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할인점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삼성테스코㈜가 원산지표시방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중국산 김치 판매에 앞장서고 있어 배추 및 김치 관련업계로부터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국내 대형할인점들이 중국산 김치 판매 채비를 갖추고 여론동향을 살피며 판매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테스코가 홈플러스 매장을 통해 중국산 김치의 본격 판매에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치열한 영업경쟁을 펼치는 할인점의 행태로 볼 때 중국산 김치판매는 대형할인점 전체에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올 들어 중국산 김치 수입이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할인점이 가정 소비를 겨냥해 중국산 김치 판매에 가세함에 따라 배추 생산 및 김치업계는 물론 그 여파가 마늘·양파 등 김치 부재료 업계로까지 번져 국내 농산물 생산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홈플러스 영등포점을 통해 확인한 결과 홈플러스는 중국산 배추김치 5㎏·10㎏들이 두 종류를 국내산의 3분의 1 이하 수준인 1만500원과 1만8,500원에 매대에 올려놓고 판매하고 있다.
매대에 별도의 원산지표시 없이 골판지 포장상자 겉면에 ‘Home plus 알뜰 포기김치’ 표기와 함께 ‘본 제품은 ○○업체(수입업체)의 엄격한 품질관리와 기술지원 하에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김치로 삼성테스코에서 그 품질을 보증하고 있다’는 내용을 가로, 세로 3㎜의 글자 크기로 표시했다.
또 제품명·원산지·유통기한 등 식품위생법 제10조에 의한 한글 표시사항이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국내산인지 수입품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2㎜ 크기의 깨알 같은 글자로 표기돼 있으며 관계당국에 확인한 결과 원산지표시방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유통지도과 원산지 담당 조성환씨는 “포장재 연면적이 50㎠ 이상일 경우 원산지 등 한글표시사항은 소비자 현혹을 막기 위해 12포인트(명조체로 약 4.2㎜) 이상 크기로 표기토록 농산물품질관리법 관련 규정에 고시하고 있다”며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중국산 김치는 이를 위반한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고 밝혔다.
국내산 배추 김치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치는 쌀과 함께 우리의 자존심이 걸린 전통식품”이라며 “홈플러스의 중국산 김치 판매 행위는 벼랑 끝에 내몰린 국내 배추농가와 김치업계의 어려움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브랜드 파워’를 내세워 영리만 좇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장경〉
jkkim@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