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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5년전 대학생 국토대장정을 기리며..
손탈 2005-05-03 21:26:13 | 조회: 4944





2000년 7월 무더위가 한창이던 여름날


144명의 대학생들이 부산 용두산 공원을 출발하여 20박 21일동안 600km의 거리를 걸어

서울까지 올라가는 대장정에 올랐다.


나이도 이름도 얼굴도 학교도 다 달랐지만,

대학생이라는 신분이 같고 우리의 국토를 내 발로 걸어 보겠다는 도전 의식이 강했다는

이 공통점만으로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경남 산청을 지나면서 우리는 첫 태풍을 만났고
신발은 비에 다 젖고 텐드와 침낭을 넣은 배낭을 물에 젖어 무게가 두배가 되었다.



경상도는 산을 오르고 내리는 힘든 길이었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지쳐가는 동료들을 부축하고 그 짐을 나누어 짊어지며

노래를 부르고 화이팅을 외치면서 서로의 손을 잡고 그렇게 걷고 또 걸었다.








전라도의 길은 너무나 평탄했다.
끝없이 펼쳐진 들판과 한창 자라고 있는 벼들은
우리의 마음을 차분하게 했다.


하지만, 그 길이 계속 이어지면서 쉬이 지쳐 쓰러졌다.
평탄한 길을 걷는 것이 산을 오르고 내리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사실을 알았다.
마치 우리의 삶처럼..



충청도를 지나면서 우리는 유성에서 하루를 묵었다.

지역주민의 도움으로 우리는 온천에서 목욕을 할 수 있는 행운을 잡았다.


그때서야 알았다.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땀과 비에 젖어 있어는지를..

사람들이 우리를 피하고 있었음을..

우리가 탕에 들어서는 순간 사람들이 모두 나가버렸다.

그 이유는

물이 모두 검게 물들어버렸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사실을 알았다.

우리가 2시간을 넘게 걸었던 그 거리가

버스로 단지 5분만에 도달한다는 사실을...









시간이 지나면서 동료들이 하나둘 쓰러졌다.



우리의 철칙은 같은 조에서 쓰러진 단원의 짐은 그 조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어깨 앞뒤로 두개의 배낭이 그리고 손에는 그 단원의 손이...


뒤쳐지는 동료들은 밤 11시가 되어서야 숙영지에 도착을 했고

더 늦게 도착하는 동료들은 다음날 그 자리에서 다시 출발을 했다.



인천 국제공항에 배를 타고 들어갔다.

완전 별천지더군요. 너무 자랑스러웠다.

우리가 민간인으로는 처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하셨다.

그 넓은 활주로와 깔끔하고 세련된 내부 시설에 우리는 놀랐다.



다음에 2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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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3 21: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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