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꽃에게 물었습니다.
사람 ... 여기서 무엇을 위해 살고 있니..?
꽃... 무엇을 위해 사냐고요.. 무슨 말이죠?
사람... 네 삶의 목표 말이야.. 이상 꿈같은 것..
꽃... 아아.. 바람.. 구름.. 비... 가끔씩 찾아오는 새들.. 벌.. 나비들 말인가요..
사람... 그런 것 말고.. 연금이나. 적금. 미래의 행복 같은 것 말이야
꽃... 우리에겐 햇빛과 물과 흙이 있으니 연금이나 돈 같은 것은 필요 없답니다.
사람... 꽃아 너무 욕심이 없구나.. 행복해지려면 욕심이 많아야 한단다.
꽃... 욕심이 많으면 행복해지나요?
사람... 그렇단다..욕심이 있어야 적금도 들고 재테크도하고 투자도 하고 그래서 돈을 많이 벌게 되고 그럼 행복해진단다.
꽃... 아~~ 돈이 많으면 인간들은 행복한가요?
사람... 그래.. 이제야 알아 듣는구나.. 바로 그거란다..
멋진 미래를 위해서 항상 돈을 준비해야 한단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말이야...
꽃... 그럼 당신은 지금 행복하지 않나요?
사람... 나는 지금 적금을 두 개 넣고 있고 두 가지 직업을 가지고 있단다. 또 재테크를 위해 부동산 정보를 알아보고, 저녁에 재테크 교육강좌를 듣고 있단다. 그리고 주식 투자도 하고 있고 또...
꽃... 우와....그럼 언제쯤 당신은 충분히 돈을 벌게 되죠...
사람... 충분하다고... 얼마나 벌면 충분하냐.. 어려운데...
우리는 계속 성장해야 되는 거야.. 돈도 계속 벌어야 하구.. 그렇게 해서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거란다. 계속해서 말이야...
꽃....
어디가 충분한지 모른다면 당신은 언제쯤 행복해질지도 모르겠네요...
우린 지금 충분하답니다.
그러니 우린 행복하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자 들꽃은 환하게 웃었다.
여기 찍은 꽃들은 모두 군사지역에서 찍은 것들입니다.
아무나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지요.
바로 미시령에서 향로봉으로 가늘 길에서 찍은 사진이랍니다.
군부대의 인솔이 없이는 갈 수 없는 땅이어서 그런지 들꽃들이 참 많이도 피어 있더군요.
원시인에게 쏘아 대는 총알처럼
저 꽃들에게는 갑자기 더워지는 기온...산성비.. 그리고 인간의 폭력에 저항할 힘이 없습니다.
이 꽃들이 앞으로도 그곳에서 영원히 피어서 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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