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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어머니와 나무
늘푸른유성 2004-11-10 13:32:43 | 조회: 4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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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니를 건네며 어머니는 말씀하셨지요. "매끈하고 단단한 씨앗을 골라라. 이왕이면 열매가 열리는 것이 좋겠구나. 어떤걸 골라야 할 지 모르겠더라도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아라. 고르는 것 보다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물건을 살때는 아무에게나 가격을 묻고 덥석 물건을 집어들지 말고, 먼저 장안을 둘러보고 사람을 찾아 보렴. 입성이 남루한 노인도 좋고, 작고 초라한 가게도 좋을 것이야. 그리고 고마운 마음으로 물건을 집어들고 공손히 돈을 내밀어라.
오는 길에 네 짐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오는 길이 불편하다면 욕심이 너무 많았던 게지. 또 오늘 산 것들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는 말아라. 사람들은 지나간 것에 대해 생각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곤 하지.
씨앗을 심을 때는 다시 옮겨 심지 않도록 나무가 가장 커졌을 때를 생각하고 심을 곳을 찾으렴. 위로 향하는 것일수록 넓은 곳에 단단히 뿌리를 내려야 하는 거란다. 준비가 부실한 사람은 평생 동안 어려움을 감당하느라 세월을 보내는 법이지.
모양을 만들기 위해 가지치기를 하지 말아라.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해선 더 많은 잎들이 필요한 법이란다. 타고 난 본성대로 자랄 수 있을 때, 모든 것은 그대로의 순함을 유지할 수가 있단다.
낙엽을 쓸지 말고, 주위에 피는 풀을 뽑지 말고, 열매가 적게 열렸다고 탓하기보다 하루에 한번 나무를 쓰다듬어 주었는지 기억해 보렴. 세상의 모든 생각은 말없이 서로에게 넘나드는 거란다.
우리는 바람과 태양에 상관없이 숨을 쉬며 주변에 아랑곳없이 살고 있지만, 나무는 공기가 움직여야 숨을 쉴 수가 있단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것과 나무가 움직여 바람을 만드는 것은 같은 것이지.
열매가 가장 많이 열렸을 때 따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며칠 더 풍성함을 두고 즐기는 것도 좋은 일이지. 열매 하나하나가 한꺼번에 익는 순간은 없는 거란다. 어제 가장 좋았던 것은 오늘이면 시들고, 오늘 부족한 것은 내일이면 더 영글 수 있지. 그리고 열매를 따면 네가 먹을 것만 남기고 나눠 주렴.
무엇이 찾아오고 떠나가는지, 창가의 공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렴. 나무를 키운다는 건 오래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야. 그리고 조금씩 다가오는 작별에 관해서도 생각해야 한단다.
태풍이 분다고, 가뭄이 든다고 걱정하지 말아라. 매일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면 나무는 말라 죽는 법이지.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란다. 모든 생명있는 것들은 아프고 흔들린다는 걸 명심하렴..."
그대가 주었던 씨앗 하나... 마당에 심어 이제는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그대 떠난 지금도... 그래서 웃을 수 있습니다.













2004-11-10 13: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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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7
  • 구름나그네 2004-11-11 01:19:56

    유성님!
    어머님의 마음과 농민의 마음은 같지요. 맞습니다.
     

    • 강변연가 2004-11-10 22:31:07

      너무 이쁘다.
      반성하는 중.
       

      • 파아란 2004-11-10 18:57:11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가을비가 마음을 무겁게 하더니만 좋은글 오늘하루 즐거운마음으로 마무리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행복 하세요..
         

        • 노래하는별 2004-11-10 17:09:12

          지금도 그림 예쁘게 올라와 있는데요 유성님
          좋은 글이네요..
           

          • 늘푸른유성 2004-11-10 16:01:24

            차사랑님 지금 밖에 비가 오잖아요.
            근데요. 아까는 그림이 이쁘게 올라갔었는데 모두 없어 졌네요.정말 속상하네요. 이놈도 컴맹아줌마 알아보나봐요.
             

            • 차(茶)사랑 2004-11-10 15:22:13

              늘푸른 유성님 언제 장사하고 언제 컴하세요
              만은글 잘보고 있습니다

              넘 부지런하시네요
               

              • 늘푸른유성 2004-11-10 13:33:33

                어머니와 농민의 마음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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