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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오늘 기분 참 좋습니다.
늘푸른유성 2005-03-29 22:16:03 | 조회: 4875
오늘 원래는 하동에 가기로 했던 날이라 매일 매일
손꼽아 기다리던 날이었죠. 그런데 며칠전 전화가 왔어요.
" 우리 하동에 가도 벚꽃 못 보겠다. 아직 꽃필 생각도
안한다는데... 그리고 29일에 가면 몇명 못 갈거같어."
뭐 그래서 미뤘죠. 다음주는 제가 징검다리 장날이라 못 가겠고
그 다음주로 미뤘는데 날짜도 안 알려주고...

오늘은 남이면 휴양림에 일을 하러 갔어요.
아침에 지도소에서 새끼 손가락만한 포크레인을 빌려서
차에 싣고 갔지요.
이유가 뭐냐고요.
밭이 670평인데 이놈이 다랭이 밭이라 5개 거든요.
그래서 제가 작년 겨울에 제안을 했죠.
"자기야! 우리 이거 한개로 만들자. 그냥 삽으로 며칠 하면 될거
같은데 . 그치?"
애들 아빠 그렇게 하자고 하데요.
그래서 삽으로 일을 하나 했는데 지도소에서 무료로
포크레인을 빌려준다고 빌려왔더라고요.
월매나 작고 귀여운지 1톤차에 실립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무슨 놈의 날이 이렇데요.
바람이 얼마나 세게불어대는지 눈을 뜰수가 없데요.
그렇지만 멀리까지 날잡아 갔는데 그냥 포기할수 있나요?
작년에 논으로 부쳤기 때문에 볏짚이 그냥 바닥에 있어서
그걸 모두 걷었습니다.
에고 힘들어 죽는줄 알았어요.
바람만 없어도 할만 할텐데 모여놓면 바람이 훼방을 놓고...
그래도 굳굳하게 열심히 하나하나 해 나갔죠.
밭이 여러개니 그래도 재미는 있데요. 한개 한개 비워 나가는
재미가 있잖아요.
옛날 아버님이 옛날 얘기하신것도 생각이 나고 ...
일하기 싫어하는 어떤 사람이 큰 밭하고 작은밭
여러개를 바꿨는데 나중에 일 끝나고 삿갓을 들으니
삿갓 밑에도 밭이 하나 있다는 얘기요.

점심은 실수로 김치만 덜렁 싸가서 김치하고만 밥을
먹었습니다. 근데 맛이 잘 들어서 그런지 배가 고파서
그런지 정말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녁에는 오들오들 떨고 콧물도 졸졸 흘리면서 일을했죠.
어떻게 됐을까요. 오늘 일을 마쳤습니다.
드디어 5개가 1개가 됐습니다. 큰돌도 엄청 꺼냈구요.
그냥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구요. 농사지을 생각을 하니
더 기분이 좋습니다.
돌아오면서 남편이 수고 했다고 송어도 사주고...
돌아오는 내내 실실 거리고 웃으며 왔습니다.
나중에 감자 농사 잘 지으면 휴양림에 놀러오세요.
2005-03-29 22: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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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0
  • 늘푸른유성 2005-03-31 08:12:43

    농사를 잘 져야 겠네요. 잘못 져서 챙피당하면 어쩐데요. 향기님 좋게 봐줘서 고마워유.  

    • 이장집 2005-03-30 22:10:30

      그 쪽에 가는날에는 꼭 들러보겠습니다.  

      • 들꽃향기 2005-03-30 20:52:28

        와~~ 신혼부부~~
        늘푸르게 사시는 부부...
        그래서 늘푸른이시죠~~
         

        • 하리 2005-03-30 10:12:17

          농사준비 착착 되시는군요.
          멋집니당~ ^^*
           

          • 늘푸른유성 2005-03-30 07:26:44

            차사랑님 잘하면 옆길로 안빠지고 하동으로 놀러가겠군요.가면 꼭 들려보고 싶네요. 정도령복숭아님 남이면 휴양림에 한번 놀러오세요. 정말 홀딱 반하실걸요. 벚꽃도 좀 늦게 피는데 정말 멋집니다.시냇물님 휴양림은 금산군에서 운영하는 거예요. 입장료 받는 바로 위가 저희 밭이 라서 휴양림은 항상 무료로 들어갑니다. 언니 이따 전화할께.  

            • 강변연가 2005-03-30 00:32:16

              오늘 군산에 다녀왔지.
              뜬 구름같은 이야기만 주고받다가
              집에 와서 다시 통화로 더 깊은 이야기를 했고......

              수고 많이 했네.
              그 새끼손가락만한 포크레인
              쓸모 많으네~~ㅎㅎ
              감자 심을 때 하루 가서 일 해주고
              고기나 구워먹어야겠네.
               

              • 시냇물 2005-03-29 23:34:32

                와~
                일 많이 하셨네요
                휴양림이 만들어지면 사진도 올려 주세요
                 

                • 정도령복숭아 2005-03-29 22:30:59

                  오늘 황사도 심하고 바람도 몸시불고..
                  큰일 하셨네요
                  다랑이밭 정리로 큰밭이 생겼네요
                  휴양림 조성되면 놀러 갈께요
                  저도 오늘 큰나무 옮겨심고 조경하고
                  조금 바빴지요.^^
                   

                  • 지리산숨결 2005-03-29 22:30:05

                    ㅎㅎㅎㅎ
                    정말 멋진 님들입니다.
                    등산만 자주 다니시면 이젠 행복뿐입니더.....
                     

                    • 차(茶)사랑 2005-03-29 22:26:14

                      유성님 벚꽃은 10일경에 필듯합니다.
                      올해날씨가 추버서 늦어지네요.

                      감자농사 인자부터 시작이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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