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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시래기
강변연가 2004-11-10 22:34:11 | 조회: 4864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단무지용 무를 뽑는 철이고
          그 시래기는 특별히 연하고 맛이 좋아
          시간 나는대로 이틀이고 사흘이고 작업을 해 오는데.

          같은 모임을 하는 성님.
          하천변 2만 5천평에
          봄엔 감자를 심고 여름엔 단무지용 무를 심는데
          작년,그러께 이태동안은 무값이 비싸서
          몇년 농사지을 턱은 하셨을거다.

          올핸 날이 좋아서 채소값이 똥값이니
          무를 갖다 소금에 절여 가공을 한다해도
          제값은 받지못하겠지만서도
          삼십여명 일꾼 들여 매일 작업중이라는데
          이제 겨우 삼분지 일을 하셨다네.

          비는 온다지.
          아침 일찍 나섰는데도
          수하엄마랑 밭에 도착하니 열한시하고도 사십분이다.
          성님은 뵙지도 못하고 아저씨하고만 인사를 하고
          두렁에 달라붙어 시래기를 모으는데
          수하엄마 정자는 모으고 난 다듬는다.
          어라~
          비가 온다더니 정말 오네.

          다듬던 손 멈추고 그냥 모으기만하자.
          일머리라고는 전혀 모르는 정자.
          "올핸 좀 많이 늘었지?"
          자신이 대견하다는 듯이 물어오는데
          물론 첨보다야 낫지.

          내가 너덧개 다듬는 동안 한개 간신히 다듬으니 문제지.
          줄로 묶을테니 가즈런히 모으랬더니
          그것도 빠릿하게 하질 못하여
          내가 모으고 묶고.......
          "난 날라다 놓을까?"
          그래.
          그건 그냥 힘으로만 하는거니까 쉽지.
          그 가냘픈 몸에 힘쓰는게 안타까워
          "한 덩이씩만 날러."

          비는 주륵주륵 오기시작하고
          비닐 한장 머리에 쓰고 챙모자로 누르고
          머리만 적시지 않으며 일을 계속했지.
          시간이라는게 날때나 있지.
          맨날 있는게 아니잖나.

          다른 때같으면 온 밭에 시래기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
          무를 뽑는 일꾼들보다도 많을텐데
          비가 오니 시래기를 줍던 사람들도 다 철수한다.
          여전히 우린 일에만 몰두할 뿐이고.

          트럭을 빌려 오마던 실랑은 언제 올지 모른다나.
          배는 고파 죽겠고 어쩌라고.
          그냥 밭에다 모아놓고는 점심 먹으러 조치원으로 갔지.
          칼국수가 왜그리 맛이 좋을까.

          다 저녁이 되어서야 모아놓은 시래기 싣고
          정자네 시엄니댁에도 내려주고 왔더니만
          울엄니 저녁 안 준다고 야단이시다.
          내 없는 줄 아셨을텐데 그냥 잡숫지........

          갈비나 구워 쌈채랑 싸먹어야지.












2004-11-10 22: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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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9
  • 시냇물 2004-11-14 21:57:00

    연가님
    시래기요리 고맙습니다
    맛있게 해 볼께요
     

    • 강변연가 2004-11-13 21:28:19

      시래기를 삶아서 몇시간 담가두어 검은 물을 좀 빼요.
      송송 썬 시래기랑 된장 고추장 약간 넣어 들기름 한 방울 떨어뜨리고
      바락바락 주물러 양념이 배이게 한 후
      솥에 넣고 좀 볶다가 치익~하고 쌀뜨물을 붓고 끓여요.
      멸치 몇마리 잡아 넣는 것 잊지말구요.
      요즘 표고가 한창이니 표고도 서너장 넣고요.
      마늘이랑 대파 넣어 드시면 됩니다.
      대충해도 맛나는 시래기 철이 요즘이에요.

      연기군에서 생산되는 단무지가
      전국에서 나는 80퍼센트래요.
      엄청 많은 분량이지요?
      그 성님이 2만 5천평 하니깐
      해마다 시래기는 열심히 해다 팔기도 하고 먹기도 하지요.
      올핸 무 값이 너무 싸서 밭에 온통 하얗게 무가 깔렸습디다요.
      작년 같으면 자투리 무도 뽑아서 죄다 절였는데말이죠.
       

      • 시냇물 2004-11-12 20:34:23

        거긴 벌써 시래기 하는군요
        여긴 아직 조금 있다가 해요
        아~ 이제 곧 하겠구나

        근데 전 그 시래기국이 왜 잘 안되는지 모르겠어요^^
         

        • 하리 2004-11-11 13:12:15

          시래기 맛있지요. 비오는날 드셨으니 더 맛있었겠다 찹찹.. ^^*  

          • 노래하는별 2004-11-11 09:10:57

            비를맞으면서 일을 하셨네요
            고단하셨을 텐데 저는 글을 읽으면서 너무 정겨운 그림이 그려지네요^^
            저도 한번 비를 흠뻑 맞으면서 일을하면
            좋은 추억이 될것같은 느낌이네요
             

            • 강변연가 2004-11-11 08:14:30

              음~고소 이야길 하니 먹고싶어지잖아.
              심었더니 하나도 안나는데.
              나그네님.
              욱일아파트 후문쪽에 궁전 손칼국수라고 생겼대요.
              배가 너무 고파선지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겉절이가 일품이고요.
               

              • 차(茶)사랑 2004-11-11 07:13:51

                유성님 고소를아세요
                요즘 고소를 먹으먼 정말좋지요

                그라고 봄에 입맛이 궁할때 이놈의 고소를 뜯어다가 비벼먹으먼 입맛이 확 돌아와삐리는디.....흔한건아니고 절간음식이지요
                 

                • 늘푸른유성 2004-11-11 06:36:45

                  언니 난 어제 비온다고 해서 서둘러 시금치를 뜯었어. 목표 한걸 다뜯으니 비도 오고 저녁엔 금산에 가서 상추에 고소 넣고 겇절이해서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그놈배 안고 오느라고 힘들어 죽을 뻔 했당께...  

                  • 구름나그네 2004-11-11 01:29:24

                    강변연가님!
                    시래기국 정말 시원하지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국인디...
                    된장에 시래시 넣어서 푹 끓여 놓으면 그 구수한 냄새. 쥑여주지요.
                    갈비, 부럽지 않지유. 그란디 조치원 어디 칼국수가 제일
                    맛나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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