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잡지 오래된마을 22호/ 2004년 8월 17일자>
마을편지~책 마을로 나아갑니다.
갈 길을 정했습니다.
우선 '책 마을'로 떠납니다.
지리산 자락도, 남쪽바닷가 언덕배기도, 섬 마을도 아닙니다.
애써서, 많이 찾아 헤맸으나
일과 삶과 놀이가 하나되는
작고 낮고 느린,
사람사는 세상,
'생태공동체마을'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아예 마을을 새로 만드는 게 낫다는 결심입니다.
그래서 책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생태마을이 과연 무언지 더 공부하고
생태마을을 어찌 새로 만들지 더 수련하고
생태마을의 작은 방과 적은 끼니를 마련해두는 방책입니다.
생태, 농촌, 자연, 환경, 참살이(웰빙), 아웃도어(들살이) 에 관한 이어지는 책입니다.
좋아하는 책, 잘 만든 책, 가지고 싶은 책,
대원사의 '빛깔있는 책'에 버금가려합니다.
겉은 유치하지 않고,
속은 비겁하지 않은 책이어야 합니다.
다행히 이미 마음먹고 시작한 무리가 있습니다.
그 무리를 길에서 만나, 주저없이 한 가운데 끼어들게 됐습니다.
또, 어느 농촌웹진을 빌어 한달에 두번쯤은
좋은 마을을 찾아, 사람사는 세상에 알리기도 할겁니다.
한동안 수도권에서 서식하며 작업을 하게 되지만
멀지 않은 훗날, 마을로 내려갈 때
싸들고 내려가 소일하기에
알맞는 일거리라는 포석도 깔고 있습니다.
어차피 마을에서 농사만 짓고 살아가기는 심심합니다.
농사야 일이 아니라 숨쉬기나 같은 생활일텐데
숨만 쉬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기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책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집을 짓든, 아이들을 가르치든,
마을에서 심심하지 않을 생업은 긴요합니다.
마음먹은 바와 전혀 다를 바 없이
몸도 능히 잘 지낼 수 있도록
작은 방과 적은 끼니와 바꾸고,
편애하는 딸 들이의 빵과 책도 더러 사줄 푼돈도
한두푼 모아보려 합니다.
그래서, 일과 삶과 놀이가 하나되는
책 마을로 분연히 떨쳐 나아가려고 합니다.
'좋은 책 만들기로, 좋은 마을 만들기'
즐겁고 비장합니다.
- 수도권에서
오래된미래마을(http://cafe.daum.net/Econet) 원주민 정풀홀씨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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