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오줌누러 나왔다가 하늘을 보면 별이 떠 있습니다.
간결하게 2004-09-04 11:10:08 | 조회: 5020
제 사는 골짜기 이름이 「샛골」입니다

치악산 동남편 해발 사백미터쯤 됩니다
행정구역으론 원주에 속해있지만
개울 건너가 영월이고
근처 저수지를 지나면 제천 땅입니다

제 집 낙수물이 떨어지면
서마니강, 주천강, 평창강, 서강물이되어
영월에서 단종유배지 청령포를 돌아
동강과 합쳐집니다

「남한강」이란 이름얻어
단양 충주, 여주 양평을 지나
양수리에서 북한강을 만나
「한강」이라는 이름으로
서해로 흐르고 있습니다

아는 이들이 가끔 제집으로 술타령 와서는
「색꼴」에오니 술맛이 어떻다는 둥 농음(弄音)으로
「샛골」에 나보다 먼저 살고 있는
나무며 들풀들을 희롱하는 겁니다

여러번 참다가
다행히 저 혼자 사는 골짜기라
이름을 바꿔 불렀습니다. 「우화치(羽化峙)」라고

제가 사는 곳을 「우화치」라 이름한 것이
소동파라는 이가 적벽에 놀러가
취중에 흥얼거린 우화등선(羽化登仙) 이 아니라
날개는 좌우로 날고
아무데로 흐르는 개울물에
반영(反影)이고 싶어서입니다
번데기가 벌레 되는 사전적 의미로부터 반영입니다

누군가 꽃이 폈다고 해서 보면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오줌누러 나왔다가 하늘을 보면
별이 떠 있습니다

문자적이고 합리적인 요령보다
길에서 쉬지 않는 나그네 문법으로 걸어가겠습니다
나뭇잎 다 떨어지고 눈 쌓이는 겨울을 미리 준비하겠습니다

달도 없는 밤에는 공지선(空地線)만 선명합니다

우화치에서 金白軒입니다

추신
제 나이 마흔 하나되던 해
나라살림이 거덜났다고 떠들썩 할 때
대통령 뽑는다고 어수선할 때
십년 작정하고 골짜기로 들어갔습니다.

맨땅에 머리 박는 심정으로
이제 칠년 쯤 지났는데
아직 털어내지 못한 미련도 있으며
바람불면 눕는
들풀에게 배우는 요령도 어지간합니다.

알리는 말씀은
이곳 골짜기가 내 몫만은 아닌 것 같아서
땅을 좀 팔아 볼 속내를 담아
이웃을 청하는 광고를 드립니다.

연락처 011-364-0022 , 033-761-6164 reversein@hanmail.net 김백헌
2004-09-04 11:10:08
답변 수정 삭제
목록 글쓰기
게시물 댓글과 답글 3
  • 구름나그네 2004-09-06 20:01:43

    치악산 <샛골>에서 혼자 7년을 사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어딘 지 감을 잡을 순 없습니다만, 한 번 가보고 싶네요.
     

    • 지리산숨결 2004-09-05 09:35:32

      반갑습니더.
      그렇게 칠년을,, 대단하십니다. 호기심이 꽉차오름니다. 헉헉헉~~~
       

      • 늘푸른유성 2004-09-04 18:38:02

        그 깊은 산골에 왜 혼자 사시는 감유.심심해서 어쩐데유.에고 걱정이...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공지 후원자 전용 카카오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습니다. - 2024-08-23 124432
        공지 8월 20일 후원자님들 자닮농장 방문, 뜻깊은 자리였습니다.(사진있음) (54) 2024-05-27 583921
        공지 후원자 분들과 매월 말 줌(ZOOM)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 2024-05-23 488317
        공지 자닮농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실시간 공개되고 있습니다. (13) 2023-05-19 1824915
        1939 다들 웃고 있을때 이 아이는... (3) - 2004-10-24 4141
        1938 무소유님, 다버리자!!!! 황금들판!!!! (7) - 2004-10-23 4155
        1937 감사 합니다 (2) - 2004-10-23 4680
        1936 악양의 다랭이논 "쌀밥의 추억" (9) - 2004-10-22 4072
        1935 귀신 모기 (13) - 2004-10-22 4560
        1934 백두대간 조항산 기슭에서 배과원을 하는 유병권님!! (11) - 2004-10-22 4452
        1933 (7) - 2004-10-22 4158
        1932 피곤하신 숨결님 화이~~~~~~~~팅 (2) - 2004-10-21 3773
        1931 연습 (5) 2004-10-21 3592
        1930 단감농장 견학을 ... (4) - 2004-10-21 4330
        1929 토미 감사 합니다. (1) - 2004-10-21 3914
        1928 단풍이 절정에 다다른 형제봉........... (4) 2004-10-21 4011
        1927 이런 일출은요~~~ (4) 2004-10-20 4293
        1926 영덕에 이옥매님과 아드님, 우~~~ 멋지네요. (8) - 2004-10-20 4426
        1925 가을이라 그런지... (9) - 2004-10-20 4336
        1924 시골의 삶이 힘들고 지칠때.. (7) - 2004-10-20 5140
        1923 행복한 가정이 모든 힘을 만들어 내나봐요. (2) - 2004-10-20 4578
        1922 <수도권편지 1> 신도림 驛에서 (4) 2004-10-20 4112
        1921 숨결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1) - 2004-10-20 4614
        1920 8년 만에 만난 예쁜 조카. (13) - 2004-10-20 4411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