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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데모 해 보셨나요?
늘푸른유성 2004-11-04 12:18:49 | 조회: 3738
월요일에 장사를 하고 왔더니
엄마가 전화를 하시데요.
야! 금요일에 대구로 데모를 하러간다는디
안가면 벌금이 4만원 이라더라.
그래서 내가 대신 가기로 했다.
울 엄마 올 6학년6반 이시거든요.
전민동하고 장이 겹쳐서 우린 태평동으로
엄마는 전민동으로 장사를 하러 가셨는데
아마도 대구로 데모를 하러 간다고 한 모양입니다.

저요. 학교 다닐때도 데모 같은거 안했습니다.
근디 이놈이 돈이 뭣인지...
노점에서 장사를 하니 자꾸만 구청에서
장사를 못하게 하는 겁니다.
그래서 작년엔 유성구청으로 툭하면 가서
데모를 했지요.노래도 부르고 소리도 지르고...

서울로도 몇번 갔는데요.
기억에 남는 데모가 한번 있었죠.
박모씨가 분신자살을 해서 모두들 서울 어느 구청으로
갔는데 전국에 노점상들이 다 모인것도 아닌데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모였더군요.
구청을 빙 둘러싼 전경들...
취재를 나온 기자들 ...
몇시간이 지나도 전경들 어느 누구하나 움직이질
않는거예요.
세상에 쟈들은 소변도 안보나...

갑자기 우리 대전 촌놈들한테 인심이나 쓰는것처럼
앞장을 서라고 하데요.
앞에는 남자, 뒤에는 여자..
나중에사 알았죠. 그것이 얼마나 위험하다는것을...
전경들의 몽둥이가 날라오고 , 뒤에서는 전진하라며 밀고...
누군가 머리가 터지고 비명소리가 나고...

잠시후
눈 깜짝할 사이에 전경 한명이 우리 노점상인들
손에 잡힌거예요.
순간 이건 아니다 싶었죠.
흥분한 우리네 사람들 틈으로 가서 제가 말렸습니다.
전경이 무슨 죄가 있냐고 자식생각해서
놔 주자고 했습니다.
모두들 흥분해서 저것들이 우리한테 어떻게 한줄 알면서
그러냐고 저를 나무라데요.
그래도 놔 주자고 했습니다.
모두들 자식 키우는 입장이니 놔 주데요.

가끔 철모 속의 그 눈빛이 생각납니다.
저도 아들이 셌인데
어떤 녀석이 전경이 될지 모르잖아요.
엄마야 내일 나들이 가는 심정으로 다녀오시겠죠.

그날 우리 전민동 식구들 두명이 잡혀가서
일주일 뒤에 풀려 났습니다.
내일 또 대구로 가면서 데모가 연습에 구령 연습을 하겠군요.
2004-11-04 12: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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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3
  • 하리 2004-11-04 20:55:04

    정말 체험 삶의 현장 이군요.. 모두들 좋은 방향으로 일이 풀리길 기원할 따름입니다..  

    • 늘푸른유성 2004-11-04 20:05:55

      제가요. 원래 하는일 없이 바뻐요.우리 아버지 닮아서 이야기 좋아하고,엄마 닮아서 손은 빠르고, 그래서 신랑한테 늘 혼나요. 말이 많아서 실수하고 , 저렇게 일을 잘 하면서 안하려고 한다고요.
      오늘이 조 회장님과 동갑이신 울 아버지 생신이십니다.서울에 사시는
      시누 남편 생신이기도 하고요. 너무나 조용한 울아버지 칠순에 떡 부러진 밥상을 못 차리게 해서 그냥 평일 처럼 지나가고 있습니다.
       

      • 문사철시서화 2004-11-04 16:44:03

        삶의 채취가 진하게 묻어나는 님의 글은
        언제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참 열심히 사는 분이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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