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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미안하다 나의 딸아
시냇물 2005-05-26 22:20:54 | 조회: 5118
오늘은
아빠 엄마의 인생에 있어 가장 가슴 아픈 날이구나
그러나 너에게 있어서는 가장 복된 날이겠지
하나님의 품에 안긴 날이니..

미안하다 나의 딸아
너가 이세상에서 14년을 살다 갔건만
엄만 너가 이세상에 없었던것처럼 행동했었구나
엄마 뱃속에서 나와 처음 입었던
작은 베네저고리도 아직 옷장속에 남아있건만
엄만 너가 첨부터 없었던 냥 행동했었구나

나의 딸아
오늘은 하루가 무척이도 길었단다

너가 하나님의 품에 안긴뒤로
엄만 항상 오늘이면
너를 감싸주었던 노란국화와 바알간 장미의 꽃잎을 따서
소쿠리 가득 담아 두었는데
올해는 아직 그리 활짝 피지가 않는구나

너가 참 좋아했던 정원의 모든것들
넘어지는 가느다란 키큰 소나무를 은택이랑 둘이서 일으켜 주었었지
어버이날 너가 만들어준 예쁜 종이꽃은
코팅을 해서 매년 어버이날이면 거실에 걸어둔단다
'아빠 엄마 그동안 예쁘게 키워주셔서 감사해요'라고 씌어진 글을 보며
'야! 니 어디 멀리 가나?'라며 둘이 웃었었지

은총아..
참으로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이구나

널 보내고 아빠 엄마의 아파함보다
은택이가 너무도 아파햇음을
은초를 가슴으로 낳고야 알았단다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너를 닮은 예쁜 은초
가끔씩은 내 뱃속으로 낳지 않았음이 너무도 속상하기도 하단다
혹이나 은초가 자라 맘고생을 할까봐
은지를 또 품에 안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감사한 마음이란다
남들은 우릴보고 좋은일이네 뭐네라지만
은초 은지가 우리에게 얼마나 행복을 주는지 저들은 모를거야

예쁜 내 딸아
엄마가 아파봄으로 다른 사람의 아픔을 알게 되었구나
다른 사람의 아픔에
말이 아닌 가슴으로 위로를 하는 법도 배우게 되었구나
아빠 엄마에게 많은것을 가르쳐준 예쁜 나의 딸..
긴 인생이라지만
몇십년후면 엄마도 널 만나러 가겟지

나의 딸아
이렇게 너가 나의 딸이었던 순간이 있었음을 말할수 있어 감사하구나

내일은 다시 또 힘찬 나날을 보낼께

2001년 5월 26일에 하나님 품에 안긴 딸을 생각하며..
2005-05-26 22: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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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9
  • 시냇물 2005-05-28 22:56:26

    며칠동안 무척이나 바빴습니다
    26일은..긴 하루였었고
    27일은 경주로 어린이집 소풍을 가느라
    웬종일 허덕대는 날이었고
    오늘은
    수학여행 갔다온 아들놈이
    오는날 어깨뼈 부러져서 병원으로 왔다갔다한 날입니다
    월요일엔 포항의 선린병원에 입원을 해얄것 같네요

    은초랑 은지요?
    넘 귀여운 우리딸이 뭐가 그리 궁금하실까..
     

    • 늘푸른유성 2005-05-28 12:40:38

      어쩌다 아이를 잃으셨는지요. 맘 고생 많았겠네요. 부모맘은 다 똑 같다 생각합니다.  

      • 지리산숨결 2005-05-28 07:32:06

        시냇물님!
        요몇일 저희들끼리 시냇물님 얘기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그래서 여쭙고 싶습니다.

        제가 전에 본 그 귀여운
        은초와 은지를 입양하신건가요.
        그렇다면 그 이야기가 무척궁금해져요.
        저도 관심이 무지 많거든요.

        실례가 되는 질문이 아닌지 망설여 졌지만....
         

        • 후투티 2005-05-27 20:43:36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 했는데 ....
          그래도 생각나 불러보는 이름.....시냇물님 에게도 가슴아픈 마음의
          그늘이 있으셨네요.그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시는 모습이 아름답
          습니다.
           

          • 그려 2005-05-27 16:16:59

            은총이의 환한 웃음이 보이는듯 합니다.
            들리는듯 합니다.부모님을 사랑한다고......
             

            • 노래하는별 2005-05-27 09:20:43

              시냇물님...
              그렇게 아픔을 통해 다른 사람의 아픔에
              말이 아닌 가슴으로 위로를 하는 법도 배우게 되었군요.
              온화함의 분위기가 그냥 생긴것이 아니군요
               

              • 도적눔 2005-05-27 06:43:32

                은택이의 마음을 저는 알지요...지금도 문득 문득 하늘나라에 있는 여원히 자라지않았을 8살짜리 여자애로 남아있을 동생이 가슴아리게 생각납니다...20년이지난 지금 8살짜리 내 누이에겐 저보다 나이 많은 조카가 생겻네요..주책없이 눈물이 나네요....  

                • 지리산숨결 2005-05-26 23:09:04

                  음....


                  님의 글을 읽다보니
                  아주 아주 잊혀졌던 제 동생이 생각납니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지만
                  그동안 별생각없이 저는 제 동생을 잊고 살았네요.

                  그는 분명히 태어났었습니다.
                  분명히 엄마의 젖을 먹는 모습도 보았구요.
                  우리 형제들은 새로운 아이의 탄생을 신비의 눈빛으로
                  그 성스러움이 동참했었습니다.

                  지금 그 동생이 살아있으면 아마도....
                  그는 생명으로 세상에 나왔기에
                  저 세상에서 저를 오빠로 인지하고 있겠죠?
                  그 놈이 저를 보고 있겠죠?
                   

                  • 하리 2005-05-26 23:04:25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더니..
                    읽으니 마음이 아프네요.

                    그래도 늘 행복해 보이는 가족들이 참 보기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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