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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아빠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지리산숨결 2005-03-23 21:51:23 | 조회: 5418


      나이가 들어가나 봅니다.
      아이들의 커감이 그리고 그 감성들이
      예리한 느낌으로 생생히 다가오곤합니다.
      전에는 머리속에 아이들에 대한 생각은 거의 없었거든요.
      집 밖을 나서면 집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이 살았었습니다.

      저희 둘째 성은이입니다.
      마음이 여리고 정이 많아서 엄마 아빠까지 세심하게
      보살필려해서 어떨때는 눈물까지 찔끔하게 만들곤 합니다.
      지렁이에서 개구리, 각종 애벌래, 강아지, 토끼, 고양이 등등 동물들에게도
      사랑이 많아서 어떤 동물도 성은이는 두려워 하질 않습니다.
      학교에서 팔시름, 닭쌈 1등, 남자들과 주먹다짐을 하면 맞고 남자들이 먼저
      운다고 이상해 하기도 합니다. ㅋㅋㅋ

      아마도 이놈을 통해서 자연농업의 대가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인데요.
      몇일전 강의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성은이 "
      "아빠! 학교에서 특기적성활동(?) 나왔는데 아빠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응 그래! 어떤게 있는데?"
      "도예, 베드맨턴, 사물놀이, 회화가 있는데 아빤 내가 뭐했으면 좋겠어?"

      "그래 너는 무엇을 하고 싶어?"
      "아냐 아빠부터 얘기해봐"

      "글쎄 아빠는... 사물놀이가 어떨까 싶은데?"
      "응 그래... 아빠 근데 내가 지금 육상부하는데 그것하고나서
      사물놀이 할 힘이 남아있겠어?"

      "그렇구나. 그럼 어떻하지?"
      "아빠가 나머지 중에서 골라봐"

      "그럼 너는 무엇을 하고 싶어"
      "글쎄 아빠가 원하는 걸 먼저 말해!"

      "회화는 어떠니"
      "글쎄 회화는..... "

      "성은아 그러면 도예는 뭐하는 거니?"
      "응 아빠, 도예는 진흙가지고 그릇같은거 만드는거야"
      "그래 너는 그게 하고 싶은거니?"
      "응 나는 그게 좋을 것 같은데... 아빠는 어떻게 생각해!!"
      "글쎄 그것도 괜찮은 것 같은데..."

      " 아빠! 그럼 아빠는 성은이가 도예하기를 원하는 거지??"
      "응...으응... 그래 도예가 괜찮겠다. 성은아!!"
      "알았어 아빠, 그럼 도예로 신청할께..."

      차안에서 전화로 이런 대화를 하면서 딸 성은이 영혼의 아름다움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눈물을 찔끔했죠.
      정신없이 사는 와중에..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보살핌도 없이(친구들의 말에 의하면 자연방사,방목)
      키웠는데... 둘째딸 성은이가 이렇게 커가는 군요.


      River Blue
2005-03-23 21: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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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7
  • 상쾌한 아침 2005-03-23 22:05:26

    여자애들이라 그런가요? 우리집 머스마들은 도데체 뭘하려구 하고 물어봐도 대답이 없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항상 든든합니다. 숨결님 딸들 때문에 딸 낳고 싶어지는데 어쩌죠?  

    • 이장집 2005-03-23 22:06:56

      잘 좀 해봐요.
      내가 나이든것은 안보여도 아이들 커가는것은 잠시 입니다^*^
      딸 얼마 안있으면 남친 생김니다^^
      금방 손주 생김니다$$$$
      물론 내 이야기 입니다 @@ $$$ @@
       

      • 하리 2005-03-23 23:00:08

        성은이가 참 이쁘지요. ^^
        어른이 되어도 참 많은 사랑을 받을거에요.
        성은이도 참 예쁘지만 사소한것에 감동받은
        숨결님도 참 멋져 보입니다.
        울아부지도 저 키울때 저런 사소한것에 이뻐하셨을까.. 싶네요.
        워낙 자라면서 속을 많이 썩여드려서 흐흐.. ^^;

        그나저나 이장집님 손주 있다는 말은
        우찌 아직도 실감이 안나는징~ 캬캬캬
         

        • 시냇물 2005-03-24 00:09:19

          ㅎㅎㅎ
          지는 맨날 우리 꼬맹이들 보고
          "빨리 커라~"
          어린이집 갈때마다 그렇게 보챕니다 ^^^^*^
           

          • 노래하는별 2005-03-24 09:17:04

            성은이 어제밤에 사무실에 와서
            고양이 길 잃어버려서 사고나면 어쩌냐구
            손전등들고 나갑니다
            고양이는 밤에 더 잘보이니까(사실인지 어쩐지 모르지만) 걱정말라구
            너 밖에 나가면 그게 더 걱정이라구 말렸습니다

            정말 작은벌레부터 각양각색의 동물까지 모든 생명체들과 어울려
            노는 아이입니다 무지 이뻐요~`
             

            • 정도령복숭아 2005-03-24 09:36:52

              아이들이 바라는 꿈은
              수시로 바뀌는것 같아요
              저의딸도 초등1년인데
              피아니스트,화가,가수등

              어릴때는 자연에서 동심을 키워주며..
              공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 해변의길손 2005-03-24 14:00:07

                너무 따듯해 집니다..
                아직은 아이가 없어서 자식에 대한 느낌은 없지만
                조카를 볼때 이런 느낌일까합니다
                아주 자그마할때는 '저 안에 어떤 생각이 있을까?...'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저 작은 머리에서 이런생각을 할까?........'합니다
                할머니 생각하는거나 이모(접니다)생각하는 맘이
                참 크더라구요..
                생각이나 마음씀은 나이랑 비례하는것이 아닌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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