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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고향을 달리며..."책"
파르 티잔 2004-09-25 11:12:25 | 조회: 4794
고향에 내려왔다.
지리산에서 필요한 물건들만 대충 챙겼는데 차 안에 가득하다.
무슨 놈의 옷이 이렇게 많은지..
그 동안 산 옷만 평생 입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옷 사는 것은 자제 해야 할 것 같다.
옷도 잘 사지 않는데.. 아마 미련이 많아 버리지 못해서 일 것이다.

그리고 책...
400여권이 넘는 책들이 차를 가득 채운다.
책 속에는 그 동안 내가 걸어온 길들이 그대로 있는 것 같다.
사회과학서적에서 출발하여 소설책을 넘어 잠시 정비기기를 팔면서 구입했던 자동차 공학.. 그리고 오토미션, 전자제어.. 잠시 그런 책들이 보이다가 html, 윈도우, 엑셀, 파워포인트, 전자 상거래를 넘어 고객관리, CRM, 마케팅에 관한 수없이 많은 책들.. 포지셔닝, 관계 우선의 법칙, 브랜드 관리론, 원투원 마케팅, 너무 많다.
그리고 리더쉽에 관한 책들도 서너 권, 경영에 관한 서적들.. 일본어에 대한 책들...그리고 다시 소설책, 스콧 니어링 자서전, 조르바, 그리고 환경에 관한 책들, 소농, 굶주리는 사람들을 넘어서 자연농업에 관한 책들까지...
그리고 또 잠시 나를 유혹했던 이런 이런 책들이 나를 쳐다본다.

다른 것을 사기를 싫어 하면서도 내가 아끼지 않고 사는 것이 책이다.
한 달에 월급에 10%는 책을 사자고 다짐했는데..
대학교부터 지금까지 밥은 굶어도 책은 사봐야 한다는 똥 고집에 무슨 책 귀신이 붙었는지 이런 이런 책들은 수없이 사고 보았다.
머리 속에는 뭐가 들었는지 이젠 나도 수 없다.

단지 내가 책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다양성에 대한 인정과 겸손이었다. 아직도 격양되고 분노를 참지 못하는 성격이 튀어나와 나를 괴롭히지만 언젠가는 고요한 평화와 평정의 시간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아마 책을 보지 않았다면 나는 아주 교만하고 이기적인 인간이 되었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 읽을 책들은 나를 교만하게 했고
대학교 때 읽은 책들은 나를 교조적이고 독선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서른 살이 되어서 읽은 책들은 나를 자연과 평화로 인도했다.
좋은 책은 좋은 사람을 만든다.
많은 책은 그를 편견에서 벗어나게 하고
소설은 세상살이를 알게 하고
시는 세상을 낯설게 보게 한다.


내가 책을 선택하는 방법은 좋은 출판사를 선택하는 것이다.
출판에도 올곧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절대 나쁜 책을 출판하지 않는다.
논지가 있고 지향점이 있고 이루고자 하는 사회가 있는 출판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침 공기가 아주 선선하고 달리기엔 안성맞춤이다.
노랗게 익어가는 황금들판을 오늘은 마음 편히 감상한다.
익어가는 들판처럼 마음도 풍성해져야 하는데...

오늘은 다음주 하프마라톤 대비해서 15키로 지속 주 훈련을 하기로 한다.
몸도 풀지 않고 출발한다.

우리동네 코스는 처음이 바로 언덕이다.
언덕을 치고 오르면 낮은 야산들이 나타나고 낮은 산들 사이로 난 도로를 따라 달린다.

3키로 지점을 지나면 양 옆으로 메타 세콰이어가 심어져 있고 내리막길이다.
다시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이 시작하는 내촌 마을을 지나서 죽산을 지나 신흥리를 넘어 사급들판을 지나면 다시 소산이다.
여기까지 오면 딱 10킬로미터가 된다.
오늘은 15킬로미터를 달리기로 했으니 뒤로 돌아서 5킬로미터를 마저 채운다.

자농 식구들 모두 모두 즐겁과 달처럼 환한 명절 보내세요.
아픔이 있다면 잠시 떠나 보내시고...
기쁨이 있다면 가족들과 두배 세배로 즐기시고요...

자농 아자!!

이 땅의 농민들 모두 아자 아자 !!

지구촌의 모든 생명들 아자 !! 아자!! 아자!!!
2004-09-25 1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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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3
  • 지리산숨결 2004-09-25 12:35:11

    운명이면 잘된다는 말씀???

    음... 넘 부담된당~~~~
     

    • 문사철시서화 2004-09-25 11:56:27

      파르티잔님의 '아름다운 동행'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조만간에 저와도 인사를 나누십시다.
      운명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릅니다.
      님과 자농닷컴의 만남이야말로
      하늘이 미리 알고 정하신 '운명'입니다.
      마라톤으로 잘 단련된 건각으로
      큰 활약하시길 기대합니다.
      추석 잘 보내세요.....
       

      • 지리산숨결 2004-09-25 11:25:24

        잘지네요.
        식구들 이것 저것 챙겨 이제 보내고 들어왔습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중,고등학교 때 읽을 책들은 나를 교만하게 했고
        대학교 때 읽은 책들은 나를 교조적이고 독선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서른 살이 되어서 읽은 책들은 나를 자연과 평화로 인도했다.

        그래요. 천만다행입니다.
        아직도 여전히 교조적이고 독선적인 사람들이 많어요.
        그런사람들 보면 끔찍한데 변하지 않는 것이 지키는 걸로 아는거죠.

        자연과 평화로... 그래서 이렇게 만나게 되어
        천만다행입니다. 휴~~~

        어제 라디오 배철수코너에서 철수형님이 이런말을해요.
        "저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뿌여져요. 20대에는 무엇이든지
        선명했는데... 지금은 사랑도 뭔지 모르겠어요" 라구요.

        저도 요즘, 아니 지리산에서 내려와 이찌된 일이
        가치관 등등이 점점 뿌여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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