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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이런 사람과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늘푸른유성 2005-03-27 14:51:24 | 조회: 5038
오랫만에 글을 써 봅니다.
어제는 전민동 장날 이었죠. 노인정 공원에는 산수유 꽃이 만발을 했더군요.
노랗게 꽃 망울을 터트린것이 얼마나 이쁘던지
화장실 갈때마다 꽃구경 갔다올께 하고 갑니다.

한참 장사를 하고 있는데 우리 앞쪽 길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부부네가 또 시끄럽습니다.
" 저 인간 또 술 먹었나보네...."
부부간에 욕설이 오고가고...한참동안 시끄럽더니
갑자기 조용해 지데요.

저는 장사를 하다가 그 놈의 산수유 그경을 하러갔습니다.
등나무 아래 의자에서 과일집 마누라가 혼자서
울고 있더군요.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말을 건넸죠.
말을 붙이니 더 서러운지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뭐라고 위로할 말도 없고 참 난감하데요.
저 보다는 나이가 많을듯 싶어서 " 언니! 왜 또그래 한동안
조용했잖어."
우느라고 말도 못하고 한참을 울다가 말을 꺼내데요.
" 저 인간 지 엄마만 오면 더 지랄여. 며칠전에 지 엄마
모시고 왔거든 그런데 지가 더 지랄여. 내가 시집와서
시집살이 징그럽게 했지 지가 했나?"
그집 신랑 술만 마시면 멍멍이 됩니다. 그냥 멍멍이가 아니고
미친 멍멍이죠.위 아래도 없고 욕도 하고 물건도 부스고.....
이혼을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생각했는데 자식때문에
산다고 하데요. 큰딸이 고1이고 둘째 아들이 중2인데
딸은 제발 이혼하라고 한답니다.
그런데 둘째 아들때문에 나쁜길로 빠질까봐 차마 이혼을
못하고 참고 사는데 자꾸 혈압이 올라간다네요.
한번은 병원에 갔더니 의사 처방이 속 시원하더랍니다.
" 아줌마 아직 젊은데 지금 죽으면 억울 하잖아요. 그러니
내가 시키는대로 하세요. 우선 남편이 술 먹으면 술먹고
물건 부시면 같이 부시고 욕하면 똑 같이 욕하고 패면
똑 같이 몸둥이 들고 패세요." 그 의사도 이혼하라는 말은
못하고 그렇게 처방을 한 모양입니다.

그 언니 얼굴도 이쁘고 성실하고 성격도 조용하고 그런데
어쩌다 그런 사람을 만났는지 모르겠어요.
" 저 인간 얼른 죽어야 식구들이 맘편히 살지 매일 죽으라고
하는데도 뒤지지도 않고...." 그냥 악만 남었습니다.


저녁에 짐 정리를 하는데 남편은 보이지 않고 그 언니 혼자
짐 정리를 하고 있는데 싸우느라 장사를 못해서 차 두대로 실고온
물건이 고스란히 남았는데 제가 먼저 한숨이 나오데요.
" 아저씨는 어디 가셨어?"
" 또 와서 횅패를 부리길래 입을 확 찢어놨더니 조용히
사라졌어."
" 이 짐을 다 어떻게 할려구?"
" 애들 오라고 했어. 온 몸이 부서질것 같어."
그 언니는 항상 이혼을 꿈꾸며 산다고 한네요.
악만 남아서 자꾸만 독해지는 모양입니다.

부부가 돈이 없어도 서로 사랑하고 화목해야 하는데
너무나 안타깝고 그 아저씨 자기가 지금 얼마나 큰 복을 데리고
사는지 모르는게 너무나 안타깝네요.
2005-03-27 14: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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