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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남편을 반기는 아줌마.
늘푸른유성 2005-03-28 08:04:40 | 조회: 5107
나참 어째 밤새 글이 하나도 올라오질 않았데요?
이렇게 글이 없을때 또 쓸려면 영~~~~

제가 언젠가도 얘기를 했지만 우리 동네 냇가를 건너면
정신환자들 수용소가 있습니다.
제가 어릴때만 해도 환자들 대부분이 젊었는데 지금은
나이들을 먹어서 죽을날만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말로 머리가 좋아서 저리됐나 싶은 사람도 많습니다.
제작년 까지만 해도 그 사람들을 데려다 일을 했는데
원장이 세상을 뜨는 바람에 환자들은 더이상 동네 사람들
일을 해주러 못 나옵니다. 새로온 원장이 모든걸 금지
시켰거든요.
환자들 대부분은 밖에 나와서 일을 하면 성격이 밝아지고
마음도 안정이 되서 상태가 많이 좋아집니다.

어제는 남편이 면회를 갔는데요. 그중에 한 아줌마 였습니다.
작년에 암이라고 해서 수술을 했는데 다시 재발을 해서
병원에 입원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남편은 며칠전부터 그 아줌마를 면회가야 겠다고
벼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벌써 몇번을 갔기 때문에 뭐하러 또 가나 하는
생각을 솔직히 했었습니다.
사실 병원 거리도 집에서 좀 멀었기 때문에 맘 먹어야만
갈수 있었으니까요.
어제 저녁 부랴부랴 가더니만 집에 와서 그러데요.
" 안가보면 어쩔뻔했어 "
" 왜?"
" 병원에 갔더니 우리 아저씨 왔다고 얼마나 반기는지 ..."
그 아줌마는 우리 남편이 병원에 면회간 것을 세고 있으면서
다른 환자들 한테 자랑을 하더랍니다.
" 아저씨 나요. 아저씨네 집에 나갈때가 좋았어요.
밖에 나가면 아저씨네 집하고 밭만 쳐다봐요."
얼마나 좋아하던지 손을 꼭 잡고 놓질 않더래요.
우리 남편이 찾아갈때 마음은 앞으로 살 날이 얼마
안 남아서 용돈을 조금 준다고 갔거든요.
손자들한테 할머니 노릇도 하고 갈때 노잣돈 이라도 하라구요.
남편이 다녀와서 싱글 벙글 이야기를 하는데 가길 정말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이 아줌마를 누가 정신환자라고 하겠습니까?
데리고 일 시킬때 보면 가끔 혼잣말을 해서 그렇지
너무나 좋은 아줌마입니다.사실은 할머니지만
그 분들 수용소에 들어오면 나이가 멈춰버립니다.
그래서 나이를 물어보면 대부분 들어올때 나이를
자신의 나이로 알고 있죠.

이 착한 아줌마 그 병원에서 자기 몸 가누기도 힘든데
너무나 밝은 성격으로 다른 환자들 시중도 들어주더랍니다.
2005-03-28 08: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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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9
  • 지리산숨결 2005-03-29 13:34:12

    그곳에 면회까지
    가시는 분, 그런 분이 계셨군요.

    저도 학교시절 주일에 한번씩 영아원을 찾곤했었는데
    실은 그때 사진을 처음 찍게 되었고 아이들
    외국으로 보내는 사진찍어 앨범만드는데 도움을 주다'
    이것이 직업이 되었네요.

    길선생님 모습이 생생히 떠오름니다. 으ㅁ.....
     

    • 늘푸른유성 2005-03-29 07:57:19

      우리 동네에 있는 시설은 정신병원 비슷 하다고 해야하나? 암튼 간호사들도 있지만 항상 가둬 놓고 있습니다. 증세가 심한 사람도 있거든요.
      김세용 씨라는 분이 계십니다. 그 아저씨 원래 북한이 고향이라는데 밥을 엄청 칠칠맞게 먹지요. 그런데 머리가 엄청 좋아요. 자기 형이 서울에서 유명한 의사라는데 자기가 창피하다고 집어넣고 한번도 오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이 아저씨랑 일을 하면 재미있는게 있습니다.항상 작업반장을 하시고 일을 알아서 시키며 감자 같은걸 캤을때는 따로 세지 않아도 그 아저씨한테 물어보면 알게 됩니다. 머리가 정말좋거든요.
      그 아저씨 우리집 얘기만 한다고 하데요. 우리동네에서 그 사람들을 사람대우 해주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거든요.
       

      • 시냇물 2005-03-29 07:44:40

        저희 주변에 그런 분이 계셨어요
        남자분인데 넘 착하고 멀쩡한데
        약간 모자라고 피해의식이 많았어요
        특히나 집안들이나 그 형제들한테요
        그런데
        결국에 그 형이 정신병원에 집어 넣더군요
        지금도 그 아씨 생각함 슬프요
         

        • 하리 2005-03-28 16:19:58

          몸이나 마음에 병이 있어도 움직일수 있으면
          노동도 좀 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도 하고 특히 애완동물이 있으면
          병이 많이 호전된다 하더군요.

          건강이 제일 입니다.. 정말루..
           

          • 참바람 2005-03-28 16:03:10

            가슴 뭉클한 글. 정말 감격입니다.  

            • 들꽃향기 2005-03-28 14:30:23

              늘푸른유성님 잘 계시지요?  

              • 이장집 2005-03-28 12:18:29

                마음씨가 정말 곱습니다^^  

                • 쌍계령고로쇠 2005-03-28 11:29:18

                  저희 시할머님 께서 치매셨거든요! 자꾸나오면 다치고 어디로 가려고해서 우리도 방에만 계시게 했는데 돌아가시고 나니 그게 제일 맘에걸려요.이제 따뜻한 봄인데 그분들 더많이 나오고싶겠다.
                  늘 푸른유성님 맘이 참고은 신것같아요, 언제 뵐날있겠죠.....
                   

                  • 노래하는별 2005-03-28 09:05:04

                    돌아온 늘푸른 유성님 반갑습니다 ^^
                    이렇게 글을 열씨미 올려주시다니 더욱 감사합니다 감격!

                    그렇게 격리된 곳에 살아야하는 증세나 상황에 처한 분들...
                    정말 마음 아프죠.
                    그렇게 보살피는 마음을 가진 두분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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