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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함께해서 더욱 좋았던....
앵두 2004-08-11 15:43:05 | 조회: 5725
유난히 더위를 타는 탓이기도 하지만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쉬러가는 여행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여행이 되곤 하기에 여름휴가라는 것은
생각지도 않았었습니다.
항상 그랬듯이 올 여름도 집에서 편안한 옷차림으로
시원한 것 먹으면서 그렇게 보내야지...아니 아마도 그럴것이다!
의심치않았던 여름휴가를 결혼이후 제대로 보낸 것 같습니다.

떠나는 날 새벽부터 일 때문에 하루종일 동분서주하던 남편에게
정말 갈 수있겠느냐며 재차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당연하지~”
이렇듯 남편이 하동에 내려가는것에 대해 강하게 주장하는것도 드문일이기에
의아스러웠지만 나도 싫지는 않았기에 늦은 토요일저녁 서둘러 길을
떠났습니다.

먼저 출발한 난초향님으로부터 쉽고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을
전화로 안내받으면서 내려가는데
옆에서 힐끔힐끔 쳐다보니 남편의 피곤에 치진
모습이 여~엉 편칠 않았습니다.
도중에 그닥 잘하지 못하는 운전을 대신하면서
금새 골아떨어져 코까지 고는 남편을 보면서
“그렇게 피곤하면서도 가고싶었나??”하며 동시에 드는 생각이
대체 뭣 때문에 이 늦은밤에 이렇게 무리를 해서 달려가는 것일까?
“참으로 희안하고도 묘한 인연들이다”싶은 생각이 났습니다.

새벽두시 넘어 자농엘 도착하니 슬슬 파장분위기!
문사철시서화님은 도착하자마자 오후 2시부터 그때까지!
그러니까 장장 12시간을....
보기좋게 홍조띈 얼굴로 반겨주셨습니다.
향기님의 제안으로 몇몇 남은 정예요원들이
술과 안주를 싸들고 섬진강으로 나갔습니다.
서울에서 밤하늘의 별을 본다는 것은 참 보기드문 일이기에
섬진강변에 앉아서 고개를 들어 쳐다본 별밭은
童心으로 돌아가기에 충분했습니다.

난초향님이 모래사장에 누워 딱 5분만 침묵해보자 말씀하셨지만
모두들 흥분모드였기에 딱! 5분간의 침묵이라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일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한번 경험, 아니 깨달았습니다.
이또한 귀한 깨달음이겠지요?
몇시간후의 일정을 기약하며 눈붙이기!!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계곡물놀이!!

아! 이에앞서 몇몇 철?없는 어른들이 투망으로 물고기를 잡아서
먹자는 말에 우리 여자들 하마터면 매운탕국물 준비해 놓을뻔했습니다.
고기요? 걔들이 그날은 그 남정네들을 데리고 놀았답니다.

제법 깊은 계곡에 자리를 잡자마자 아이들은 벌써 풍덩풍덩!
어른들이야 당연히 목을 축이며 앞으로 우리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진지하게 토론?????????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봤습니다.
로망스님이 양손에 조심조심 들고오던 솥을!
그 솥안에는 끓인 라면이 1박스가 들어가있었습니다.
다들 신기함에 입을 다물지못하고... 그러나
모두들 힘?을 합하여 달려드니 라면 한박스가 눈깜박할 사이에~~

저는 이번에 향기님의 다른 면을 본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진솔하고 순진한 눈과 얼굴표정으로 사람을 유혹하던지...
한참 로망스님과 별님이 큰 비닐가방에 물을 가득 담아 모든 사람들에게
물세례를 퍼붓고있던 중이었는데 나만은 절대로 당하지않으리....
계곡근처에는 얼씬도 하지말자 다짐하고있었는데
향기님이 그 순진한 얼굴로 우리는 그냥 저쪽 계곡끝에가서 발만 담그고
있자하길래 그래 여기까지 와서 발한번 안 담그면 섭섭하지..
싶어 내려간 것이 그만.....
그리 애원을 하는데도 로망스님 살살~웃으면서 정면으로 부어버리데요.
끙!!

계곡물속에 빙 둘러앉아있자니 마치 노천온천에 와있는듯한 생각에 모두들
함박웃음 터트리고....

생각이 짧아 미쳐 준비하지못해 기름을 발랐더라면 좀더 그윽하게 태웠을텐데
모두들 팔과 다리들이 벌겋게 물들어있는 모습에
또한번 빙그레 웃음짓게 됩니다.
어른아이 할것없이 모두들 열심히 쉬었던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저녁식사시간에 평소에 뵙고싶었던 구름나그네님도 뵙고...
특히 제가 막걸리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손수 사들고 오시는 자상함까지!
그치만 구름나그네님의 노래를 못듣고 와서 좀 서운하네요.
다음 기회를.....

다음날 숨결님의
“지금 당장은 이렇게 가는 것이 시원하지만 또 몇일 있으면 그리워질것이다”라는말씀에 또 한번 감동!!!!

난초향님과 우리가족의 단촐한 보성녹차밭행은
성공적인 여름휴가의 마지막을 굳히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올라오는길에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더랬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갖었던 멋진 추억들!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더위와 그리고 내년 여름을 위하여 기꺼이
이 추억을 생각하면서 기다릴수 있을것이라고요....

함께 했던 모든 식구들 반가웠고 고마웠습니다.
2004-08-11 15: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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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8
  • 문사철시서화 2004-08-11 15:52:48

    언제 올리시려나...기다렸습니다.
    역시 앵두님이 멍석을 깔으시는군요.

    다른데 댓글로 달았던 글인데 이곳으로 퍼 옮깁니다.

    일 매듭짓고 이제 몇 자 올려요.
    빨갛게 탔던 살가죽이 검붉은 색으로 변하고 있는 걸 보면서
    며칠 전 함께 했던 여름을 떠올립니다.
    꿈속 같다고 해야 할까요?
    그저 모든 게 아련하군요.
    짧았던 휴식이지만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아요.
    잠시라도 그렇게 함께 모여
    그런 게으른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제 생애 가장 길었던 그 하루의 기억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구름나그네님, 로망스님, 평화은어님.
    울라불라왕국님, 앵두님, 김씨 아저씨님,
    난초향님, 갈바람님, 산내음님,
    이원규 시인님, 숨결님, 향기님, 별님, 물푸레나무님...
    그리고 함께 했던 우리의 귀여운 새끼들...

    더불어 행복하였던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08-11 14
     

    • 들꽃향기 2004-08-11 16:14:14

      앵두님!!!!
      잘 도착하셨군요.
      저도 마음놓고 그렇게 아무생각없이 놀아보기는 결혼하고 처음입니다.
      일단은 숨결님이 가만히 몇시간을 놀지 못하는 성격에 늘 쫓기며 살았고 아이들이 커 가지만 일 핑계로 신나게 노는것은 겁나는 일이었습니다. 다음날 피곤이 몰려 올까봐 조심스럽게 잠깐 놀아는 보았지만 마음은 늘 불편 했더랬지요.

      이 뚱뚱한 몸매를 의식하지 않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렇게 그렇게 물에 담그고 있는 날도 오다니~~~
      ㅇ우우우~~

      앵두님 넘 좋아요.
      옆집아줌마도 함께 하셨으면 더욱 더 좋앗을 걸... 다음엔 꼭 합류하면 좋겠습니다.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으니 달려오고 싶을때 언제든지 오세요. 아셨죠~
      이번 기회에 운전도 확실히 해 두시고 길도 확실히 익히시구..
      아니면 대형차를 대기 하셔서 오시는 방법도 있사오니 무에가 걱정이겠습니까! 푸하하하하하

      여러가지로 신경써 주신점도 감사드립니다.
       

      • 쉼표 2004-08-11 17:14:10

        앵두님, 어쩜 이렇게 맛깔스럽게 글을 잘 쓰세요?
        님들의 행복감이 어느정도였는지 감이 옵니다.

        지난 주일,
        휴가여서 하동에 가신 님들을 비롯한 많은 성도님들이
        보이지 않아 잠시 마음 한구석 허함을 느끼면서 어떻게들 계실까
        궁금했었는데...
        행복하게 잘 지내셨다니 감사할 뿐입니다.
        특히 향기님이 잊지못할 시간이었겠군요.
        결혼하고 처음이시라고....
        바쁜 일정 속에 사시는 향기님,
        남말 같지 않아서 마음이 아릿해 오네요.
         

        • 들꽃향기 2004-08-11 17:37:31

          쉼표님!!!!
          할말이 많아요.
          언제 오실건가요.
          행복하게 사세요. 남이 샘이 나도록~~~
           

          • 노래하는별 2004-08-11 18:35:57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나른한 게으름을 즐기는 편이데 정말 적당한 나른함과 즐거움이
            함께하는 날이었습니다
            근데 앵두님 서울올라가시는 길이 파란만장했다고 하던데...
             

            • 쉼표 2004-08-11 18:40:43

              향기님,
              내 조만간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려가리다.

              아이들도 많이 보고싶네요.
               

              • 앵두 2004-08-11 18:45:25

                으으윽~~ 자농에서도 알고있었군요.
                정말 십년감수했다는말을
                이럴때 쓰는것이로구나~했습니다.
                이곳 반응?봐서 2부 올리겠습니다. ㅎㅎ
                 

                • 구름나그네 2004-08-11 22:03:38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
                  물동이 호밋자루 나도 몰래 내-팽개치고---
                  말만 들은 서울-로 -----
                  흥얼흥얼흥얼---

                  앵두님! 고생하셨스므니다.
                   

                  • 구름나그네 2004-08-11 22:04:56

                    문사철시서화님!
                    잘 올라가셨다니 안심입니다.
                     

                    • 노래하는별 2004-08-12 08:36:17

                      앵두두두니임~
                      2부을 애타게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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