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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어제는....
늘푸른유성 2005-04-30 08:54:11 | 조회: 5370
저는 시장에 가면 손님들과 농담하기를 좋아합니다.
때로는 나이드신 노인분과도 나이를 넘어 그냥 허물없는
농담을 주고 받습니다.
그래선지 제가 말이 없으면 손님들이 자꾸만 묻습니다.
"왜그래 무슨일 있어?"

요즘은 노지 두릅과 부추가 싸고 한창입니다.
"언니들 두릅하고 부추를 요즘 많이 드세요. 보약이 따로 없거든요."
"두릅하고 부추가 어디에 좋은데?"
할머니 한분이 묻습니다.
" 할아버지 정력에 좋지요."
"그려 정력이 너무 세지면 감당이 안되는데?"
"그럼 어쩔가요?"
"한근 주는데 많이좀 줘봐."
"에이 감당이 안된다면서요?"
"어떻게 되겠지."

처음 오는 손님들은 제 거스름 주는 소리에 화들짝 놀랍니다.
몇천원을 몇 만원이라고 하거든요.
"난또~~~~."
하며 웃고 갑니다.

이렇게 웃고 농담하며 장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시장이
조용해졌습니다.
어떤 아줌마가 아이를 잃어버리고 아이를 찾으며 부르는 소리가
너무가 간절하고 안타깝게 들렸기 때문입니다.
아파트를 몇 바퀴나 돌며 아이를 찾는데 보고 있으니 뭐라
해줄 말도 없습니다.얼굴이 빨갛게 상기가 된 그 아줌마는
연신 아이 이름을 부르며 아파트를 돌고 또 돌고 ....
답답한 마음에 아이가 몇 살이냐고 물어봤습니다.
"7살 이예요. 우리집이 여기가 아니라 집을 못 찾을 거예요.
우리집은 하늘 아파트 거든요."
하늘 아파트라면 큰길 따라 조금만 가면 됩니다.
우리 생각에 7살 짜리가 집을 못 찾는 다는게 더 이상했습니다.
솔직히 그 아줌마가 이상하게 자기 아이를 너무 무시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7살인데 왜 집을 못 찾아요?"
"우리애는 말을 잘 못해요."
그 한마디에 모두들 걱정을 더 했습니다.
관리사무소에 연락을 하라는 사람도 있었고 경찰에 연락하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1시간 정도를 그렇게 헤메고 다니던 그 아줌마 멀리서 바라보니
누군가 휴대전화를 빌려주며 연락을 해 보라고 한 모양입니다.
갑자기 우리 앞으로 눈물 반 웃음반을 띠며 소리를 지르고
뛰어갑니다.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아이를 찾았어요. 어떤 사람이 어린이집 차를
태워 보냈데요.그래서 어린이집에 있데요.고마워요."
모두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고 아이를 키워본 사람들 이기에
함께 걱정하고 근심을 하다가 아이를 찾았다는 말에
얼굴에 웃음이 돌고 장에 활기가 생깁니다.
2005-04-30 08: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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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늘푸른유성 2005-05-04 14:42:30

    향기님 오랜만입니다.어데를 그리도 바쁘게 다니시는지요. 별님은 부모님이 연세가 많다고 하셨죠. 아마도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을 겁니다.  

    • 노래하는별 2005-05-02 11:34:35

      저도 어렸을때 길을 잃어버려서 부모님이 파출소에 다시는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각서쓰고 찾아오셨다던데...
       

      • 들꽃향기 2005-05-01 06:42:55

        정말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흐뭇해지고 마냥 기쁜데 잊어버렸다고 생각하면 으~~악 하늘이 무너지고 하늘도 노랗게 바뀌고 그럴꺼예요.
        늘푸른유성님의 여유있는 생각과 성격과 여러가지것들이 저는 참 부럽습니다.
         

        • 건방지죠 2005-04-30 23:09:28

          울 막내 딸이 자주 가출(?)을 하는 바람에 이제 파출소 가기 미안한 지경이져. 부모와 자식은 좀 강한 텔레파시가 있으면(물론 강력히 필요할때만 작동하는^^) 좋것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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