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마을편지 29> 진짜를 찾아서
정풀홀씨 2004-07-06 19:07:03 | 조회: 5763
<마을편지 29> 진짜를 찾아서






출발점으로 회귀했습니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찬란한 끝을 바로 눈앞에 두었더라도

지체없이 휙 뒤돌아 서곤 하던 버릇때문입니다.



돌이켜보니

주로 출발이나 진행만 있지,

종착이나 완료는 거의 없는 인생사의 연유입니다.



날이 갈수록, 나이가 들수록,

껍데기나 엉터리, 쪼다나 멍청이를

참아내지 못하는 정도가,

참아내지 못하는 정도의 표현이 강해집니다.



어찌할 수 없습니다.

가짜나 거짓은

부디 눈에 거슬리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내가 있는 이 곳은 진짜 내가 머무르고 싶은 터인지,

내가 하는 이 일은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

그렇다고 대답할 자신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더러 잠복해있다 문득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무기력증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시 그 출발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일말의 얄팍한 기대나, 일체의 미련한 포장이 없는

그런 허허벌판입니다.



그런 도시의 변두리에서

더위를 먹어 지친 몸과

엉터리를 많이 치어 노한 마음을 쉬고 있습니다.



그러나, 휴식이나 휴가는 재미없습니다.

곧, 다시 마을로 내려가 일 할 겁니다.



하동, 보성 정도의 남쪽 바닷가 마을이 되어으면 합니다.

가령, 사람의 풍광과 세상의 사연으로 넘실대는 그런 곳입니다.



나의

평화와 행복을 위한

외딴, 작은, 무엇보다 천장이 낮은 빈 방과,

우리 모두의

평화와 행복을 위한,

적은 품삯의 소일거리만 있으면 됩니다.



그게 진짜입니다.
2004-07-06 19:07:03
답변 수정 삭제
목록 글쓰기
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정풀홀씨 2004-07-07 12:53:02

    곧,
    그곳에 들리겠습니다.

    그러한 빈방과
    그러한 소일거리에 대한
    얄팍한 기대를
    미련하게 안고 갈 겁니다.

    하동, 그곳은 아버지의,
    그러니까 저의 고향입니다.

    이제,
    고향에 돌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 nan 2004-07-07 08:20:54

      지리산 자락 말만 들어도 가슴이 떨립니다.
      참 좋은 곳이지요.
       

      • 평화은어 2004-07-07 03:26:29

        엉? 나?? 저와 행복하려면 지리산 자락으로 오셔요~~~  

        • 들꽃향기 2004-07-06 22:26:04

          정풀홀씨님 안녕하세요.
          사진이 넘 멋있네요.

          평화와 행복하면 지리산 자락이 딱 아니겠습니까?

          자주 뵈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공지 후원자 전용 카카오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습니다. - 2024-08-23 130626
          공지 8월 20일 후원자님들 자닮농장 방문, 뜻깊은 자리였습니다.(사진있음) (54) 2024-05-27 598415
          공지 후원자 분들과 매월 말 줌(ZOOM)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 2024-05-23 498613
          공지 자닮농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실시간 공개되고 있습니다. (13) 2023-05-19 1839944
          1384 아내가 즐겨보는 TV 프로 (3) - 2004-08-04 5333
          1383 내일부터 드뎌 휴가. ㅋㅋ (2) - 2004-08-04 4872
          1382 여자들만 보세요. (4) - 2004-08-04 5342
          1381 예초기로 뱀을 덜컥 두동강 ... (8) - 2004-08-04 5503
          1380 처음으로.. (2) - 2004-08-03 5141
          1379 이렇게 키운 나무도 있네유? (4) - 2004-08-03 5343
          1378 고운 물 들이던 날 (9) - 2004-08-03 5350
          1377 8월1일 이제는 영그는 계절의 시작이다. (3) - 2004-08-02 5152
          1376 잠시 길좀 여쭤보겠읍니다. 악양에 귀농하는 길은... (5) - 2004-08-02 5204
          1375 무지 유용한 정보 같아서 올려 봅니다 ~~ (1) - 2004-08-02 7368
          1374 저 지금 피서 중이예요~~ (6) - 2004-08-02 5190
          1373 "로망스"가 시원한 수박 가져왔시유~~~ (1) - 2004-08-02 7936
          1372 덜덜덜..... 으... 춥당~~ (5) - 2004-08-02 8182
          1371 춥도록 시린 곳으로 모십니다. (5) - 2004-08-02 5107
          1370 귀농을 하고 나서 달라진 점 몇개~ (5) - 2004-08-02 5362
          1369 포도^^ (3) - 2004-08-01 5184
          1368 암자 순례 (2) 2004-08-01 5093
          1367 진짜루 컴맹 .... (6) - 2004-07-31 5325
          1366 2기 전문연찬 수료생, 자연농업 한우작목반 결성하다. (2) - 2004-07-31 5499
          1365 오늘 하루도 선물입니다 (1) - 2004-07-31 6154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