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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어린이날 아부지가 사다주신 양념통닭...
손탈 2005-05-05 21:30:34 | 조회: 4967
내 고향 산청은 10년이 지나도 100년이 지나도 변함이 거의 없는 곳.


함양은 알아도 산청을 아는 이는 참 드물었다.



국민학교 다닐 때만해도 읍내에서 버스가 3시간에 한 대씩인가 네 시간에 한대씩인가 있


던 곳.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의 자그마한 마을이었다.







짜장면 한 그릇 먹을려면 한 시간 경운기를 타고 읍내를 나가



곱배기 시켜놓고 그 작은 덩치에 다 먹어치웠다



가끔 먹을 수 있었던 그 짜장면을 그냥 보통으로 시켜서 먹기엔 너무 아까웠었다.







언제인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5학년 때로 기억한다.



그날이 어린이 날이었다.



읍내를 나가셨던 아버지가 돌아오셨는데 손에 봉지를 하나 들고 오셨다.



처음 맡아보는 냄새



참 맛있는 냄새였다.







아버지께서는 닭고기라 하셨다. 그것도 튀긴 닭고기.



그 때까지 닭고기는 끓여 먹거나 숯불에 양념하여 불고기 해 먹는 것으로만 알았었다



빨간 양념에 깨소금이 뿌려진 정말 침이 저절로 나오는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문제는



양념 통닭은 하나인데 사람은 여섯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 나, 동생.



철부지 시절 동생과 내가 먼저 다리를 잡았다. 형과 누나는 눈치를 본다.



아버지 어머니는 그냥 보고만 계시었다.



너무나 맛있게 그렇게 처음 먹어본 양념통닭



뼈까지 다 씹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래서



아버지 어머니 입에 그 맛깔나던 양념통닭 다리를 넣어 드리고 싶다.







오늘이 어린이날이다.


2005-05-05 21: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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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3
  • 노래하는별 2005-05-05 21:42:22

    저도 추억이 있지요 일때문에 주말에만 집에 오시던 아버지.
    항상 손에는 먹거리가 들려 있습니다
    통닭, 순대, 점보빵 이렇게 세가지가 돌아가면서 배달되는데
    주로 통닭과 점보빵을 사오셨던것 같습니다
    통닭 두마리를 두 오빠와 저 셋이서 먹어 댔는데
    어느 순간부터 셋이서 한마리도 다 먹질 못하게 되더군요
    그때부터 웬지 아버지께서 서운해 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커가면서 식성도 바뀌고 취향도 바뀌는데 아버지께서는 여전히
    통닭을 잘 먹는 아이들로 생각을 하셨던 둣 합니다
     

    • 늘푸른유성 2005-05-06 07:49:56

      우린 일 많은 집에 태어나 어린이날도 없이 지냈습니다. 어린이날은 그냥 집에서 쉬면서 부모님 일 도와주는 날이었죠.  

      • 새벽형 2005-05-06 09:00:07

        손탈
        그날을 생각하는 마음이 효도하는 마음이여
        오늘도 맘먹은것 과감히 실천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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