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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남편과 한참을 다투었습니다
시냇물 2005-03-01 22:18:05 | 조회: 5115
딸기를 따고 직판장으로 와
나는 한창 선별을 하고
남편은 박스를 만드느라 바쁜데
웬 할머니가 문가에서
뭐라뭐라 그러시며 들어오려 애를 쓰신다

남편이 문을 열자 술냄새가 확~ 난다
근방에 사시는 아는 할머니였다

술냄새에 약간 기분이 얺잖지만
자리를 내어드리며 앉으시라 하고
딸기를 잡수시라 내드렸다

자꾸만 술주정 같은 말을 하는데
내 맘속에서
'주님 내가 짜증 나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말만 맴돌았다
그러나 벌써 내속에선
짜증이 가득했던것 같다

딸기를 드시면서 계속
"아이고 그냥 먹어 미안한데" 하며
돈 600원을 내민다
600원어치 딸기를 달라고..

"할매요 딸기 안사도 되니까 그냥 드시소"했더니
한참 딸기를 먹다간
또 600원을 내 놓는다

그러기를 몇차례 갑자기
살 생각도 없으면서
일부러 그런다 싶은 생각에 화가 났다
"할매요! 안사도 괜찮다 했잖능교
사실라카면 5,000원 갖고 오이소" 라고
빽 소리를 질렀다
그러다 아차 싶어 다시 딸기를 드리며
"할매요 안사도 괜찮응깨 이거 잡숫고 인제 올라가이소"

할머니가 나가자 말자
남편이 소리를 꽥! 지른다

"니는 우째 그리 못됐노 600원 주면
그 돈 받고 작은거 한통 주면 되지 고렇게 성질내노!!"
나는 그런 생각까진 못한바라
바로 딸기를 들고 나가려니 또 화를 낸다
"지났는데 뭐하러 그카노!1"

자기또한 화가 많이 났었단다
그래서 암말도 안하고 박스만 접었단다

"그럼 왜 그때 진작 그런 말 안해 줬노"하고
속상해 했고
남편은 남편대로 화가 나
한참을 토닥 거렸다

이게 아니다 싶어,
비록 지나간 일일지라도
몰라서 했고 틀린 행동이었다면
당장엘 고치자 싶어
딸기를 한통 들고 뛰어 나갔다

할머니는 벌써 다리를 건너고 계셨다
뛰어가서 달기를 전해 드렸다

서로가 서로에게
화난다고 함부로 말한것 때문에
마음에 상처가 생겨
하루종일 평소의 다정스러움이 없었다
지금까지도....

남편은 점심먹으면서부터
나를 달래고 있었지만
못난 성질머리 땜에
나에게 "화~"라고 부르는데
딴때 같음 "핑!"이라도 했지만
"평~"이라 대답을 안하고 있었다

그치만
오늘 일은 오늘 모두 풀고 가라는 말씀처럼
모두 풀어야지..
2005-03-01 22: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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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5
  • 늘푸른유성 2005-03-03 20:40:24

    우리는 싸우고 나도 그날 모두 풀어야 합니다. 안풀고 자면 잠을 못자게 하거든요. 안 싸우는게 만사OK그쵸?시냇물님 하고 저하고 성질이 비슷한거 같아서 친근감이 가는디...  

    • 산내음 2005-03-02 22:51:11

      흐흐흐 싸울수 있는 옆지기가 있어 행복해보이네요 노촌각 가슴이 아프네요 ㅋㅋㅋㅋㅋㅋ  

      • 지리산숨결 2005-03-02 09:47:20

        촌부가님 보고싶었는디... 잘계시죠.

        저도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화는 확풀어 벌려야 합니다.
        시냇물님은 그래도 많이 참으셨네요. 지같으믄,.. ㅋㅋㅋ
         

        • 촌부가 2005-03-02 08:08:34

          시냇물님, 잘 하셨습니다.
          화가 날때는 확 풀어버려야 건강에도 좋습니다.
          참다보면 , 정신 건강에 해롭지요.
          직판을 하다보면 , 선과도 해야하고, 할일도 많은데
          한참 바쁜시간에 농장으로 손님이 오시면 참 짜증나지만
          내색할수도 없고, 뚜껑이 열릴까 말까 하지요.
          거기에 실것 먹고, 가격도 이것저것 물어보고서 비싸다는 둥.....
          장사들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목사골 2005-03-01 22:49:51

            빨리 풀어 버리세요 ^>^
            딸기를 한통 들고 달리는 모습이 얼매나 예쁠까요? *^&^*
            그정도로 쉽게 풀어버리시는 옆지기님이 엄청 대단 하십니다.
            이번 정모때 보내주신 딸기 맛나게 잘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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