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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추석 노래자랑
강변연가 2004-09-28 20:22:48 | 조회: 4241
일찌감치 차례를 지내고
바로 곁에 있는 할머님 산소에 성묘를 하고요.
울아버님 그러시대요.
오늘 바쁘지 않으면 하루 놀자고요.
어제 공주로 놀러가자고 말씀드렸는데
새겨듣지 않으셨나봐요.
"아버님 어디 가시고 싶으신데 있어요?"
"공주에서 좋은 구경이 있다더라."
"네에~안그래도 거기 가려고했어요."

엄닌 못가신대요.
걷는거리가 많아서 다리 아파 못 간대요.
"아버님이 업고 가시죠."
"너무 무거워 못 업는다.80키로를 어찌 업냐?"
"이젠 그렇게 안나가잖아요."
"그래도 못 업는다.집에 있으라고해야지."

포도 세송이랑 약밥이랑 부침개 조금 챙겨서
출발을 하며보니 열한시가 넘었어요.
사실은 외출을 하려고드니 입을 옷이 마땅찮아서
옷 찾느라 시간이 걸렸어요.

그냥 씨름대회만 하는 줄알았더니
송해씨가 진행하는 전국 노래자랑도 하네요.
백제체육관 2층으로 자릴 했는데
어떤 여자분이 풍선을 주는거에요.
조 규철이란 이름이 크게 써있어요.
"누구에요?씨름선순가요?"
"아뇨~오늘 초대가수에요.나오면 막~흔들어주세요."
"음~조규철이란 가수도 있어요
우리 동네엔 조승구란 가수네 본가가 있는데요."

울아버님 한 개 울실랑 한 개 나 한 개
아이들 마냥 멀뚱히 풍선 하나씩 들고 있는데
앞좌석에 앉았던 여자분이 말을 걸어오는거에요.
"조승구란 가수가 있어요?"
"네에~꽃바람 여인 부른 가수 있잖아요."
"아~네에~전요.12시 10분부터 노래자랑 한다는데요.10시 10분인줄알고
택시 타고 왔지 뭐에요."
"어디서 오셨는데요?"
"신관동이요."
"아~공주대학교 있는동네군요.전 산림박물관 있는데에요."

그렇게 말을 트다가 결국 자릴 옮겼어요.
의자를 타고 넘어가 맨 앞으로 나갔죠.

전국 노래자랑이라는거 아주 우스웠어요.
방송 진행이 모두 그렇겠지만
앞에선 피디 한분이 열심히 손짓으로 박수를 유도하고요.
생방송인지라 박수치는 연습,환호하는 연습도 많이 했네요.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박수도 얼마나 쳤다고요.

드디어 가수 조규철이 나와 노랠 부를 때
우리도 팬클럽사람들인양 열심히 풍선을 흔들었어요.
연가가 고갯짓하며 풍선 흔드는게 화면에 잠깐 비치더군요 후후~
추석 노래자랑 보신분이라면
조규철이 노래부를 때 2층에서 풍선을 흔드는
브이넥 깊이 파인 검정색 니트를 입고
안경을 쓴 여자를 보셨을지 모르겠네요.
그 왼쪽 옆엔 물론 울아버님 계셨구요.

말을 걸었던 그 여자분은
끝까지 사근사근 말을 걸어오대요.
도대체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데
손자가 다섯이라는거에요.
"연세가 어찌 되셨어요?"
"예순 넷요 호호~"
1년반 전에 초등학교 교직을 퇴직하고
지금은 스포츠 댄스를 배워서
전국을 무대로 공연도 다닌대요.
어쩐지~~젊게 사는 비결이 있는것 같더라고요.

"있잖아요~옆에 계셔서 정말 좋아요."
"저도 좋은데요."
혹시 다음에 들어오면 초대하려고 물었더니
컴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고 안한대요.

다시 만나보고 싶은 분이었지만
인연이 있다면 어느곳에서건 다시 만나지겠지싶어
그냥 돌아왔어요.
울아버님이 집에서 테레비 보는게 낫다시잖아요.
그래도 전 아주 재밌었는걸요.
생방송 구경도 하고요.
티비에 얼굴도 잠깐 나오고요 호호~
2004-09-28 20: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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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7
  • 강변연가 2004-09-30 11:32:25

    흠~에고 아까워라~테니스라켓 줄 매는덴 3~4만원이면 되던데.........우리 동네로 산마캐러 오라니께.그래야 나두 캐지.  

    • 늘푸른유성 2004-09-29 23:15:50

      지금이 몇시랴? 에고 팔 아프게 배드민턴 치고 왔네. 근디 배드민턴 치다 돈좀 해 먹었네. 라켓에 줄 두개 합이15만원 에고 아까워...
      낮에는 산에서 살았지 성묘하러 갔다가 약초도 캐고 산마도 캐고..
       

      • 지리산숨결 2004-09-29 21:18:56

        zzzzz ㅋㅋㅋㅋㅋㅋ 브이넥크~~~  

        • 강변연가 2004-09-29 21:12:19

          어라~구름나그네님.지금 컴에 계시구만요.
          반가워요.무쟈게요.흠~
          답글 올리고 3개가 뜨길래 깜짝 놀랐잖아요.
          늘푸른유성은 금산 시댁에 가더니 꼼짝도 안하네요.
           

          • 강변연가 2004-09-29 21:10:23

            아이들이 없으면 횡재하는건가요?
            오잉?두분이 뭐할라고 횡재란 말까지?
            와아~수상타요.
            호호~우리 동네 이장이 그러대요.
            "형수님 테레비에 나오던데요.근데 형님은 어딨었어요?"
            바로 옆에옆에 있었는데......
            아버님을 가운데 두고서리~
            울아버님 욕심도 과하시지요.
            아들 며느리 가운데에 꼭 앉으시더라고요.

            어젠 좀 섹시하게 입고 나갔더랬어요 호호~
            브이넥 검정니트에 꼭 달라붙는 윤기나는 검정 바지를 입고요.ㅎㅎ
            쳐다보는 이들이 다들 노인네들 뿐이라 김 팍 샜지요 머~
            왜 씨름판엔 노인네들만 오는겨?

            새팥 보내오시면 잘 받아서 내년에 꼭 심어서 맛난 밥 해먹을께요.
             

            • 구름나그네 2004-09-29 21:06:51

              강변연거님!
              고생했슈
               

              • 지리산숨결 2004-09-29 08:17:50

                지는 추석 연휴 뿐만아니고 토요일부터 오늘까지
                무려 5일을 이곳 악양골에서 푹 삭이고 있습니더...

                새로운 일의 시작, 새로운 식구 맞이할 준비 등등으로 분주하게 보내다보니 벌써 마지막 연휴네요. 으~~~~~~ 넘 아쉽다.
                그러고 보니 태어나서 이런 여유로운 긴 시간을 보낸것이 처음인듯합니다.

                부모님은 자식손자 못보시는 안타까운에 전화만 연방하시다가
                그제 전화를 다시 하십니다.
                "야들아~~~~ 아들 기차 태 보내!!!"
                그려서 아이들 기차태 보내고(완전히 횡재??) 홀연히 이곳을 지키고 있읍죠. 새팥은 조만간 보내드리겠습니다. 핫하~~~

                "브이넥 깊이 파인 검정색 니트??"
                무지 멋쟁이실것 같은 강변연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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