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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밭을 매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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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2005-03-24 10:39:27 \| 조회: 4614

지난 늦가을 얼렁뚱땅 섞어띄움비를 만들어 밭에다 쫙 쫙 뿌려 두었슈.
그랬더니 아니,
이런 괘씸한... 쑥만 오동통 살이 오르고, 뿌리는 온통 모시풀뿌리를 닮아가지 않겄슈.
이리저리 뒤엉켜 고추, 들깨가 차지할 온 밭을 쑥밭으로(기냥 쑥이나 뜯어다 팔구 살믄 좋겄지만서두) 만들어놨슈.

얼마전 온 친정엄니는

"놔둬라. 갸두 살겄다구 그러는디... 잡초나 고추나 다 그게 그거아이냐..."

절에 열심히 다니는 양반답게 도 닦는 소리허는디...

"맞쥬. 맞지만서두 그래 놔둬갖구 고추가루 먹겄슈 들기름 먹겄슈... 쑥이 힘이 세 갖구 텃세를 부리믄 암것두 못커유... "
냅다 지르구는 호미루 좍좍 긁어내라구 했쥬...

근데 쌀가마니 무게인 내 몸뚱아리두 쑥한텐 못 이기겄슈...
삭신이쑤시셔... 그래 바람두 겁나게 불겄다 핑계김에 삽자루 들구 뒷산에 올라가 지난 가을 봐 뒀던 자리공 뿌리 팍팍 캐 왔슈. 이걸 어쩌끄나 하믄서 자농을 뒤지다가 이래 쉰소리만 또 허유.

2005-03-24 10:39:27

게시물 댓글과 답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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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물 2005-03-24 22:52:32
ㅎㅎㅎ
옛날 쑥밭 한번 매다가
며칠을 아파 누워본 사람
여기있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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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별 2005-03-24 14:51:53
우짠데유~~
그란디 쉰소리 좀 자주 해주유~
너무 재미 있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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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아침 2005-03-24 11:38:14
쑥이 그렇게 많으면 천혜녹즙이나 듬뿍 담궈 놓고 없애면 어떨까유.
회장님 말씀 한번 어기고 로타리를 쳐서 뿌리를 슬슬 줏어내는게 빠르지 않을까요? 요즘 쑥값 비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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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 2005-03-24 10:45:44
허이구 무지 남쪽인 여그도 시방 눈발이 펄펄 날리는데
그기는 벌써 쑥밭이 됐구만유.
우리나라가 그러구보니 넓긴 넓은가봐유~

다 사망시키기 전에 천혜녹즙도 좀 담궈놓으세유.
섞어띄움비 먹은 넘들이라 정기도 엄청나겄네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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