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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아버지는 말이 없으셨다.
파르 티잔 2004-10-04 15:28:10 | 조회: 3974
아버지는 말이 없으셨다.

아버지 땅을 파시죠?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그 땅 팔아서 쓰시고 가세요?
추석과 설날같은 명절이 되며 나는 아버지에게 그렇게 말하곤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말이 없으셨다.

아버지! 그 땅 남겨 둬야 형제들끼리 싸움만 합니다.
얼마 되지도 않는 땅인데 파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묵묵히
아버지는 말이 없으셨다.

아버지는 새벽이면 땅으로 가셨고 땅에서 돌아오셨다.
그렇게 평생 가난한 농사를 지으신 아버지가 애처로웠다.
그런 땅이니 팔아서 편하게 사시기를 바랬다.

나에게 땅은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상품이었다.
아버지에게 땅은 땅일 뿐이다.
그래서 그는 말이 없었던 것 같다.
팔 수 없는 것을 팔라는 자식의 말은 이미 말이 아니니까.

지난 설날 아버지와 대화중에서------

자판을 두드리면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예전에 썼던 이 글이 생각나서 올렸습니다.

요즘 땅 팔면 얼마씩 더 처 준다면서요.
농사를 자꾸 포기하라고 권하는 사회에서 울 아버지는 언제까지 농사를 짓고 사실까요.
그게 천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인데...

어제 김제 지평선 마라톤 대회에 나갔는데 부모님이 응원을 나오셨습니다.
아들이 뛰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기 위해 목 감기로 일주일간 골골한 몸을 끌고 대회에 나갔는데 그냥 환하게 웃는 그 모습만 봐도 제가 좋더군요.

코스모스가 환하게 핀 김제 벌판은 곱기만 한데
자꾸 황량한 바람만 불어오네요.
곡식은 누렇게 황금색으로 익어가는데 말입니다.
우리 농촌이 언제쯤 환한 웃음을 지을 수 있을까요....
2004-10-04 15: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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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2
  • 늘푸른유성 2004-10-05 08:28:11

    제가 엄마한테 늘 하는 말이 제발 집이나 땅을 팔아서 밖에서 편하게 살다 가라고 하는 겁니다 집이 400평인데 땅 값이 제법 나가니 엄마 아버지 자식 한테 주지 않으면 편히 살다 가실 텐데 엄마는 지금도 장으로 밭으로 아들들 돈 주며 살고 있습니다.지금도 큰 아들은 엄마 없으면 안되는 한심한 삶을 살고 잇네요.  

    • 노래하는별 2004-10-04 17:42:11

      저도 할 말이 없네요
      언젠가 농사를 짓지않고 땅을 놀리면 돈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정말 놀랐었습니다 그런데 땅을 팔아도 돈을 더 쳐주는군요
      우짤라고 그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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