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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없는남자랑사는이야기-1] 사고가 나던 순간...
평화은어 2005-02-24 04:08:10 | 조회: 5409
누구 누구는 그럴 줄 알았다고 미리 짐작 하는 분도 계시겠지요.
그동안 나의 운전속도를 아시는 분은...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정도의 속력은 아니었는데

하루를 쉬고 이달 말, 운영위원회를 준비해야 하는 형편이라서
이시간 못다한 일을 하고는 있지만
팔도 저리고 목도 뻐근하고 그러그러 하네요.

10년쯤 운전했는데,
운전은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더니
인월에서 남원가는 여원재에서 다 내려오다 어이없이 미끄러지는 차 때문에
그순간, 그찰라에 중앙선을 넘느냐, 그냥 부딪히느냐 0.5초 고민하고 들이받았습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에어백이 터지면서 다리가 휘청하더군요.
'내가 어디 보험을 들었더라'
연기가 나는 차에서 내려 허둥대다 전화기를 찾느라 헤메고 정신을 차려야지 하고는
전화를 하니 내가 사고 난 저 위 어디쯤에서도 사고가 났는지 렉카차가 가고
갓길에서 한동안 추위에 벌벌 떨고서야 도착한 견인차가 참 야속했습니다.

근데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아스팔트를 코팅시켜 더 미끄러지게 하는 염화칼슘의 폐해보다
2년간 다녔던 여원재의 위험보다
제일 처음 생각나는 사람,
그 사람을 말하고 싶어서입니다.

물론 그사람은 내 옆지기입니다.
사고가 나고
나는 먼저 그이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는 '혼나겠구나, 어떻게 운전한 거냐고 뭐라 하겠구나' 했는데
그이의 목소리가 가라앉습니다.
내 앞에서는 차분하게 말하고 있지만
나보다 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다치지 않았느냐고 그말만 물어주는 사람,
견인된 차에서 내리자마자 갑자기 눈물이납니다.

그리고 그이가 그럽니다.
"마누라야 교통사고로는 죽지마라, 가려거든 내 품에 안겨서 가야지"
그렇게 말하는 그이의 눈에 이슬이 보입니다.

잠을 자는 내내
머리를 쓸어넘겨주는 사람,

차는 망가져서 공업사에서는
한 열흘 걸리겠다고 하는데
내 사랑은 상처가 나지 않고
한 백년 이리 살것 같습니다.

운전, 참 자신 할 거 못되네요.

옆지기를 위해서라도 조심 운전 하세요오~~~~
.
.
.
^^
2005-02-24 04: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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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1
  • 울라불라왕국 2005-02-26 01:11:53

    괴안나??? 조심조심 할것이지. 눈오면 니걱정 마니마니한다.
    다치지 말그라. 아프지도 말구.
     

    • 글터 2005-02-24 17:08:02

      지난 여름,
      차 땜시 맘 졸인 때가 생각납니다.
      사고는 아니었지만 여적지 마음 편하게 돌아다니질 몬하지요.

      몸 다친 곳 없어도
      놀랐을 가슴의 상처 제법 길 텐데
      후유증 어여 떨구시길...

      순식간에 지나갔을 여러 상념들,
      따스한 이원규님의 손길로 벌써 다독여진 거져...
      어여 안정 찾으시고
      토욜날 건너오시길 기대합니다^^
      두 분의 환하고 밝은 미소, 뵙고 싶어요^^
       

      • 문사철시서화 2005-02-24 16:34:58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더니...
        그간 별 소식 없길래 잘 지내시려니 했더니
        간만에 놀랄 소식을 띠우셨군요.
        사고 한번 당하고나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후유증이 오래갑니다.
        몸조리, 사고 수습 잘 하시길....
         

        • 들꽃향기 2005-02-24 15:40:28

          이만한것이 정말 다행입니다.
          언니글을 읽으면서 눈물이 왜이렇게 나는거징~~
          또 눈물샘이 터졌나봐요.
          토요일날 함 얼굴을 봅시다.
          예전에 그날처럼 밤을 하얗게 지새우자구요~~
           

          • 지리산숨결 2005-02-24 13:32:21

            아~~~~
            그 상황에서 그 사람이..
            대단하신 평화은어님!!

            그 마음이니 하늘이 보살펴주셨을깁니다. 고운 숨결....
            토욜 형님과 넘어오이소!!
             

            • 파르 티잔 2005-02-24 13:08:36

              운전 항상 위험하죠.
              그래도 천운이네요.
              건강하셔야지 담에 술 한 잔 하지요.ㅋㅋ
              두 분 부럽네요.
              내 품에서 안겨서 가야지.. 감동...
              평화은어님도 시인되셨네요.
               

              • 하리 2005-02-24 10:02:48

                어히구 깜짝이야 많이 다치지 않으셨어요?
                저녁에 집에 들어가셨나봐요? 입원은 안하시구?
                엑스레이찍고 치료받고 검사는 잘 하셨는지.. 사후처리는 잘되었는지 궁금하네요.
                대보름에 액땜하셨으니 15년은 무탈하시겄습니다.

                그나저나 누가 시인님 아니랄까봐..
                글읽다가 눈물이 핑 도네요. ^^*

                부러워요잉~~
                 

                • 목사골 2005-02-24 08:57:08

                  큰 액땜을 하셨네요.
                  내리막길에서 그정도 천만 다행으로 생각 합니다.
                  참말로 행복한 사랑 가슴이 뭉클 합니다.
                   

                  • 오렌지제주 2005-02-24 08:42:41

                    그래도 다행입니다.
                    액땜하셨다고 생각하시고
                    빠른 쾌유 빌어봅니다.
                     

                    • 신선 2005-02-24 07:28:32

                      정말다행입니다. 차는망가저도 옆지기님의 깊은사랑을..그래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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