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수의 대형 할인점인 삼성 홈플러스가 저가의 중국산 완제품 김치를 들여와 김치 종주국의 ‘안방 파괴’에 나섰다고 한다. 그것도 자체 브랜드로 품질보증까지 해서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눈치만 보고 있던 다른 대형 할인점들에게 물꼬를 터줬으니 파급영향이 걱정된다. 대기업이 이윤추구와 국내 산업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함께하면서 ‘상생의 길’을 갈 수는 없는 것인지 씁쓸하기만 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소비자의 시력을 시험하려는 듯 ‘중국산’ 표시를 깨알같이 해 원산지표시방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이다. 브랜드파워를 자랑하는 대기업이 왜 이런 떳떳치 못한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법과 소비자의 시선을 교묘하게 피해서라도 돈을 벌겠다는 ‘검은 속’은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 중국김치 수입도 대기업이 할 일은 아니지만, 이익 앞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악덕기업의 행태를 흉내낸 것은 참으로 치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홈플러스가 ‘저가의 중국산’임을 당당히 내세웠다면 문제는 다르다. 또한 품질이 국산 못지 않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중국산임을 ‘자랑스럽게’ 눈에 잘 띄도록 대문짝만하게 표기하면 될 일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는 의도적인 소비자 기만행위라는 비난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런 식으로 소비자를 현혹시켜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홈플러스는 중국산 김치로 음식점 소비는 물론 가정용 소비까지 잠식해 김치 종주국을 ‘중국김치 종속국’으로 전락시키는 ‘일등공신’이 될 생각이 아니라면 반성하기를 바란다. 품질 차별화가 우리 김치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이라면, 이를 앞장서 해결해나가는 사회적 책임이 분명 대기업에 있다고 본다. 그것이 대기업에 바라는 국민적 요구이며, 소비자 신뢰에 부응하는 기업의 가장 확실한 미래투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