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는 빼어난 산수에 역사·문화적 요소까지 한데 어우러져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어메니티 자원을 갖고 있는 곳이다.
뒤로는 지리산, 앞으로는 섬진강을 품고 있어 천혜의 경관을 갖고 있는 데다 소설 ‘토지’의 실제 무대가 된 곳이어서 최근에는 이 마을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평일에는 7,000여명, 주말에는 1만5천여명에 이른다.
평사리를 찾는 도시민들이 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데는 이 마을이 자연환경, 역사·문화적 환경, 다양한 특산품 등 여러가지 요소를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평사리가 자랑할 만한 자연환경으로는 신라시대에 축성된 것으로 전해지는 고소성(사적 151호), 중국 호남성의 동정호와 흡사하다고 신라시대때 이름붙여진 동정호, 조성된 지 200년이 넘는 상평 소나무 마을 숲 등이 있다. 역사·문화적 자원으로는 토지문학관, 드라마 ‘토지’ 촬영세트장을 꼽을 수 있다.
사실 하동군은 이런 좋은 여건 속에서도 그간 발전의 계기를 찾지 못했다. 그동안 마을 홍보를 위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부족했고, 민박시설 등 기본적인 시설이 부족한 탓이었다.
그러나 하동군은 지난해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에 참여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평사리 일대의 자연, 역사 및 문화, 특산물 등을 최대한 활용해 1등 농촌마을로 가꿔나간다는 게 이 사업의 골자다.
하동군은 이를 위해 올해부터 5년간 모두 70억원(국비 80%, 지방비 20%)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하동군과 농업기반공사, 주민 등 3자 협력체제가 충실히 가동되면서 원활히 추진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농업기반공사의 적극적인 지역 개발과 조정 노력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박경홍 농업기반공사 과장은 “지난 1년 동안 40여회의 3자 회의를 통해 주민의 애환을 알게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평사리 권역이 살기 좋은 농촌마을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동군은 대봉감, 유기농 쌀 등 특산품의 효과적인 판로 개척을 위한 지역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구체화할 사업 신청과 현지방문조사, 개발협의회 구성, 주민설명회 및 기본계획평가회 등을 이미 마쳤다.
하동군은 또 해마다 개최하는 토지문학제를 더욱 활성화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문학교류센터도 건립하기로 했다. 송원주 계장은 “평사리 권역의 역사·문화와 청정자연, 그리고 특화작물을 적절히 잘 배합하면 대한민국 최고의 어메니티 자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민들도 이 사업이 원활히 추진돼 평사리 권역이 친환경농업특구로서 다른 지역에 비해 경쟁력 있는 마을로 조성되길 바라고 있다. 이학수 평사리 이장은 “이곳 주민들은 친환경농업을 통해 소득을 늘리고 ‘토지’ 세트장을 활용해 도시민을 끌어들이는 종합적인 개발계획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동|유상오전문위원 3996359@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