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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또 다시 김제로....
늘푸른유성 2004-11-08 08:13:42 | 조회: 4125
요즘 같으면 정말로 김제에 간다는 것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우 값이 바닥 시세라 까딱 하면 기름값도
나오지 않기 때문이죠.

금요일에 김제에 계신 무우밭 할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신 모양입니다.
저 한테 어떻게 하냐고 묻데요.
참 갈등이 생겨요.
공판장에서 돈을 조금만 줘도 이쁜 무우
얼마든지 고르거든요.

어제 시금치를 뜯어 놓고 뭐에 홀린양
다시 김제로 내려갑니다.
1년만에 내려가니 차만 타면 잠을 자는제가
잠을 안자고 밖에 경치 구경을 했습니다.
남편은 참 이싱하다는듯 자꾸만 저를 봅니다.

전주라는 간판이 보이며 갑자기 경치가
확 바뀜을 느낍니다.
어머나 세상에...
보름정도는 세월이 늦게 오는 모양입니다.
나뭇잎 옷 색깔이 달라요.
이제 물들려고 폼잡는 놈도 있어요.
대전은 홀딱 벗은 놈도 많은데...

낯익은 경치 낯익은 길.
몇년을 두고 다녀서 그런지 이젠 고향 같습니다.
서전주에서 빠져 나와 김제 만경에
도착하니 오마나 세상에...
아글씨...코스모스가 제철 마냥 곱게 피어있습니다.
서해안 고속도로 IC 입구에서 몇미터
떨어진 곳이 무우밭 입니다.

저요. 지금 감기란 놈하고 씨름하는 중입니다.
심한것은 아니고 머리가 아프고 , 속이 아프고, 목소리가 안나오고,
에궁...

남편이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고 저는 잠깐 눈을
붙였습니다.
한참만에 할아버지 내외분 하고 남편이
오는데, 흥정이 끝난 모양입니다.
할아버지는 단감과 대봉감을 듬뿍 가져오셔서는
먹으라고 내 놓습니다.

깜깜한 밤이 되서야 작업이 끝났습니다.
올때 고속도로 밀리는 것을 봤기 때문에
국도로 접어 들었습니다.
대야를 걸쳐 용안 , 그리고 강경에 도착하니
젖갈들 파느라고 정신이 없데요.
논산을 저쳐 연산 , 그리고 진잠 ...

이제는 이놈들 시집보내는 일만 남았습니다.
재수 있게 팔아야 작업 끝났을때 할아버지 한테
얼마라도 더 드릴텐데요.
2004-11-08 08: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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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5
  • 강변연가 2004-11-10 22:48:06

    ㅎㅎㅎㅎㅎㅎㅎ쓸쓸하기까졍?
    김제의 그 무는 너무나 달고 맛있어서
    해마다 인기가 하늘높은 줄 모르죠.
    올해도 역시나!일겁니다.
     

    • 늘푸른유성 2004-11-09 08:27:43

      파르티잔님 안녕하세요. 한동안은 제가 김제를 더 많이 가 볼것 같네요.무우 세워 놓고 비가 안와서 올해는 농민들 가슴께나 타게 했는데 무우 배추 값이 헐해서 밭떼기를 모두 취소 당한답니다. 예약만 해놓고 인건비에 운임등이 맞지 않아서 모두들 포기하고 오질않는다네요.
      별님요. 해마다 무우 작업끝날때는 할아버지 한테 몇십만원씩 더 드리고 왔어요.어제 팔아보니 느낌이 좋습니다.뽑아간 무우를 모두 팔았거든요.
      나그네님 정말 오랜만이예요.이젠 여유가 좀 생기셨나요.나그네님이 없는 자농은 웬지 쓸쓸해서....
       

      • 구름나그네 2004-11-08 10:07:18

        인연을 소중히 여기시는 늘푸른유성님!
        오랜만이군요. 저도 그동안 바빠서 오늘에야 맘먹고 자농닷컴을
        잠시 훑어봅니다.
        김제 할아버지를 돕고자 하시는 그 정성이 하늘에 닿아 무우가
        잘 팔리리라 믿습니다. 화이팅!
         

        • 노래하는별 2004-11-08 09:47:50

          잘 팔렸으면 좋겠요
          그러면 할아버지께 조금 더 웃돈 드릴 수 있고
          그러면 유성님과 할아버지도 흐뭇할 수 있을텐데
          아자! 많이 파셔유~~~
           

          • 파르 티잔 2004-11-08 09:00:09

            김제에 가셨군요. 제 고향인데. 저도 몇 년 전에 부모님이 키운 배추를 직접 팔아 본적이 있습니다. 어찌나 값이 헐하던지...... 차마 말을 못하고 은행에서 돈을 찾아서 더 드린 적이 있는데ㅡ,,,, 그때 생각나네요.
            농산물..
            키운 사람의 정성을 안다면 값은 적게 주더라도 그냥 공산품처럼 돈으로만은 따질 수 없는 것이 그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아주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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