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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이 기분 이 맛, 쉿!
詩人포도 2004-07-05 23:14:54 | 조회: 6567
비만청포도

9월 8일 류기봉 농장의 으슥한 곳에 비만한 청포도가 익는 중이다. 품종은 모른다. 30년 전부터 달밤에 검은 포도인 캠벨과 함께 몸 섞은 나무이다. 열매가 익어도 프르스름한 달빛이니까 그냥 달빛 청포도라 부른다. 익으면 익을수록 농후한 색, 맞다! 아줌마의 입술같이 농후하다. 그는 3년에 한 번 밖에 열매를 맺지 못한다. 잡종이라서 너무 잘먹고 기름기가 철철 흘려 나는 수시로 바람을 통하여 순을 들추어 운동도 시키고 잘든 햇빛으로 땀도 흘리게 하지만 자신의 의지가 없는 다이어트는 별 의미와 효과가 없다. 올해도 녀석은 3년만에 한번 청포도가 열렸다. 탐스런 포도가 백 송이가 넘게 열렸다. 다섯 송이는 내가 먹고 스무 송이는 늘 눈맞추던 열애 다방에 갖다주고 팔십 송이는 술을 담갔다. 지금 그 술을 마시고 있다. 9월 27일 밤 , 청포도 엑기스를 착취해서 먹었기 때문일까. 열애다방 애 같은, 꼭 그런 야들야들한 기집애, 달 봉긋 솟은 버드나무 하나가 긴 머리를 늘어트리고 서 있다. 바람이 분다. 버드나무가 비틀린다. 내 포도나무의 비만한 눈물도 비틀거린다.



류기봉 농장 가족 건강보험

류기봉 농장 가족, 아버지, 어머니, 아내, 아이, 포도나무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사는 가족입니다. 우리 밭 나무가족들은 건강보험료를 매달 10만원 내고 있습니다. 땅 있다 내고, 집 있다 내고, 땅에서 소득이 생긴다고 내고 차 있다고 또 내고, 사람숫자대로 내고, 어제는 나무가 풀을 깎다가 대못에 발바닥이 찔려 동네 작은 병원에 갔는데요, 의사는 대수롭지 않게 못에 찔린 부위를 소독하고 반창고를 붙여주고 주사 맞는 간단한 치료인데요. 병원비가 이만 칠천원 나왔어요. 저는 입이 딱 벌어져 따졌더니 화상 풍 치료주사는 보험에 적용이 안된 다나요. 그래도 화상 풍 치료용 주사가 이 만원이면 너무하다 싶어요. 정부는 포도 값도 못 올려주면서 건강보험료는 해마다 올리나요. 노쇠한 포도나무가 이 많은 보험료까지 다 어떻게 감당할지,


*** 저는 오늘 무료하고 심심한 하루, "자농 회원님들은 책임감 있게 글 좀 많이 올리세요".(향기님 말씀) 협박인지 사탕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모든 일에 충실해지고 싶기도 하고요. 차사랑님이 제게 주신 귀한 녹차를 낮에도 밤에도 또 풀 뽑으면서, 바로 위에 쓴 글 정리하면서도 마시니 제 몸이 지리산이 된 기분입니다. 한 달쯤이면 지리산의 나무와 곤충들이 제 몸에서 살 수 있을지. 그런데 한 가지 곤란한 것은 수세식화장실에 자주 가니 물에게 죄를 짓는 기분입니다. 차사랑님 가루녹차가 깊은 맛이 나네요. 향기도 너무 좋고요.....

쉿! 마우스를 제 아내가 감췄는데 또 찾는데는 제가 귀신이래서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제 태풍 민들레양이 오건말건 차사랑님, 참다래님과 같이 신선이 되어 먹은 사찰국수 처럼 고소하네요 이 기분 이 맛, 쉿!
2004-07-05 23: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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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8
  • 강아지둬마리 2004-07-09 00:26:18

    글이 참 멋들어집니다요... 꼬리글 포함이요..
    시인포도님을 산문같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고등학교때 비만청포도 같은 종류의 시를 주지주의라고 했던가 머라 그랬던거 같은데, ㅋㅋㅋ 다 까먹었네요.
     

    • 차사랑 2004-07-07 13:20:29

      처마끝 낙수물 소리에 취하고
      차실밖 그림같은 풍경에 취하고
      냇물이 힘차게 굽이쳐흐르는 소리에 취하고
      님들의 따뜻한 마음에 취하고

      비도오는데 차 향기에 취하네

      시인포도님 제가 힘을 쓰는지 어떻게 아셧지요, 혹 시인이 아니라
      도사님....... ^_^ ^_^
       

      • 詩人포도 2004-07-07 07:30:31

        차사랑님의 차사랑하시는 마음이 태풍 민들레보다
        힘이 세더군요,
         

        • 차사랑 2004-07-06 21:32:52

          시인포도님 안녕하세요

          오늘 제처와 대구를 갔는데 아~~~~~~ 시내...... 정말 복잡하다못해
          어지럽더군요
          역시 나무가있는 산 이곳이 좋은것같아요

          발을 다치셧군요 못에 쑤셧으면 성냥으로 불침을...

          시인포도님께서 이처럼 차를 좋아하시고 찬사를 해주시니
          쑥스럽습니다
          차 맛있게 드신다고하니 기쁨니다, 아주좋아요

          참다래님 우리 농장이름을 하나더 붙일까요
          음~~~~~~~~ 차 주막집
          자농님들 오며가며 들러서 잠시 머리도 식힐겸 차한잔씩 마음놓고
          할수있는곳으로....
          자농 차 사랑방으로 할까요?

          아무튼 다들 좋은시간되었다니 즐거울 뿐입니다
          소세마리님 같이오시지....
           

          • 참다래 2004-07-06 05:37:06

            시인포도님 잘가셨군요.
            차사랑님 댁에서의 짧은만남 좋은시간이였습니다.
            농부는 건강이 재산인디...
            빨리 완쾌하시길 .........
             

            • 들꽃향기 2004-07-05 23:56:33

              제가 말했지요.
              아침 일찍 어디에 가냐고 하길래 그랬습니다.
              이 온몸으로 민들레 태풍을 막으려고 바다로 간다고...
              회원님들은 편안히 아침 식사하시고 즐겁게 지내시라고...

              그런데 결과는???
               

              • 詩人포도 2004-07-05 23:28:38

                소세마리님을 제가 많이 기다렸는데요 문 안으로 님은 아니 오시고 바람만 들어 오더이다. 다른 일은 잘 하셨는지요. 다행히 태풍이 소멸되어서 저도 흥얼흥얼 콧노래 부르면서 올라왔습니다.  

                • 소세마리 2004-07-05 23:20:22

                  시인포도님 어제는 죄송했읍니다.다른일이 생겨서 함께하지를
                  못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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