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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마을>백오십육호 : 남쪽 마을에서
정풀 2005-03-24 17:06:14 | 조회: 4939
잡지<마을>백오십육호 : 남쪽 마을에서

이천오년삼월이십사일나무날, 오래된미래마을에서, 정풀+홀씨 펴냄





남쪽 마을입니다. 많은 게 전과 다릅니다. 안 되거나 못하는 일도 많습니다. 매사 느립니다. 물론 인터넷도 도시와 같지 않습니다. 매우 불편합니다. 위성안테나와 전화선이 도와주어야 되고 설사 된다해도 느려터져 복장을 터지게 한다는데, 그나마 되는 꼴을 보려면 몇일이 더 걸릴지 이곳엔 제대로 답을 아는 사람조차 없습니다. 산청의 한국통신, 진주의 설치업자, 컴퓨터수리업체들과 몇일동안 서로 동문서답 씨름을 하다 결국 PC본체를 몽땅 위성인터넷 수신장비를 개발했다는 회사에 택배로 보내버리고 맙니다. 사람과 기계와 싸우느라 신경성 몸살까지 앓았습니다.



오늘은, 하루 5번 오고가는 버스를 2번 갈아타고 산청군 도서관까지 나와 인터넷에 들어왔습니다. 1인 1일 2시간으로 사용이 제한되지만 그정도면 요긴합니다. 자료실엔 신간도 꽤 눈에 띕니다. 군민의 한사람으로서 적극 애용할 각오입니다.



쓰기 불편하고 어려운 인터넷의 문제, 마을에서는 느리고 게으르게 살아보겠다는 핑계로, 앞으로 일간잡지<마을>은 그냥 잡지<마을>이려고 합니다. 주1회이상 부정기 간행물로 하겠다는 말입니다.



와보니 참 좋습니다. 사방이 산천이고 도처에 초목입니다. 길은 막히지 않고 마을은 조용합니다. 누가 지리산 자락이 아니랄까봐 눈이 오나 싶더니 비가 흩뿌리고, 해가 나나 싶더니 바람이 폭풍같습니다. 구름은 지천입니다. 그래서 마을이름까지 雲里입니다.



와서 한일은 거의 없습니다. 마을 주변의 지형지물을 익히느라 부지런히 산책하고, 하동에 나가 섬진강의 안부를 확인하고, 동행한 개 '淸山'의 집을 만든 일 정도입니다. 여기저기 널린 대나무를 잘라 황토땅에 박고 길에서 줏어온 밧줄로 얽어매니 생태적인 개집의 모양이 됐습니다. 청산이는 차마 개집같이 보이지 않는지 아직 입주하려들지 않습니다.



이제 집나간 PC가 돌아오면 밥벌이를 겸한 '자연스러운' 책 만들기도 열심히 하고, 무엇보다 먹거리 자급을 위한 텃밭노작에도 집중해볼 생각입니다.



산청 군립도서관에서 오늘 나에게 부여한 '일용할 인터넷 이용시간' 2시간이 다 됐습니다.

산청읍내 순찰이나 나가봐야 겠습니다.



새봄이 왔습니다. http://cafe.daum.net/Econet
2005-03-24 1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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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3
  • 하리 2005-03-25 09:47:47

    우~ 완전 오지의 삶이군요. 부럽.. ^^  

    • 시냇물 2005-03-24 23:00:52

      '남쪽마을'이라는 말에
      포근하고 따뜻한 고향을 연상케 하네요
       

      • 늘푸른유성 2005-03-24 20:15:23

        산청 뿐이 아니고 이곳도 날씨가 엄청 호들갑을 떱니다. 그래도 공기좋고 물 맑은 곳에 자리를 잡으신 모양이네요. 축하합니다. 앞으로 무궁한 발전이 있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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