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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없는남자랑사는이야기-6] 프리하게 연애하고 싶다.
평화은어 2005-03-30 02:49:38 | 조회: 5135
몇 해 전인가 영화판에 잠시 있었던 여성 한명이 저희 집에 온 적이 있습니다.
저보다 한살 어리던가요
허나 저보다 10살쯤 어리게 보이는 예쁜 아가씨였지요.
근데 어쩌다 우리의 대화가 요즘 젊은 사람들의 성문화로 이어져버렸습니다.

나이 마흔을 바라봐서인지 저는 제가 좀 꽉 막힌 게 아닌가 의심해 보지만 아닙니다.
저는 진실한 애정에 관해서는 상당히 관대한 편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이 그리 쉽게 오는 기회는 아니어서
거기에 윤리를 들이대는 건 지나친 편견이라고 생각하는 쪽이니
제가 그리 답답한 사람은 아닌 겁니다.
실제로도 절 무척 free(?)하게 보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요 헤헤^^*

자 그럼 다시 돌아가서,
정말 free한 게 뭡니까
간혹 그 free라는 말에다 성적인 자유를 들이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날 그 여성과의 대화도 그랬습니다.
그 여성은 제게 우리 영화 쪽은 성에 관해서 free하다고 하더군요.
저는 자유(free)라는 말을 한때는 삶의 화두로 삶고 살았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몸이 반응하면서 관계 맺어지는 것들에 대하여 free라는 말을 쓰는 건
단지 ‘의미없다’가 아닐까요

예를 들면 한 플레이보이가 그러는 겁니다.
여러 여자를 사귀며 자기는 free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럴 때 과연 그가 free할까요
실은 그 관계들 속에서 그는 더욱 혼란을 느끼고 있는지 모릅니다.
자신이 깨닫든 그러지 않든 아니면 상대에 의해서라도...
‘적어도 자유라고 한다면 혼란스럽지는 않아야 하지 않나 나도 상대도’ 가 제 생각입니다.

여기서 제 속마음을 드러내자면
제가 결혼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저는 자유롭고 싶어서 결혼했습니다.
저 같이 소심한 인간은 혼자 살면서 겪어야 하는 일들에 대해 참 대범해지지 않더군요.
친구들이 자기의 남자친구나 남편을 보여주며 갖는 경계라던가
(이 부분에 있어서 역지사지된 제가 이제야 비로소 손을 털었답니다. 헤헤)
누군가 나를 유혹하는 것도 내가 그리 쉽게 보이나 싶어 그렇고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도 혼자라는 것이
여성적인 코드를 갖고 싶어 하는 제게는 족쇄였답니다.

그러다보니 본의 아닌 위장술을 섰습니다.
유니섹스하게 보이는 거지요.
유니섹스가 물론 성에 대해서는 자유를 준다 싶었습니다.
거기다 마구 주책스럽고 호탕하게 웃고 대범한 척 하니
누구도 나를 여자로 보아주지 않더군요.

헌데 저는 로맨티스트입니다.
늘 아름다운 연애를 꿈꾸는...
그래서 일단 저는 한남자를 남편으로 두고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몸은 한 남성에게 반응하게 하고
정신은 확 놔둬 버리는 방법으로 결혼을 선택했답니다.

결혼하고 나니 멋있는 젊은 친구와 단둘이 있어도 편안하고
누군가 나를 유혹하는 눈길에 수줍어하면서 즐겨보기도 하고
(ㅠ.ㅠ 이건 아마도 제 왕후병에 기인하는 것 같지만 쩝;;)
자격지심 따위도 확 달아나고,
물론 진정한 자유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어설픈 자유를 말하고 있지만

암튼, 자유롭고 싶다면
결혼하세요.
몸만이 누리는 free에 현혹되지 말고...

봄바람이 든 은어가 봄날에 결혼하려는 사람들을 보고 또 몇자 적었답니다.

돈없는 남자랑 프리하게 사는 이야기 여섯번째 끝


-프리한 대화-

은어: "여보, 내가 만약에 누군가를 정말 사랑한다고 어느날 당신에게 고백하면 어떡할래?"

시인: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진정한 사랑은 쉽게 오지 않지.
어떤 사람은 평생 그걸 느끼지 못하고 떠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두번 이상 느끼기도 하고
하지만 분명히 흔한 건 아니야."

은어:(역시, 하는 표정으로 남편을 그윽하게 바라본다)

시인: "당신이 그런 고백을 한다면..."
(더욱 심각한 표정을 한다)
"그 사람과 평생 같이 있도록 땅 파서 잘 다독여 묻어주고 공구리 쳐야지.
당신도 알지 생각보다 우리 나라 범죄 검거율이 50%도 안된데..."

은어: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째려본다.)

여러분! 사랑하는 사람과 공구리 당하기 전에 그냥 보냅시다아~~
2005-03-30 02: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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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7
  • 평화은어 2005-04-01 05:01:29

    이거 완존히 공구리 당하는 분위기네.
    나의 애정에 이리 대단한 협조를 아끼지 아니하시는
    차사랑님, 하리님,
    같이 땅 파실까요?
    나의 시트콤, 가끔 눈물 한방울 흘리며 쭈욱갑니다.
    ~~~
    세벽이네요. 벌써...
    저 왜 안자게요?
    잠자기 참 아까운 시간이라서요.
    .
    .
    .
     

    • 시냇물 2005-03-30 22:54:15

      free라는 말에
      모든것을 합리화 시키려 함도 많더라구요 글쎄~
       

      • 노래하는별 2005-03-30 11:17:56

        생활속의 코믹버젼이 여기 문화센타에만 있는게 아니군요~
        무신 시트콤 보는 느낌임니더~
         

        • 이장집 2005-03-30 10:45:15

          하리씨 거 엄청힘이드건데.......
          하긴 아가씨라 허리 쓸일이 별로 없긴하지만....
          그래도 이담을 생각하세요^*^
           

          • 하리 2005-03-30 10:11:04

            저는 공구리 그거 체로 치는거 뭐라하지요?
            거 좋아해요. 모래 섞는거 하구..
            삽들구 달려갈테니 시켜만 주세요. ^^*
             

            • 차(茶)사랑 2005-03-30 06:47:37

              시인님 공구리허때 흑칼들고 마무리는 지가도와드리지유.^_^  

              • 이장집 2005-03-30 06:44: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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