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악양의 작은 폐교에 제주, 강원, 서울, 진도, 산청 등 전국에서 70세가 넘으신 할아버지, 곱게 화장하고 고운 옷 입은 아주머니, 20대 중반의 청년들이 아침부터 모이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하여 300여명이나 되는 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을까. 더 이상 발 디들 틈도 없이 강당을 가득 메우다 못해 사무실과 운동장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던 우리의 자랑스런 자연농업인들의 미생물 채취 대회 현장으로 들어가 보자.
바쁘다 바뻐!!!
워매 겁나게 바쁘다.
사무실에서는 접수를 받고 명찰을 나누어 주느라 정신이 없고,
식당에서는 예상을 뒤엎은 수많은 사람들의 참가로 인해 음식을 더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고,
뒷마당에서는 제충국을 나누어 주기 위해 하나하나 쪼개어 신문에 싸느라 정신이 없고.
강당에서는 가득 메운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 강의에 몰두하게 하느라 정신이 없고,
이마엔 땀방울 입에선 단내가 나지만
보지 않아도 듣지 않아도 나누지 않아도 문화센터는 즐거움과 기쁨이 넘친다.
덥다 더워!!강당의 열기를 주체할 수 없어...
조영상!
꾸밈이 없고 흥겹되, 격렬하게 몰아가는 조영상표 강의가 시작된다.
자연농업이 지향하는 바는 생산과정의 비용 제로화입니다.
우리 주위에 널려있는 산야초와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천연살충, 살균, 기피제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잘나서 여기에 선 거 아닙니다. 저는요, 단지 전달자로서 여기에 있습니다.
친환경농업! 떼돈 벌려고 하지 마시고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셔야 합니다.
친환경 농산물 비싸게 받으려고 하시 마십시오. 보다 저렴하게 보급해야 소비자도 살고 농민도 삽니다.
저는 우리가 세계 친환경농업 기술의 최선방에 있다고 자신합니다. 자신감을 가집시다. 그리하여 자본에 얽매임이 없는 멋진 자유의 농업을 만들어 갑시다.
100% 이해하지도 100% 수용하지 못할지라도...
부부 동반, 우주회(비오는 날 술 마시는 모임)라는 젊은 농사꾼들의 모임에서 오고, 여러 작목반에서도 오고 혼자서도 오고..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자연농업을 처음 접하거나, 알기는 아는데 실천이 어려워 오셨거나,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오셨거나...
행여 자연농업을 100% 이해하거나 100% 실천하라고 누구도 강요하지도 바라지도 않습니다.
행여 지금껏 실행에 오신 농사와 다르다 의구심을 일고 뭐 이런 기 다 있노 하실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