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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시골의 삶이 힘들고 지칠때..
시냇물 2004-10-20 16:26:40 | 조회: 5145

태풍이 일본으로 건너가고 있다더니
하늘엔 시커먼 구름을
바람이 이리저리 끌고 다니고 있습니다

첩첩산중의 아는분이 벼를 베지 못하고 있어
며칠째 산돼지 피해로 울며 전화가 와
바쁜일 잠시 접어두고
남편은 콤바인을 끌고 갔습니다
하우스를 늘리다 보니 논농사는 줄이고
이제는 자경논이랑 집바로 옆만 임대하고 있거든요
물론 기계로도 남의것을 해줄 엄두도 못내구요

얼마전 어느 방송 드라마에서
꼬맹이가 "엄마 동전은 양면이 있는거야"라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나자신에게 항상 이런 말을 합니다
"ㅁㄴ야
지금 이 상황이 내가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꼭 부딪혀야 할 상황이라면
행복한 쪽,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농사를 짓는 나를 바라보는 다른이의 눈빛을 볼때
한쪽 어깨가 약간 처지려고 합니다
그럴땐 마당의 벤치에 앉아 책을 읽거나
널직한 큰돌위에 앉아
아름다운 나의 정원(남이 보기엔 아니예요^^)을 보며
나에게 이야기 합니다
"ㅁㄴ야 넌 이런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잖니?"

먼지를 뒤집어 쓰며 열심히 추수를 하고
더운 하우스 속에서 부지런히 손을 놀렸는데
그 수고한 값이
고스란히 농협으로 들어갈때
..
두어깨가 추~ㄱ 쳐지고 맙니다
그럴땐 남편이랑 손을 잡고
앞으로 더 나은 내년을 떠올립니다
"우리 그래도 올해 요만큼이나마 갚았네?" 하면서.. ^^

한여름의 뙤약볕 속에서 일할때에도..
허리가 넘 아파 제대로 서지 못할때에도..
옷에 더러움과 땀냄새가 가득 묻혀져 있을때에도
..
따뜻함과 포근함이 있는,
샤워기의 뜨거운 물에 모락모락 김이 서릴
나의 집을 생각합니다

삶의 모든 조건 속에서
농부의 삶이 가장 힘들고 지칠지라도
그 많은 힘들고 지침 속에서
저는 그중의 작은것
나를 행복하게 하는것을 찾으려 애를 씁니다

그 누구보다도 나자신을 위해..
.
.
.
.

너무 이기적인 생각인가요?
.
.
.
.


2004-10-20 16: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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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7
  • 구름나그네 2004-10-20 20:52:18

    방금 시냇물님네의 행복한 모습을 요아래 숨결님이 올리신
    사진을 통해 뒤늦게 보고나서는
    위의 제 글을 삭제할까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둡니다.
    계속 행복하시길...
     

    • 구름나그네 2004-10-20 20:48:36

      저 자신이 잘 살지 못하면서 감히 조언을 해드릴 수가 없을 것
      같네요. 힘들고 지친 분을 보면 제 처지를 보는 것 같아
      몇 마디 위로의 말씀을 드릴 수는 있는데...
      열심히 그리고 잘 사시는 분에게는 어쩐지 조언하기가
      두려워집니다. 그렇지만...
      내일을 위해 그래도 오늘 땀흘려야 하지 않을까유?
       

      • 늘푸른유성 2004-10-20 19:03:46

        젊을때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해서 돈 많이 버세요. 전 나이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몸이 많이 지쳐서 농사를 자꾸 줄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꾸만 커가고 돈은 생각만큼 벌리지 않습니다. 그래도 장사가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제가 예전에 친정에 살때 그렇게 돈벌어서 농협 좋은 일만 시켰었어요. 지금은 아니죠. 열심히 하세요.  

        • 들꽃향기 2004-10-20 18:09:10

          다들 좋은 말씀들만 하시네요...
          음~~
           

          • 노래하는별 2004-10-20 18:04:02

            자신을 위하고 존중할 수 있어야
            남을 존중하는 깊이가 깊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시건 농촌이건 어깨쳐지는 생활들이 많은 시대인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현명한 처신이 필요하다느 생각입니다
            멋있습니다 시냇물님
             

            • 난초향 2004-10-20 17:07:24

              그럼요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사랑하며
              행복을 찾는 중에 누구보다 빛나는 삶이 되리라 믿습니다.
               

              • 무소유 2004-10-20 17:01:47

                전혀 아닙니다..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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