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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섬진강 - 하동 - 지리산생명나눔터
2004-07-21 09:56:24 | 조회: 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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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우리 사는 일이

저물 일 하나 없이

팍팍할 때

저무는 강변으로 가

이 세상을 실어 오고 실어 가는

저무는 강물을 바라보며

팍팍한 마음 한끝을

저무는 강물에 적셔

풀어 보낼 일이다.

버릴 것 다 버리고

버릴 것 하나 없는

가난한 눈빛 하나로

어둑거리는 강물에

가물가물 살아나

밤 깊어질수록

그리움만 남아 빛나는

별들같이 눈떠 있고,

짜내도 짜내도

기름기 하나 없는

짧은 심지 하나

강 깊은데 박고

날릴 불티 하나 없이

새벽같이 버티는

마을 등불 몇 등같이

이 세상을 실어 오고 실어 가는

새벽 강물에

눈곱을 닦으며,

우리 이렇게

그리운 눈동자로 살아

이 땅에 빚진

착한 목숨 하나로

우리 서 있을 일이다



김용택 님의 <섬진강 5>



월요일 저녁, 하동에서 섬진강을 오래 보았습니다.

신혼여행 때 지리산 산행을 위해 잠시 하동에 들렀으니,19년만이었습니다.

그리고 차로 돌아오니 라디오에서 사노라면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사노라면....또 언젠가는 섬진강을 보겠지요.



배의 날 행사에서 좋은 분들을 참 많이 뵈었습니다.

바른 농사를 위해 전력투구하시는 모습들이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그밤 제 마음을 흔들어놓은 것이 또 있었습니다.







바로 이것,

제가 앉았던 책상 앞 서가에 꽂혀있었던 오래된 책들이었습니다.

좁은 문

청춘은 아름다워라

사색과 인간

황야의 늑대



제 삶의 한 시간대를 점령했던 그 책들을 어쩌면 그리 까맣게 잊고 살았는지요.

그 시절을 떠올리니, 가슴이 저렸습니다.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것도, 가슴이 저립니다.

그 시간들이 이렇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 여겨지는 때문이지요.



인사 드립니다.

앙성에서 복숭아와 벼 농사를 짓고 있는 앙성댁입니다.

무슨 복이 그리 많은지, 복숭아 농사 짓기 시작하면서

박노진 선배님과 인연이 되었습니다.

귀하게 이어나가도록 애쓰겠습니다.



그날 밤, 아무것도 모르는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자주 들러 많이 배우겠습니다.
2004-07-21 09: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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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들꽃향기 2004-07-21 23:12:16

    흙님!!!
    닉네임이 참 좋습니다.
    전 흙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합니다.
    그렇게도 뵙고 싶었던 분인데 이야기도 제대로 나누지도 인사도 나누지 못한것이 얼마나 아쉽던지요...

    수도작의 날도 있는데 그때는 혹 시간이 어떠신지요...
    그날 다시 한번 뵈었으면 좋겟습니다.
    노래도 잘 듣고 갑니다.
    참 좋네요~~~~
     

    • 구름나그네 2004-07-21 17:00:25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책들입니다. 좋은 책들이죠.
      흙님! 섬진강은 뭐랄까요, 어머니 같다고나 할까요?
      제 느낌은 어머니 같은 안온한 느낌입니다.
      '배의 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배와 함께하시는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기쁨도 배가 되었습니다.
       

      • 정풀홀씨 2004-07-21 14:36:47

        앙성은 그새 안녕한지요?
        풀꽃세상 등을 벗어나 이곳을 기웃거린지 얼마 안됩니다.
        곧, 하동이나 그 산 너머쯤에서
        살아가려는 생각입니다.
        아버지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아버지 고향은 좋아합니다.
        그게 하동입니다.
         

        • 지리산숨결 2004-07-21 10:39:09

          뜻깊은 만남, 밤이었습니다.
          함께 어우러져 행복한 날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두분의 모습에서 자연의 소박함과 풋풋함을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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