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이 기분 이 맛, 쉿!
詩人포도 2004-07-05 23:14:54 | 조회: 6463
비만청포도

9월 8일 류기봉 농장의 으슥한 곳에 비만한 청포도가 익는 중이다. 품종은 모른다. 30년 전부터 달밤에 검은 포도인 캠벨과 함께 몸 섞은 나무이다. 열매가 익어도 프르스름한 달빛이니까 그냥 달빛 청포도라 부른다. 익으면 익을수록 농후한 색, 맞다! 아줌마의 입술같이 농후하다. 그는 3년에 한 번 밖에 열매를 맺지 못한다. 잡종이라서 너무 잘먹고 기름기가 철철 흘려 나는 수시로 바람을 통하여 순을 들추어 운동도 시키고 잘든 햇빛으로 땀도 흘리게 하지만 자신의 의지가 없는 다이어트는 별 의미와 효과가 없다. 올해도 녀석은 3년만에 한번 청포도가 열렸다. 탐스런 포도가 백 송이가 넘게 열렸다. 다섯 송이는 내가 먹고 스무 송이는 늘 눈맞추던 열애 다방에 갖다주고 팔십 송이는 술을 담갔다. 지금 그 술을 마시고 있다. 9월 27일 밤 , 청포도 엑기스를 착취해서 먹었기 때문일까. 열애다방 애 같은, 꼭 그런 야들야들한 기집애, 달 봉긋 솟은 버드나무 하나가 긴 머리를 늘어트리고 서 있다. 바람이 분다. 버드나무가 비틀린다. 내 포도나무의 비만한 눈물도 비틀거린다.



류기봉 농장 가족 건강보험

류기봉 농장 가족, 아버지, 어머니, 아내, 아이, 포도나무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사는 가족입니다. 우리 밭 나무가족들은 건강보험료를 매달 10만원 내고 있습니다. 땅 있다 내고, 집 있다 내고, 땅에서 소득이 생긴다고 내고 차 있다고 또 내고, 사람숫자대로 내고, 어제는 나무가 풀을 깎다가 대못에 발바닥이 찔려 동네 작은 병원에 갔는데요, 의사는 대수롭지 않게 못에 찔린 부위를 소독하고 반창고를 붙여주고 주사 맞는 간단한 치료인데요. 병원비가 이만 칠천원 나왔어요. 저는 입이 딱 벌어져 따졌더니 화상 풍 치료주사는 보험에 적용이 안된 다나요. 그래도 화상 풍 치료용 주사가 이 만원이면 너무하다 싶어요. 정부는 포도 값도 못 올려주면서 건강보험료는 해마다 올리나요. 노쇠한 포도나무가 이 많은 보험료까지 다 어떻게 감당할지,


*** 저는 오늘 무료하고 심심한 하루, "자농 회원님들은 책임감 있게 글 좀 많이 올리세요".(향기님 말씀) 협박인지 사탕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모든 일에 충실해지고 싶기도 하고요. 차사랑님이 제게 주신 귀한 녹차를 낮에도 밤에도 또 풀 뽑으면서, 바로 위에 쓴 글 정리하면서도 마시니 제 몸이 지리산이 된 기분입니다. 한 달쯤이면 지리산의 나무와 곤충들이 제 몸에서 살 수 있을지. 그런데 한 가지 곤란한 것은 수세식화장실에 자주 가니 물에게 죄를 짓는 기분입니다. 차사랑님 가루녹차가 깊은 맛이 나네요. 향기도 너무 좋고요.....

쉿! 마우스를 제 아내가 감췄는데 또 찾는데는 제가 귀신이래서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제 태풍 민들레양이 오건말건 차사랑님, 참다래님과 같이 신선이 되어 먹은 사찰국수 처럼 고소하네요 이 기분 이 맛, 쉿!
2004-07-05 23:14:54
답변 수정 삭제
목록 글쓰기
게시물 댓글과 답글 8
  • 강아지둬마리 2004-07-09 00:26:18

    글이 참 멋들어집니다요... 꼬리글 포함이요..
    시인포도님을 산문같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고등학교때 비만청포도 같은 종류의 시를 주지주의라고 했던가 머라 그랬던거 같은데, ㅋㅋㅋ 다 까먹었네요.
     

    • 차사랑 2004-07-07 13:20:29

      처마끝 낙수물 소리에 취하고
      차실밖 그림같은 풍경에 취하고
      냇물이 힘차게 굽이쳐흐르는 소리에 취하고
      님들의 따뜻한 마음에 취하고

      비도오는데 차 향기에 취하네

      시인포도님 제가 힘을 쓰는지 어떻게 아셧지요, 혹 시인이 아니라
      도사님....... ^_^ ^_^
       

      • 詩人포도 2004-07-07 07:30:31

        차사랑님의 차사랑하시는 마음이 태풍 민들레보다
        힘이 세더군요,
         

        • 차사랑 2004-07-06 21:32:52

          시인포도님 안녕하세요

          오늘 제처와 대구를 갔는데 아~~~~~~ 시내...... 정말 복잡하다못해
          어지럽더군요
          역시 나무가있는 산 이곳이 좋은것같아요

          발을 다치셧군요 못에 쑤셧으면 성냥으로 불침을...

          시인포도님께서 이처럼 차를 좋아하시고 찬사를 해주시니
          쑥스럽습니다
          차 맛있게 드신다고하니 기쁨니다, 아주좋아요

          참다래님 우리 농장이름을 하나더 붙일까요
          음~~~~~~~~ 차 주막집
          자농님들 오며가며 들러서 잠시 머리도 식힐겸 차한잔씩 마음놓고
          할수있는곳으로....
          자농 차 사랑방으로 할까요?

          아무튼 다들 좋은시간되었다니 즐거울 뿐입니다
          소세마리님 같이오시지....
           

          • 참다래 2004-07-06 05:37:06

            시인포도님 잘가셨군요.
            차사랑님 댁에서의 짧은만남 좋은시간이였습니다.
            농부는 건강이 재산인디...
            빨리 완쾌하시길 .........
             

            • 들꽃향기 2004-07-05 23:56:33

              제가 말했지요.
              아침 일찍 어디에 가냐고 하길래 그랬습니다.
              이 온몸으로 민들레 태풍을 막으려고 바다로 간다고...
              회원님들은 편안히 아침 식사하시고 즐겁게 지내시라고...

              그런데 결과는???
               

              • 詩人포도 2004-07-05 23:28:38

                소세마리님을 제가 많이 기다렸는데요 문 안으로 님은 아니 오시고 바람만 들어 오더이다. 다른 일은 잘 하셨는지요. 다행히 태풍이 소멸되어서 저도 흥얼흥얼 콧노래 부르면서 올라왔습니다.  

                • 소세마리 2004-07-05 23:20:22

                  시인포도님 어제는 죄송했읍니다.다른일이 생겨서 함께하지를
                  못했읍니다.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공지 후원자 전용 카카오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습니다. - 2024-08-23 98707
                  공지 8월 20일 후원자님들 자닮농장 방문, 뜻깊은 자리였습니다.(사진있음) (54) 2024-05-27 555137
                  공지 후원자 분들과 매월 말 줌(ZOOM)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 2024-05-23 469020
                  공지 자닮농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실시간 공개되고 있습니다. (13) 2023-05-19 1796141
                  1412 헌혈 (5) - 2004-08-19 4440
                  1411 일간잡지 <오래된미래마을> 23호 : 체조세계챔피언 대한민국, 날강도 세계챔피언 尾국 (3) - 2004-08-19 4807
                  1410 태풍 무사통과? (4) - 2004-08-19 4294
                  1409 태풍경보, 주의보, 호우경보 발령 : <메기> 속보(4) (2) - 2004-08-18 4573
                  1408 자녀를 리드로 만드는 10계명 (2) - 2004-08-18 4794
                  1407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가을 풍경... ... (2) - 2004-08-18 6368
                  1406 무화가를 찾습니다.남편이 아퍼요. (13) - 2004-08-18 5344
                  1405 악양에서쬐끔 전에 도착 했어유....... (12) - 2004-08-18 5025
                  1404 오늘이 글쎄 행복배님의 ??? (14) - 2004-08-18 7471
                  1403 경남 일부지역 및 전남 전역에 호우경보 발령 : <메기> 속보(3) -- 예상진로도 및 특보 세부사항 첨부 (4) - 2004-08-18 4898
                  1402 <일간잡지 오래된마을 22호/ 2004년 8월 17일자> 마을편지~책 마을로 나아갑니다 (4) - 2004-08-18 4621
                  1401 벌써 지난 여름이 되어버렸지만 생명평화는... (11) - 2004-08-18 4974
                  1400 그 님들이 권한다. (8) - 2004-08-18 4588
                  1399 몽골의 울란바타르와 고비 러시아 이르크츠크의 바이칼 호수에 다녀왔습니다. (4) - 2004-08-17 4741
                  1398 심각한 중독 (13) - 2004-08-17 4775
                  1397 남부지방 집중호우(100-300mm) 주의보 발령 : <메기> 속보(2) - 2004-08-17 4377
                  1396 제 15호 태풍 <메기> 에 관한 속보 (1) (8) - 2004-08-17 4554
                  1395 무대책? (6) - 2004-08-17 4262
                  1394 벌곡 (10) - 2004-08-17 4608
                  1393 기다리는 우체통도 옛동지들의 소식이 궁굼하다... (4) - 2004-08-17 4693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