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시인이라면 시를 쓸 것 같고
내가 만일 화가라면 그림을 그릴 것이다.
내가 작곡가라면 작곡을 할 것이고
내가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사진을 찍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것 같다.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쉬어가지 않을 수 없고
사진을 찍기 싫어해도 사진을 찍고 싶은 욕망이 꿈틀대지 않을 수 없는 보길도의 비경이 산길 곳 곳에서 펼쳐진다.
섬에서 하는 산악 마라톤...
< 수리봉 정상에서>
보길도 하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는가...
고산 윤선도가 먼저 떠오른 사람이라면 국어공부를 열심해 했던 사람일 것이다.
그런 사람은 어부사시사가 생각 나기도 할 것이고 우암 송시열이 생각 날 수도 있다.
또한 여름 휴가의 기억이 있을 수도 있다.
아직 보길도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나에게 보길도는 누님이 살고 있는 그리운 섬이다.
내가 이 섬을 처음 찾은 것은 벌써 15년쯤 되었다.
그때는 지금보다 동네는 인심 좋고 깨끗했으며 바닷물은 맑았다.
하지만 현대 문명은 육지와는 너무나 먼 이 바닷가에도 어김없이 "오염"이라는 반갑지 않은 혜택과 돈으로 표현되는 물질에 대한 욕망을 옮겨 사람들의 마음은 점 점 현대화되어 가고있다.
하지만 여전히 여기는 도시와는 비교 할 수 없는 인심과 따뜻함 그리고 청정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섬이다.
< 고요한 바다>
섬에서 산악 마라톤을 한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섬에서 하는 일이라면 흔하게 해수욕을 하거나 낚시를 생각 할 수도 있지만 달리기를 좋아하거나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보길도에서 산악마라톤이나 등산은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올라가 본 보길도의 산은 바다와 산이 어울린 환상의 장소였다.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누님 집은 보길도 예송리다.
갯돌 해수욕장으로 꽤 이름이 있는 동네다.
예송리에서 산악 마라톤을 하기 위해서는 예송리 교회를 찾아야 한다.
예송리 교회는 예송리의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 아무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송리 교회에 도착하면 등산 안내 표시 판이 있다.
이 길에 들어서면 바로 가파른 언덕길이다.
보길도는 아열대 기후에 속한다.
그래서 황칠나무, 종가시 나무, 구실잣밤나무, 후박나무, 가막살 나무등 아열대 나무들이 자생하고 있다.
동백나무 산길을 따라서 등산로가 이어진다.
숨이 턱턱 막히도록 가파르다.
하지만 너무 힘들어 할 필요는 없다.
그 위를 올라가기만 한다면 정말 대단한 풍경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 수리봉에서 바라본 바다 - 섬은 예작도, 당사도, 복생도>
수리 봉은 예송리 교회에서 약 1키로 정도 떨어진 곳이다.
예송리와 섬 마을 풍경이 어울린 멋진 경치들이 반긴다.
이른 아침에 일어났다면 일출도 볼 수 있었을 터인데 아쉽다.
수리봉에 서면 앞으로는 예작도와 당사도 보길도의 해변이, 뒤로는 부용동과 노화도 소안도가 보인다.
울 울 창창한 숲은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원시림이 꼭꼭 메우고 있다.
< 동백나무 숲길>
수리 봉에서부터는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낙엽들을 밟으면서 달릴 수도 있고 걸을 수도 있다.
등산객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지만 산길은 잘 표시 되어 있어 길을 잃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 아침에 달린다면 거미줄을 조심해야 한다.
거미줄에 걸리지 않으려면 주변에 작은 막대기를 이용해서 거미줄을 제거하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
거미줄이 줄 줄이 이어지는 길을 지나는 것이 수고스럽기는 하지만 자연 생태가 그대로 보존되어있다는 생각에 반갑고 거미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보길도 산행 길목 마다 나타나는 바다와 조화를 이룬 산길은 정말 멋지다는 말 이외에는 할 말이 없다.
<아침 물안개 속에 제일 앞 섬이 예작도, 그다음 작은 섬이 복생도, 그리고 당사도>
만약 내가 시인이라면 시를 쓸 것 같고
내가 만일 화가라면 그림을 그릴 것이다.
내가 작곡가라면 작곡을 할 것이고
내가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사진을 찍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것 같다.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쉬어가지 않을 수 없고
사진을 찍기 싫어해도 사진을 찍고 싶은 욕망이 꿈틀대지 않을 수 없는 보길도의 비경이 산길 곳 곳에서 펼쳐진다.
<누룩 바위>
누룩 바위가 있는 곳에서 한 참을 쉬었다.
누룩 바위에서 본 세상은 너무 아름다웠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니...
이런 풍경을 보고 자란 다면 그는 아마 시인이든 작가든 뭔가 꼭 될 것 같다.
이런 풍경을 보았다면 세상이 우울하지 않다는 것을 세상에 살아야 이유가 될 것 만 같았다.
나는 보길도에 여러 번 왔다.
하지만 산을 한 번도 올라가 보지 않았는데 그 동안 나는 보길도의 겉만 보았던 것만 같다.
보길도를 찾는 다면 반드시 산에 올라가 볼 일이다.
< 누룩 바위에서 본 밑에 마을은 세연정, 섬들은 소안도, 노화도>
보길도의 산행은 그리 길지 않다.
예송리에서 출발해서 수리봉을 지나 격자봉까지 1시간 정도 그리고 써래재까지 40분 정도다.
써래재에서 오면 커다란 이정표가 보인다.
뾰족산 가는 길과 윤선도가 살았던 세연정으로 가는 길이다.
나는 뾰족산이 있는 보옥리에 갔다 다시 그 길로 돌아와 써래재로 가서 윤선도가 살았던 세연정을 지났다.
<세연정 매표소>
가는 길에 보길도에 있는 저수지를 만날 수 있다.
<보길도 저수지>
윤선도가 제주도를 가다가 풍랑을 만나 처음 보길도에 도착 한 곳이라는 황운포를 지나면 그 이름도 예쁜 청별 항을 지나고 다시 예송리로 가는 이정표를 보고 긴 언덕 3개를 힘겹게 올라 예송리에 도착했다.
이글거리는 아스팔트를 뛰어 오르다 보니 온 몸에 기운이 땀과 함께 쏙오옥 쏘오옥 빠져 나간다.
하지만 도로 옆 풍경은 그림처럼 곱다.
멀리 예송리 입구를 알리는 표지석이 보인다.
아 ~~ 2시간30분 동안 이어진 산악 마라톤과 1시간의 도로 주행으로 지칠대로 지쳐 버렸다.
< 예송리 입구>
예송리에 도착하자 마자 바다로 풍덩 빠져서 몸의 열기를 식혔다.
정말 신원하고 기분 끝내준다.
예송리는 천연 갯돌로 되어 있어 걸어 다니기만 하면 발 마사지는 공짜로 받을 수 있다.
이 갯돌은 풀꽃 세상에서 주는 풀꽃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 예송리 갯돌--- 발 맛사지 맛이 끝내준다, 소리는 더욱 기가 막히다>
시원한 바닷가와 멋진 산이 어울러진 그림 같은 풍경...
이곳을 찾는 사람마다 다른 추억과 기억을 가져 가겠지만 그것도 자신에게 달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꼭 와볼 일이다.
아니 여기가 아니더라도 자연을 자주 찾아서 마음을 정화하고 삶을 재 충전 하기를 바란다.
< 수리봉에서 본 예송리 - 저 멀리 방바제 위가 누님집이다.>
점 점 변해가고 있는 보길도가 언제까지 우리에게 맑고 깨끗한 환경을 제공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내가 아는 15년 전의 보길도와 지금의 보길도 생태계는 비교도 할 수 없다.
"지속 가능한 개발과 활용"이라는 문제가 이 섬마을도 비켜 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보길도는 청정해역이다.
그 해역이 오랫동안 잘 보존되어서 갯가에서 문어를 잡는 내 조카들의 멋진 모습을 오랫동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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