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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사랑의 자장면
노래하는별 2005-01-19 09:49:50 | 조회: 6300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촬영소고개 인근 체육관을 지나 오른쪽으로 조립식 2층
건물이 눈에 띈다. ‘맛도 최고 사랑도 최고 아름다운 자장면’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눈발이 흩날린 18일 낮, 50여평 남짓한 가게로 들어서자 회사원으로 보이는
손님들 사이로 어린이 10여명이 앉아 있다. 2살 터울의 여동생과 함께 온
김모(10)군은 자장면 한 그룻을 나눠 먹은 뒤 카운터에 녹색쿠폰을 냈다.
김군은“엄마는 일 나가시고 아빠가 밥을 해 주시지만 점심은 굻는 때가 많았다”며
학교에서 선생님이 나눠 준 쿠폰만 있으면 자장면을 공짜로 먹을 수
있다”고 좋아했다.

’아름다운 자장면’은 불우한 이웃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곳.
동사무소나 학교를 통해 배포한 쿠폰을 결식아동이나 독거노인들이 가져오면 무료로
음식을 제공한다. 매달 인근 주민과 4개 초등학교 결식아동 500~600명이
이 곳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학교급식이 없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70~80여명이 녹색쿠폰을 내놓는다.

동대문 패션몰에서 의류업을 하는 박종남씨(39)씨가 지난 5월 1억원을 들여
문을 열었다. 부인 안정옥(38)씨와 박씨의 초등학교 동창 9명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박씨가 ‘아름다운 자장면’ 가게를 낸 건 어렸을 때부터
답십리에서 살아오면서 밥을 굶는 동료와 주민들을 수없이 봐왔기 때문.
박씨는 단칸 월셋방에서 살 때도 부인과 함께 “형편이 나아지면 끼니 굶는
이웃이라도 돕자”고 다짐했다. 사업이 어느정도 본궤도에 오른 지난해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자장면이라는 점에 착안, ‘아름다운 자장면’을 차렸다.
박씨는 “자장을 입가에 묻혀 가며 자장면을 먹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그들보다 내가 더 행복하다”고 즐거워 하면서 “새벽엔 노인들도
더러 찾고, 밤늦게 오는 아이들도 있어 24시간 문을 열어 놓는다”고 말했다.

운영비를 제외하고 남은 수익금은 장학금, 수술비 등으로 내고 있다.
지난 10월에도 바자회 수익금과 함께 백혈병으로 앓고 있는 김모(13)군에게
병원비를 전달했고, 집세가 없어 쫓겨날 처지였던 독거노인을 도와 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미용실의 도움을 받아 무료 이발까지 해 주고 있다.

‘2,000원짜리 자장면’이란 소문을 듣고 가게에 들렀던 손님들은 그것이 '
'사랑의 자장면’이란 것을 알고는 양말, 헌옷, 참기름, 밀가루 등을 몰래 놓고 가기도 한다.
택시운전기사 이만철(54)씨는 “두달 전 지나던 길에 우연히
들렀다가 1주일에 2~3번씩 이 곳을 찾는다”며 “값도 싸고 맛도 좋고 어려운
사람들도 도울 수 있어 일석삼조”라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안형영기자 ahnhy@hk.co.kr
2005-01-19 09: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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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토물 2005-01-20 02:48:54

    그렇게 살고 십습니다.
    세상 어느것 보다 아름다운 모습이지요.
     

    • 늘푸른유성 2005-01-19 15:32:34

      돈으로 조금 도와 주기는 쉬워도 내몸으로 벌어서 누군가를 도와주기는 쉽지 않죠. 정말로 마음이 훈훈해지는 소식입니다.  

      • 정도령복숭아 2005-01-19 10:10:21

        정말 훈훈한 소식 이네요
        그래요
        세상은 따뜻한 마음을가진 사람들이
        더 많겠죠
         

        • 노래하는별 2005-01-19 09:51:51

          저는 뉴스를 보거나 들으면 항상 마음이 안좋습니다
          한시간 동안 긍정적인 내용의 보도는 얼마 없습니다
          지금의 사회 상황이 어렵고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건 사실이지만
          방송 매체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따스하게 사람의 마음을 녹여주고 힘이되어주는 기사들도 얼마든지
          많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오늘 아침 이기사를 읽으며 따스함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자신을 나누는 삶이 쉽지는 않은데
          한 가족의 선택이 주변을 아름답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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