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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아! 꽃,꽃,꽃...
詩人포도 2004-08-06 07:06:56 | 조회: 4957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 분당 서울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선생님이 누워계십니다. '류군 너무 덥다 이런 더위 처음 본다. 못 견디겠다.' 며칠 전 선생님께서 제게 이런 전화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어제(4일) 선생님과 또 몇 몇 선생님과의 저녁 약속이 있어서 분당에 갔습니다. 감기몸살, 더위에 탈진상태에 이른 선생님은 가까운 병원에 가셔서 링겔을 맞으시고 오셨습니다. 힘은 없으셨지만 의식은 선명하셨고 가정부 아줌마가 죽을 끓이는걸 보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30분후 선생님의 큰따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선생님이 죽을 드시다가 그만 혼수상태라고요. 아마 죽을 드시다가 죽이 기도에 막혀서 뇌에 손상을 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지금 선생님께서는 23시간, 많은 잠을 자고 계십니다. 하얀 시트에 너무 너무 편안하게 누워계십니다. 가늘고 야윈 선생님의 손이 제 손목을 넌지시 잡아 주실 거 같아서 선생님의 손 가까이 제 손을 밀어 넣었지만 손도 잠자고 있습니다. 머리맡에는 선생님의 시 '꽃'을 좋아 하는 간호사가 오려붙인 '꽃'이라는 시가 선생님 대신 깨어서 '류군 왔네' 눈짓으로 방겨주고 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 빠른 쾌유를 빕니다.
2004-08-06 07: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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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6
  • 詩人포도 2004-08-06 23:43:35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의 기원으로 선생님께서는 빠른 속도로
    회복되시고 있습니다.
    내일이면 산소 호흡기 없이도
    숨을 쉴 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 차사랑 2004-08-06 22:33:39

      오늘 라디오 뉴스에 나오더군요

      김춘수 시인님의 건강이 좋지않다고....

      시인포도님 마음이 얼마나 괴로우실까?

      시인포도님 힘내세요
       

      • 산내음 2004-08-06 20:00:19

        시인포도님 힘내세요.  

        • 갈바람 2004-08-06 13:22:24

          저희에게 꽃 이라는 시로 익숙한 김춘수 시인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시인포도님의 안타까워하고 아파하는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네요.
           

          • 노래하는별 2004-08-06 08:57:02

            시인포도님의 아픈마음이 느껴지네요
            선생님께서 쾌차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구름나그네 2004-08-06 08:11:13

              시인포도님! 중환자실에 누워계신 님의 선생님께서 하루 빨리 의식을 되찾으시고, 빠른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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