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강바람은 뛰는 가슴을 상쾌하게 해주었다. 끝없이 펼쳐진 봄꽃들은 저마다 활짝활짝 웃어주며 달림이들의 기운을 북돋웠다. 강따라, 꽃따라 즐겁게 뛰어가는 길. 남도의 완연한 봄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전남 구례군과 경향신문사가 공동주최한 제1회 섬진강 마라톤 대회가 17일 구례군 섬진강 일대 코스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벚꽃이 만개하고 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깨끗한 섬진강변을 달리는 코스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오르내리막이 급하지 않아 힘들지 않고, 지루한 직선도로로 이어지지 않아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었다. 날씨도 기온 17도 안팎으로 쾌청해 마라톤 즐기기에 최상의 조건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4,500여명의 남녀 건각들은 푸르른 남도의 산하를 벗삼아 화사한 봄 햇살을 받으며 건강한 달리기를 즐겼다.
구례실내체육관 앞을 출발해 군청앞, 문척, 남도대교를 돌아오는 42.195㎞ 풀코스 남자 부문에서는 대전에서 내려온 공무원 손용배씨(32)가 2시간43분22초에 제일 먼저 골인해 우승 영광을 안았다.
경향신문 애독자라고 밝힌 손씨는 “첫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풀코스 여자부에선 구현경씨(40)가 3시간32분34초로 1위를 차지했다. 풀코스 남녀 우승자는 각각 50만원,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하프 코스는 유효봉씨(37)와 김경화씨(34)가 각각 1시간15분09초, 1시간36분22초의 호기록으로 1위 입상했다. 10㎞ 우승은 정영식씨(37)와 전명옥씨(48)가 차지했다. 가족 건강달리기 행사로 열린 5㎞는 기록 계측 없이 도착 순서 3위까지 입상자를 정했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섬진강 마라톤대회는 첫 대회인데도 전국에서 참가자들이 모여들며 성황리에 치러져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전국의 마라톤 애호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풍광이 아름다운 코스뿐 아니라 시종일관 매끄럽게 진행된 대회운영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지역의 단발성 축제를 넘어서 전국 규모의 대회로 발전될 가능성을 검증받았다.
하프코스에 참가한 김정수씨는 “코스 경치도 너무 좋고, 대회진행도 깔끔해 무척 만족스러웠다”면서 “도로에 나와 열심히 응원해준 지역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내년 대회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구례군 새마을 부녀회원과 구례고 학생 등이 대거 참여한 지역 자원봉사자들은 성대한 대회의 ‘깨소금’ 같은 역할을 했다.
휴일 오전 지역 간선도로 통제에 협조를 아끼지 않은 구례군민들도 원활한 대회진행의 숨은 공신이었다.
〈구례|차준철기자 cheol@kyunghyang.com〉
◇ 부문별 입상자
▲풀코스 남자=①손용배(2시간43분22초) ②신임주(2시간45분35초) ③서일원(2시간46분29초) ④이상렬(2시간49분36초) ⑤이성우(2시간50분55초)
▲풀코스 여자=①구현경(3시간32분34초) ②윤은희(3시간38분11초) ③송은주(3시간38분57초) ④이명순(3시간39분56초) ⑤조양순(3시간49분23초)
▲하프코스 남자=①유효봉(1시간15분09초) ②손진수(1시간19분27초) ③박용호(1시간20분03초) ④허해원(1시간20분33초) ⑤김상식(1시간20분56초)
▲하프코스 여자=①김경화(1시간36분22초) ②김미선(1시간39분10초) ③이복순(1시간40분38초) ④김경자(1시간41분21초) ⑤이미옥(1시간44분32초)
▲10㎞ 남자=①정영식(33분50초) ②손녹식(34분40초) ③김종대(36분16초) ④송종배(36분38초) ⑤이종국(36분58초)
▲10㎞ 여자=①전명옥(41분10초) ②문성희(42분07초) ③허순옥(43분38초) ④유지혜(44분52초) ⑤최명자(48분10초)
▲5㎞ 남자=①원진희 ②조남규 ③노환생
▲5㎞ 여자=①조선희 ②백순자 ③남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