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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지금은 웃을수 있지만....
늘푸른유성 2005-02-03 10:10:21 | 조회: 5725
오늘은 옛날 얘기좀 할까하고요.
오래전에 애들이 어릴때 였습니다.
낮에 힘들게 일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누가 묶어가도
모르게 잠이 들곤 했습니다.
그때 친정에서 살고 있을땐데 우리 희경이가 2살이나 3살쯤 됐을겁니다.
한겨울 이었는데 답답해서 옷을 훌러덩 벗고 자는 희경이를
그냥 벗겨서 재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녀석이 자다가 가로등빛과 보름달 빛이
밝은걸 낮으로 착각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벌거벗은채 방은 살피지도 않고 그냥 밭으로
우릴 찾아 나선 모양입니다.
그것도 우리가 잘 가는 산에 있는 산밭으로요.
동네에 마침 제사를 지내고 있던 아주머니가 아이 우는 소리를
듣고 나가보니 조그만 것이 산위로 올라가더랍니다.
그래서 쫒아가 데리고 왔더군요.
잠결에 누가 왔나 했다가 상황파악을 하고는
어찌나 가슴이 아프고 쓰리던지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 희경이가 어려서 집에 재워 놓고 그냥 밭으로 갈때가
많았는데 그래서 희경이는 잠이 깨면 아빠 찾아 엄마 찾아
헤메는게 일이었거든요.

또 이런일도 있었습니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 시키기가 참 힘들다는걸
알겁니다.
우영이하고 준엽이가
초등학교에 다닐때 였는데 장사를 하고 집에 돌아오면
화장실에 담배꽁초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우리 신랑이 피우고 그렇게 화장실에 버린줄 알고
신랑한테 잔소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두녀석이 범인 이었습니다.
처음엔 아니라고 발뺌을 하던 녀석들이 회초리를
들으니 피웠다고 하더군요.
정말로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어떻게 착하고 이쁘고 바르게 키우려고 했는데
생각같이 안되는게 아이들 키우는 거잖아요.
저랑 신랑이랑 좋은 말로 타이르고 잔소리하고
화도 내보고....
어떻게 됐냐고요.
커도 답배는 피우지 않겠다고 합니다.
지금은 친구들이 담배를 피우면 어떻게든 못 피우게 한다고
하더군요.

우리애들 초등학교때 제 속을 많이도 썩였는데 지금은
착하다고 학교에서 선행상을 받아옵니다.
우등상을 받아오는 녀석은 한명도 없지만
그래도 지금은 웃을수 있습니다.
2005-02-03 1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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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5
  • 늘푸른유성 2005-02-03 22:02:20

    아줌마님 때문에 웃어봅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담에 혹 만나면 엄청 반가울것 같아요. 전정때는 정말 미안했어요. 제가 좀 멍해서리....
    우리 신랑은 마누라가 맘대로 안된다고 할텐데...
     

    • 아줌마 2005-02-03 17:18:05

      그때을 아시나요.
      누구에게나 힘든삶을 있을거라고
      생각이드네요 하지만 힘내시라는 위로밖에할수없어 않타깜네요
      누가그렌다요
      세상에 내마음대로 않되는것
      자식하고 원하는게임이 않되때가 그러타구요 한가지 덧붙이면 서방하고

      늘푸른 유성님 아자 아자 !!!!!
       

      • 늘푸른유성 2005-02-03 15:23:10

        파르티잔님 담배를 끊으셨다고요. 나중에라도 다시 피우는 일이 없기를....
        검지님 저희는 그날밤에 그 아줌마가 만약 잠을 자고 있었으면 어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찢어집니다.그때가 12월 초쯤으로 기억하고 있거든요. 이녀석은 6살때도 집안이 발칵 뒤집히게 식구들을 놀라게 했었습니다. 돼지고기를 먹고 급체를 해서 금방 숨이 넘어가는데
        그날 엄마랑 아버지 그리고 애들아빠 저. 이렇게 여럿이서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 했었습니다.인공호흡도 시켰고 손가락 발가락 따 주기도 했고 119를 불러서 병원에 갔는데 아빠가 살렸다고 하더군요. 급체했을때는 어떻게 하라고 병원에서 알려주더군요.시범을 보이라고 하면 하겠는데 글로는 그렇네요.파르티잔님도 이제 결혼을 해서 아이를 키워보면 알겁니다. 내 맘대로 안되는게 자식이라는걸.
         

        • 검지 2005-02-03 13:12:31

          어찌나 가슴이 아프고 쓰리던지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저도 그런 기억이 있어서요
          우리는 아이들을 부모품에서 떨어트려 본 적이 없다싶은 기억입니다.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를 방에 뉘여두고
          5분 거리에 있는 시장을 엄마 아빠가 잠깐 갔다 오기로 했습니다.
          그 사이에 애기가 깨지 않기를 바라면서요
          잠에서 깨어났는데 엄마 아빠가 없다는 것은 아기에게는
          저희가 생각할 때 큰 충격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별거 아닌 일이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시장은 그러한 불안한 마음으로 빨리 일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때 살던 집은 시골 주인채의 별간채였습니다.
          잠이 깨서 일어나 보니 엄마 아빠가 없고~
          얼마나 울어재꼈는지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있었고요
          혼자 방에서 밖으로 나올려고 신발을 신고 있었습니다.
          혼자 스스로 신발을 못신는 나이였어요
          물론 옷도 못입는 나이였고요
          그런데 옷도 걸치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빠지만 너무 미안했습니다.
          지금도 그때 일이 생각나면 울적해옵니다.
           

          • 파르 티잔 2005-02-03 11:07:04

            담배... 저는 중학교 3학년때 피었는데...
            지금은 금연한지 4년 지났습니다.
            술은 그 전부터 마시고요.
            시골에서 논에서 일하고 나면 막걸리 한 잔 맥주 한잔이 힘이 되드라구요. 어른들도 권하고..
            웃을수 있는 아이들이 있어서 행복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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