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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아체의 어린 꽃들
난초향 2005-03-30 19:19:15 | 조회: 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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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하나이고 한 분의 신에 의해 창조된 것이라면
인간을 포함해 모든 존재들은 한 형제이다.

인도네시아 제일 꼭대기에서 제일 먼저 가장 큰 비극을 당한 아체..
사방을 둘러보아도 반경 5키로미터 이내가 지평선 뿐인 곳도 있다.
원래 지평선이 아니라 쓰나미가 쓸고가
느닷없이 생긴 끝도 없는 텅빈 지평선..

조류독감에 죽은 병아리를 무더기로 매장하듯
이 지구상에서 가장 큰 공동매장터가 있는 아체.
10만명이 한꺼번에 병아리처럼 매장된 역사가 있는 이땅에..
이미 너무 많이 운 아체에..왜..
내 귀를, 내 눈을 의심한다.

깜빙 한 마리는 우리돈 5만원.
이 돈은 그곳에서 한국 화폐가치로 150만원.
깜빙은 천애고아가 된 이 어린들의 영혼을 지키는
젖이고 형제이고 부모.
고아 한 명에 깜빙 한 마리씩..
손등을 끌어다 자기의 어린 코에 비비는 최상의 감사.

아체,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쿠르드,
독립, 조준사격하는 중무장한 헬리콥터, 정글, 애니깽, 독도,

또...
아체,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쿠르드,
독립, 조준사격하는 중무장한 헬리콥터, 정글, 애니깽, 독도,
아, 그리고.. 슬픔.

다른 하나님을 믿기 때문도 아니고
이런 비극을 봐라, 도대체 하나님이 어디 있냐도 아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저 비통 속에 함께 하시겠지.
그런데 그곳에 어제 또 지진이...

쓰나미가 몰려오는 순간 감옥 창살에 매달려 죽어간
그 똑똑했던 이름도 모를 어느 여성 정치범의 유품 하나.
그 놓다만 자수의 글씨는 이랬다.
"천지를 창조한 하나님 감사합.."
2005-03-30 19: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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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0
  • 지리산숨결 2005-03-31 15:50:53

    지도 깐빙해야주
    알겠습니다. 삭막한 저를 천국으로 인도하시는 님들땜시
    천국은 가긴갈낀가 봅니다. ㅎㅎㅎ
     

    • 문사철시서화 2005-03-31 12:35:15

      많이들 보내셨으면 합니다.
      깜빙 한 마리에 그 어린 아이들의 실낱같은 생명이
      되살아나고, 그들의 미래가 열립니다.
       

      • 난초향 2005-03-31 10:57:35

        숨결님.. 깜빙 한 마리 사서 보내시구랴.
        100마리 살 돈은 없을테고..
         

        • 하리 2005-03-31 09:44:45

          인도네시아가 왜 그렇지요. 연이어서 재앙이..
          정말 무섭네요..
           

          • 노래하는별 2005-03-31 09:00:12

            발달된 매스미디어 덕분에 모든 정보는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일부 인간들속에서나마 지구공동체의식은 싹트고 있는데...
            터져나오는 뉴스들은 사람의 가슴을 치는 내용이 대부분이니
            어찌 해야겠습니까?!
             

            • 문사철시서화 2005-03-30 23:51:37

              인도네시아 지도를 보면
              맨 위쪽 뾰족한 곳에 바로 반다아체가 위치합니다.
              이 곳은 석탄, 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각종 과일이 풍성하며, 풍광 역시 워낙 빼어나
              일찍이 제국주의자들의 먹잇감이 돼왔습니다.
              네덜란드의 식민지배를 300년 동안 받았고,
              2차 세계대전 때에는 일본이 이곳을 점령하려고 무척 애를 썼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지금은 인도네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는 소수민족이어서
              해방독립투쟁이 끊임없이 전개되어왔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아체에 밀어닥친 쓰나미는 말 그대로
              이들의 삶의 터전을 '폐허의 지평선'으로 만들어 버렸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들에게 허름한 피난처를 제공하고는
              이주를 강권한다고 하더군요.
              뒤의 흑막에는 천혜의 풍광을 갖춘 이곳의 땅을
              제국의 부자 나라에 팔아넘겨 관광단지로 개발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군요.
              이런 분위기에 맞서 퍼허를 딛고 다시 일어서려는 가냘픈
              몸부림이 벌어지고 있고요...

              세상에...세상에... 이럴수도 있을까?
              어제 이곳의 참상을 전해듣는 자리에서 연실 이 말만을 삼켜야 했습니다. 모든 분들의 마음이 모두 같았습니다.
              오늘 하루 우울한 심사로 힘들었고,
              방금 전에 제 처한테 아체의 얘기를 들려주었더니
              난초향님이 글을 올리셨군요.
              난초향님께서 감정이 북받쳐서 글을 쓰신 것 같습니다.
              저는 차마 글을 쓸 엄두도 못냈답니다...
               

              • 시냇물 2005-03-30 22:41:14

                나를 치게 하는 글들..
                가슴이 저려 옵니다
                 

                • 이장집 2005-03-30 22:16:17

                  마음에 충동을 주어 고맙습니다.  

                  • 들꽃향기 2005-03-30 20:41:54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지진이 쓸고 간 그 자리는 ...
                    슬픔이 밀려옵니다.
                     

                    • 차(茶)사랑 2005-03-30 19:22:41

                      마음이 짠허네요.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잘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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