은 정면에서 보는 사람들이야 시원하게 보일수있지만
옆에서 보거나 가까이서 보는 사람들은 아찔하다는 말씀입지요.
(그런데 실은 나도 저런거 입고 싶다는게 저의 딜레마입니다 -.-;;;;)
맨발에 일본풍의 발가락끼우는 슬리퍼와
왼쪽 옆가슴에 짙은 핑크색의 아주 큼지막한 장미 코사지를 달고
드디어 등장~~~
(아....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저의 관찰력???
그런데 교수님의 강의는 절.대.로 이렇게 자세히 기억은 못하죠!! 네!!!)

사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이글 읽으시다가 저녁 준비하거나 화장실 가거나...뭐 암튼...
(참..나 이렇게 내가 자상하다니까요. 읽으시는 분들까지 챙기고...
이제 사정없이 나갑니다!!)

뭐...에코 페미니즘이 어떻고 우주가 어떻고...기억 하나도 안납니다.

그냥 저의 말초신경을 자극한 그리고 졸음을 한방에 날려버린 말 몇가지만...

선생님이 한국말 가운데 제일로 좋아하는 말이 "살림"이라는 말이랍니다.
말 그대로 우리 여성들과 제일 밀접한 단어인 "살림" 그래서 선생님이
명사 "살림"에서 나온 "살림이스트"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그뜻은
모든것을 살아나게 하는 것이라네요.
암튼 이 "살림" 다음으로 좋아하는 말이 "꼴림"이랍니다.
그저 세상이 어떻고 저떻고 상관없이 그저 내 꼴린대로 살자구요.

그리고 道 중 제일로, 그야말로 도 중의 최고의 도는 "냅도(정확히는
냅둬겠죠)"랍니다.
그냥 이것저것 귀찮고 하기싫고 그럴때는 그냥 냅도!!!

그 전과 그뒤의 어려운 말들 가운데 들어야만 제대로 느낌이 전달될텐데
저의 표현력 부족으로 좀 아쉽긴 하지만..
지금까지도 오래도록 저 두 단어가 머리속에서 뱅뱅도네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참 자유롭다!라는 느낌도 들고요.
그러면 되지않나 싶습니다.
내가 즐겁고 자유롭다면 그걸로 만족한 삶이 아닌가..말이에요.

아!!! 또하나
당신의 강의는 되도록 짧게 마치고 대신 자기가 거느리는 기생을 한분
모시고 왔다면서 강의 뒤에 멋진 뒤풀이를 마련해주셨습니다.
한국에 규방을 하나 만들었는데 한국에서 제일로 내노라하는 꽃미남들만
데려다 놨다나요?
당신은 당연히 그곳 포주!!
중앙대학교 교수로 계신분인데 어쩌다가 그런곳으로 빠지셨는지
그분이 오셔서 唱 한마당을 불러주셨습니다.
그분은 그 규방에서 "기생투"로 불리운답니다.

아직 좀 남아있는 선선한 기운의 밤바람을 야외에서 맞으면서
시원한 생맥주와 함께 듣는 판소리란....
엣날 신선들이 이렇게 즐겼을까요?
도중에 아직 물러나기 아쉬웠는지 비바람이 몰아쳐
비닐차양이 빗물을 못이겨 휘청거려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서
손으로 비닐을 쳐받드는 바람에 잠시 공연이 중단되었지만
그 마져도 무슨 퍼포먼스인양 저에게는 신선함으로까지 느껴졌습니다.

그 공연을 보고나서 같이 갔던 지인들과
헤어지기 아쉬워 함께 했던 포장마차에서
듣고싶지않고 생각하기도 싫은 슬픈소식을 듣고
괜한 억울함과 분노와 슬픔과 공포에
방금전까지 느꼈던 시간의 무색함을 또 한번 느꼈던
길고도 긴 하루였답니다.

실은 이런 저 혼자만 놀다온 글 안올릴려고 했는데
마지막으로 그 현경선생님이 한 말씀을 올리면서
요즘처럼 힘들고 신경줄이 마치 거미줄처럼 가늘게 그렇지만
신경질적으로 뻗쳐있는 이런 세상에 좀 자유롭고 느슨해지고싶고
또 다른 분들도 그러했으면 싶어서 올립니다.

사람들이 나에게 당신은 종교가 무엇입니까 라고 물으면, 나는
"세상이 좆같다고 느낄때는 부디스트가 되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을때는 크리스챤이 되고
또 술 마시고 춤추고싶을 때는 무속인"
이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그냥 저말이 참 좋았어요.
어느곳에도 구속되거나 억압되지않은 저 말들이....

우리의 목표는 사는 날까지 건강하고 즐겁게 살자!! 아닌가요??
먹는거야 이곳 자농에서 평생 개기면 될것같고....
캬캬캬!!!
2004-06-24 13: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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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8
  • 집토끼 2004-06-25 09:53:31

    같은 주제의 두가지 시선.
    재미있습니다.

    정독 되어야 할 역사도 좋지만....
    가벼운 야사도....무지 좋사옵니다.
    앵두님의 야사는 계속 되어야 한다.......쭈~욱~~~~~~~~~ ^^
     

    • 지리산숨결 2004-06-24 21:59:22

      포주??? 야관문???? 1번????  

      • 소세마리 2004-06-24 21:52:18

        야관문 안먹어도 되는사람 여기있는데...포주1번  

        • 보리수 2004-06-24 14:50:39

          나눔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저 강의는 꼭 들어야지'
          생각했던 강의가 있었습니다.

          현경교수의 강의였죠.

          지나번 돌아올 때 미리 예약을 하고 올 정도로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갑자기 생긴 피치못할 사정으로
          못 가고 말았습니다.

          별님 왈'
          강의 들으면서 제 생각이 많이 났다는데

          오늘 앵두님 글을 보면서
          다시 한번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이
          절절 합니다.
           

          • 이장집 2004-06-24 14:23:11

            앵두님 안녕하시군요. ㅎ ㅎ ㅎ.
            좋은 강의같은데.....아무튼 앵두님 생각이 건강에는 최고일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무생각없이 자연을 드시러 한번 북쪽으로 오세요 거시기 김씨하고,친구들하구요.
             

            • 앵두 2004-06-24 14:08:19

              같은 시각, 같은 자리에서 들었는데
              어찌 이리도 다른지!!
              거의 역사와 야사 수준이올시다.
              게다가 뒷북까지...
              여기저기 좀 들어가볼껄!
              뭘 이렇게 중얼거리냐구요?
              저~~기 "우리들의 삶, 생각들"방에 가보시면 아실겁니다.
              쿨럭~~!!
               

              • 지리산숨결 2004-06-24 13:55:35

                "세상이 좆같다고 느낄때는 부디스트가 되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을때는 크리스챤이 되고
                또 술 마시고 춤추고싶을 때는 무속인"

                캬~~~~ 오늘은 이 말을 안주삼아 한잔 허여것당~~~
                 

                • 지리산숨결 2004-06-24 13:52:47

                  저도 전에 현경교수님 강의를 실상사에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근데....
                  앵두님 지금 자농에서 평생개길 생각을...
                  그럼 정말 웰빙문화백수가 되시겠다는 말씀??

                  징말 백수되어 자농에서 뒹굴지 말고 자농닷컴에서 뒹굴어주시기만
                  한다면 제 한몸 다 받쳐 건강하고 즐겁게 살게 해드리것습니다.

                  앵두님! 오~ 자농의 수호신,
                  영원한 자농의 웰빙문화백수 지원자님께 경례~~~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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